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수진/사회자:
술자리가 많은 연말입니다. 적게 마셔야겠다는 굳은 결심으로 술자리를 시작해도 막상 한, 두 잔 마시다 보면 평소 주량만큼 마시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래서 12월에는 매일매일 술과 씨름하며 사는 것 같기도 합니다.
피할 수 없는 술자리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버틸 수 있을지 SBS 조동찬 의학전문기자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조동찬 기자?
▶ SBS 조동찬 의학전문기자:
안녕하십니까?
▷ 한수진/사회자:
요즘 저녁마다 술자리에 힘들다 하는 분들 많을 것 같은데요. 어떻게 하면 건강을 지키면서 음주가 가능할까요?
▶ SBS 조동찬 의학전문기자:
술 마시고 8시간 정도 잠을 자면 술이 깨죠. 그리고 이때는 음주 단속에 설상 걸려도 평소 건강한 분이면 대부분 그냥 통과일 겁니다. 내 몸에서 술이 다 다 대사됐구나, 이렇게 생각하기 쉬운데요.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알코올이 강해서 완전히 대사되려면 3일 정도가 걸리고요. 이때 간은 적어도 9개의 간 효소를 사용합니다. 소모합니다.
그래서 어제 술을 마셨는데 오늘 또 술을 마신다면 간은 어제 숙제도 다 못했는데 오늘 또 숙제를 받는 격이 되는 겁니다. 매우 힘든 거죠.
그래서 먼저 냉정하게 말씀드리면 술자리를 3일 간격 이내에 참여하면서 평소만큼 술을 마시면 건강을 지켜낼 도리가 없습니다. 만약 건강한 술자리 요령으로 뉴스를 만들어봐라, 이렇게 지시하시면 못 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웃음)
▶ SBS 조동찬 의학전문기자:
다만 건강에 덜 해가 되는 술자리 요령 이렇게 표현해야 정확할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 어떻게 하면 건강에 덜 해가 될까요?
▶ SBS 조동찬 의학전문기자:
일단 술의 양을 적게 하라 말씀드립니다. 최대한 적게 마셔라. 너무나 당연하지만 말씀드리지 않을 수가 없겠죠.말씀드리겠습니다. 그렇다면 적지 않은 양을 마실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느냐. 저희가 경희대 병원의 협조를 얻어서 실험을 해봤는데요.
체격과 나이와 주량이 비슷한 30대 청년 세 명에게 소주 100cc, 두 잔 반에 해당하는 양인데 이 양을 마시게 한 후 혈중 알코올 농도를 바로 측정했습니다. 두 명은 0.22%가 나왔고 한 명은 0.2 정도 나왔으니까 비슷하게 나온 거죠.
그리고 한 명에게는 생수 한 병 그리고 다른 한 명에게는 꿀을 세 숟가락 탄 꿀물 한 컵 그리고 나머지 한 명에게는 커피 한 컵을 마시게 한 후 20분 후에 다시 알코올 농도를 측정했는데요.
커피 한 컵을 마신 실험자는 혈중 알코올 농도가 0.04%가 나왔는데, 꿀물과 생수를 마신 사람은 0.01% 나왔습니다. 그러니까 물과 꿀물이 커피보다 혈중 알코올 농도를 더 크게 더 빨리 낮춘 거죠.
▷ 한수진/사회자:
그러네요.
▶ SBS 조동찬 의학전문기자:
사실 이미 나와 있는 연구 결과를 재연해 본 건데 제가 달랑 세 명한테 해봤는데도 그대로 나오니까 저도 신기했거든요. 이렇게 물이 혈중 알코올 농도를 낮추는 가장 중요한 물질입니다. 몸속에 물이 적게 있으면 같은 양의 술이 들어가도 혈중 알코올 농도가 더 짙어지겠죠.
그런데 술은 몸속에서 물을 빼내는 작용을 합니다. 콩팥에서 분비되는 항이뇨 호르몬이라는 게 있는데 콩팥에서 방광으로 빠져나가는 수분을 다시 흡수하는 역할을 합니다.
오줌을 만드는 과정에 대항하는 역할을 한다고 해서 항이뇨 호르몬이 된 건데요. 항이뇨 호르몬 덕분에 우리는 많은 물을 마시지 않아도 몸속 수분의 양을 어느 정도 유지할 수 있는 건데 그런데 술이 항이뇨 호르몬의 작용을 방해합니다.
일종의 이뇨 호르몬처럼 작용하는 건데요. 그래서 술을 마시면 소변이 자주 마려운 것도 이 때문입니다. 그래서 술을 마시면 소변을 자주 보고 몸속 수분이 적은 상태가 되는데 핀란드 헬싱키대학 연구 결과를 보면 한 번 마신 술의 탈수 작용은 6시간이나 지속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6시간이나
▶ SBS 조동찬 의학전문기자:
그런데 물을 충분히 마시면 부족했던 몸속 수분이 정상으로 다시 늘어나니까 혈중 알코올 농도는 더 낮아지게 되는 거죠. 꿀물의 효과도 주로는 물입니다.
그런데 꿀은 쥐 실험에서 혈중 알코올 농도를 더 낮추는 효과가 있다는데 입증됐습니다. 그래서 술 마시면 꿀물 타주시는 저희 어머니들이 이렇게 보면 다 과학자인 거죠.
▷ 한수진/사회자:
그러네요. 어떻게 알고 다 하셨을까요.
▶ SBS 조동찬 의학전문기자:
그런데 커피 속 카페인은 탈수를 조장합니다. 당장은 카페인의 각성 효과 때문에 술이 깨는 기분이 들지는 모르지만 이게 몸속에 수분을 더 빠져나가게 해서 혈중 알코올 농도를 결국 더 높게 만드는 겁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렇군요. 그러니까 물, 꿀물. 하여튼 물 충분히 마시고 꿀물도 아주 좋다는 거고요. 커피는 아니라는 말씀이에요.
▶ SBS 조동찬 의학전문기자: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술의 탈수 작용이 6시간. 이런 것도 기억해두면 좋겠어요. 그런데 안주와 함께 술을 마시는 것도 중요하지 않나요?
▶ SBS 조동찬 의학전문기자:
술은 빈속에 마셔야 한다, 그래야 훨씬 맛있다,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도 있는데요. 일정 부분 그 부분은 인정할 수 있는 부분이 있지만 그렇지만 우리 해보면 많이 취하잖아요.
그래서 꼭 술은 음식과 특히 단백질이 있는 음식과 함께 드시는 게 좋은데 그런데 이런 안주도 술 마시기 10분이나 20분 전에 미리 먹는 게 좋습니다. 술과 같은 액체 음식은 단백질 같은 고체 음식보다 더 빠른 속도로 위를 통과하고요. 소장과 대장에도 훨씬 먼저 도달해서 더 빨리 흡수됩니다.
그러니까 술과 안주를 동시에 먹으면 술이 먼저 흡수되니까 결국 빈속에 먹는 거랑 비슷한 효과가 나타나겠죠. 그래서 술자리 갈 때 어떤 음식은 미리 먹는 게 좋고요. 술자리에서도 음식부터 좀 드시고 난 다음에 술을 드시는 게 좋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맞아요. 음식 나오기 전에 미리미리 챙겨서 술을 드시는 분들 계시는데 그건 별로 좋지 않겠네요.
▶ SBS 조동찬 의학전문기자: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오히려 안주를 훨씬 앞서서 미리 챙겨먹는 게 좋다 하는 말씀이시고. 그리고 회식 앞두고 숙취 음료 챙겨 먹는 분들 많던데 이건 어떤가요?
▶ SBS 조동찬 의학전문기자:
숙취해소 음료가 숙취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진 물질로 만든 건 맞습니다. 그런데 그럼 숙취해소 광고처럼 엄청난 효과가 있느냐.
하지만 그렇지는 않습니다. 그렇게 엄격하게 실험된 바가 없기 때문인데요. 숙취해소는 음료수라서 약으로 분류된 게 아니죠. 그래서 약처럼 엄격한 임상실험을 거칠 필요가 없어서 그런 임상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니까 숙취해소 음료 과신해서는 안 되겠죠. 그리고 비타민B와 C 같은 항산화 물질이 숙취를 줄여준다는 연구들이 제법 있습니다. 그래서 술자리 가기 전에 비타민제 별로 비싸지 않으니까요. 드시고 가는 것 나쁘지 않을 것 같고요.
또 전통적인 해장국으로 알려진 콩나물국, 북어국, 선지국 이 역시 엄격한 임상실험이 이뤄진 적은 없지만 그 국들이 함유한 여러 단백질은 숙취해소에 도움이 됐다고 실험에서 확인된 것들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비타민C 챙겨 드시는 것도 좋을 것 같고요. 숙취해소 음료는 너무 믿지 말라는 말씀도 주셨습니다. 술 좋아하시는 분들 얼마 전에 보도 보고 눈이 번쩍 뜨이셨을 텐데 소주 넉 잔 정도가 뇌졸중 예방에 효과가 있다, 이런 보도가 있었죠?
▶ SBS 조동찬 의학전문기자:
저도 그 보도 보고 잠시 신이 났었는데 왜 잠시였느냐. 2000년도 초반에 유럽 3개 국가가 공동으로 술과 치매에 관계를 연구한 적이 있었는데요. 술을 먹는 사람이 술을 평소에 자주 마시는 사람이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치매 위험도가 40%가 낮아진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술이 치매에 좋다는 거죠. 그런데 이렇게 반가운 연구 결과가 후속 연구 결과에서는 정반대로 나왔습니다. 후속 연구 여러 편에서 술이 치매의 위험도를 더 높인다, 이렇게 나온 거죠.
게다가 최근에 미국 웰즐리대학이 술과 뇌의 부피와의 관계를 오랫동안 연구했는데 소주 세 잔의 양을 30년 동안 마시면 뇌의 부피가 1.3%나 더 줄어들고요.
소주 두 잔이나 소주 한 잔 정도의 적은 술을 매일 마셔도 30년 후에는 뇌의 부피가 각각 0.7%, 0.5% 더 많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뇌세포가 그만큼 더 많이 파괴되기 때문에 뇌 부피가 줄어드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머리 나빠지는 거죠, 이렇게 되면?
▶ SBS 조동찬 의학전문기자:
그렇죠. 1.3% 정도면 아인슈타인의 뇌의 부피와 평범한 사람의 뇌 부피의 차이보다 더 많은 정도입니다. 저희가 이 정도로 적은 술의 양은 원래 신장 혈관에는 좋다고 알려진 건강 요법이었거든요.
하지만 뇌에는 좋지 않았던 거죠. 당연히 과음은 더 뇌에 치명적이겠죠. 특히 폭음으로 필름이 끊기는 현상이 1년에 두 번 정도 있으면 치매 위험도가 2배에서 4배까지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도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뇌세포가 정말 힘드니까 꺼지는 거죠. 필름이 끊기는 현상은.
이때 필름이 끊기는 정도로 마시면 뇌의 입장에서 보면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인데 그러려면 술을 강요하는 문화가 없어져야겠죠.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게 있는데요. 앞서 술을 마시면 치매 위험도가 오히려 낮아진다는 나중에는 잘못되는 걸로 밝혀지지만 이런 연구결과가 왜 나왔느냐 하는 겁니다.
▷ 한수진/사회자: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요?
▶ SBS 조동찬 의학전문기자:
그 연구에서 술을 마시는 사람은 사교적 활동이 많은 사람이었고요.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은 사교적 활동 없이 주로 혼자 지내는 사람이었기 때문인데요. 혼자서 폐쇄적으로 사는 게 술을 마시면서 다른 사람과 사는 것보다 오히려 치매에는 더 나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술자리에서 술을 마시지 않고 물이나 음료수만 마시면서 사교적으로 지낸다면 치매 예방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겠죠. 하지만 술을 어쩔 수 없이 마셔야 한다면 술자리에서 사교적으로 즐겁게 보내려고 하는 것. 오직 즐거움의 도구로 사용하려고 하는 것도 건강을 덜 해롭게 하는 요령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오늘도 불금이라 술자리 예정돼 있는 청취자 분들 많을 텐데 알려드린 정보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네요.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SBS 조동찬 의학전문기자:
고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SBS 조동찬 의학전문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