"기아차 최근 모델, 현지인은 4천700달러(555만원), 이슬람국가(IS) 대원은 2천350달러(277만원). LCD TV 42인치는 현지인 143달러(17만원), IS 대원 72달러(8만5천원)."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장악한 시리아와 이라크 접경지역에는 '없는 것 없는' 시장이 차려져 다양한 물건이 사고 팔린다.
IS 조직원은 반값 할인을 받는다.
물품을 싣고 오가는 차량은 통행세를 내고 농부들은 자신의 논밭에서 수확한 농산물의 5∼10%에 해당하는 돈을 세금으로 낸다.
IS가 점령한 지역에서 주민과 기업으로부터 세금을 거둬들이고 약탈한 물품으로 시장을 형성하는 등 '경제'가 돌아가도록 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라크와 시리아 정부 관리, 현지에 있거나 탈출한 주민, 정보 분석가 등의 말을 종합해 농업, 상업, 심지어 정부가 공무원들에게 지급하는 임금까지 IS의 금고로 흘러들어 가고 있다고 전했다.
IS는 새로운 지역을 장악하면 먼저 은행, 군부대, 관리들의 자택 등을 약탈한다.
이어 이를 관리하는 전리품 사무실을 차려놓고 그 가치를 달러화로 환산하면서 20%를 조직원들에게 나눠준다.
군용품을 제외한 상품은 전리품 시장에 내다 판다.
IS 대원들은 현지인의 반값에 구매할 수 있다.
이라크와 시리아 접경 마을인 살리히예의 시장 인근에서 일한 한 현지인은 "무엇이든 살 수 있다"며 "집 문짝, 냉장고, 세탁기, 자동차, 소, 가구 등도 있다"고 전했다.
표면적으로는 원유가 IS의 주요 수입원이라고 알려져 있으나 미국과 프랑스, 러시아가 부지런히 원유 생산시설을 공습한다고 해도 주민으로부터 거둬들이는 '자카트'로 IS 경제는 그럭저럭 돌아갈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자카트'는 성스러운 대의를 위해 싸우는 전사들을 위해 벌이가 충분한 무슬림이 자본의 2.5%를 희사하는 이슬람교의 의무적 구휼이다.
예언자 무함마드 시대부터 있었다고 하는 자카트는 이제 IS가 주민들을 착취하는 명분이 되고 있다.
IS가 '자카트'와 가로채기, 몰수 등의 방식으로 버는 돈이 원유로 버는 금액과 같거나 그보다 많다고 신문은 전했다.
지난 1년간 IS의 원유 수입은 4억5천만 달러(5천319억원) 이상으로 추산됐다.
원유로 번 돈은 IS 수뇌부로 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작지에서 재배되는 곡류와 면화에 매기는 자카트는 2천만 달러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농부들에게는 경작지에 따라 5∼10%를 수확물에서 뗀다.
세금을 제대로 매기려 업체를 협박하고 농민에게는 옆집 수확량이 얼마인지 알리도록 하고 있다 여기에 점령된 정부의 곡물저장고까지 포함하면 2억 달러(2천364억원)에 달한다고 FT는 추산했다.
IS는 또 공장이거나 화물차 운전자 1명이거나 관계없이 각 업체에 자카트 2.5%를 매기며 이라크에서 IS 점령지로 들어가는 차량에 물리는 돈만 해도 연간 1억4천만 달러에 이른다.
이런 방식으로는 농부, 농작물 가공업체, 수송차량으로부터 따로따로 돈을 받기 때문에 한 농작물에 여러 차례 세금이 부과되기도 한다.
시리아 동부의 의사들은 자카트를 내지 않지만 IS 병원에서 1주일에 한 차례 자원봉사를 해야 한다 이라크 정부는 IS가 장악한 지역에 거주하는 공무원들에게도 여전히 월급을 지급하고 있으며 10억 달러를 넘는 이 돈도 결국 10∼50%씩 부과되는 세금 명목으로 IS의 호주머니로 흘러들어 가게 된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특히 IS는 이렇게 모은 자금을 조직원 모집과 거리 청소, 식량 보조금과 같은 서비스의 재원으로 쓰고 있으며 IS가 '국가'라는 증거로 이를 내세우고 있다.
현지인들은 먹고살고자 일을 하는 한 IS가 계속 세금을 떼고 그러다 보면 IS의 경제가 무너질 것 같지 않다고 경고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