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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여객기 추락·파리 테러, 러-서방 관계 회복 계기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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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 이집트 러시아 여객기 추락 사고와 지난주말 프랑스 파리 연쇄 테러 사건 이후 테러와의 전쟁이 국제사회의 공통 관심사로 대두하면서 이 사건들이 '신냉전' 수준으로 악화한 러시아와 서방 관계를 회복시키는 계기가 될지 주목되고 있다.

파리 테러는 물론 러시아 여객기 추락 사고의 배후가 모두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로 지목되면서 IS를 비롯한 국제테러조직과의 전쟁을 위해 러시아와 서방의 공조가 절실해졌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우크라이나 사태와 시리아 내전을 둘러싼 입장 충돌로 냉전을 방불케 하는 갈등을 겪어오던 러시아와 서방이 대(對)테러전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며 관계 회복을 시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서방으로선 당장 시리아와 이라크에 진을 치고 있는 IS 격퇴전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러시아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테러와 난민 문제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시리아 사태의 정치적 해결이 급선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든든한 후원자인 러시아의 중재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점도 러시아의 '몸값'을 키우고 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16일 파리 연쇄 테러 배후인 IS와 맞서 "테러를 뿌리 뽑겠다"고 선언하면서 미국과 러시아가 한편이 돼 힘을 합쳐야 한다고 호소했다.

올랑드는 IS와의 전쟁을 위해선 국제적 단합이 필요하다면서 조만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물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만나 이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국 여객기 추락 사고의 배후를 IS로 지목한 러시아도 테러리스트들을 징벌하기위해 어떻게든 서방과 협력할 필요가 커졌다.

푸틴 대통령은 16일 터키 안탈리아에서 폐막한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누구든 혼자서는 해결하기 어려운 새로운 문제와 위협이 생긴다"며 국제테러리즘과의 전쟁에서 서방과 러시아가 힘을 합칠 것을 제안했다.

푸틴은 "여러 분야에 걸친 협력을 제한하는 일방적 조치(제재)들을 취한 건 우리가 아니라 우리 파트너들이며, 파트너들이 이같은 관계를 바꿀 때가 됐다고 간주한다면 우리는 그것을 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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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이 원하면 관계 개선 의지가 있음을 천명한 것이다.

영국 왕립국제문제연구소 '채텀하우스'(Chatham House)의 러시아 문제 전문가 존 래프는 "시리아 문제 해결을 위해 러시아가 서방에 필요한 파트너로 부상한 만큼 양측이 교집합을 찾고 실질적 협력 관계를 구축하려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양측이 우크라이나 사태와 시리아 분쟁 해결 방안 등에 대한 이견을 일단 접어두고 IS 격퇴전에서 공조하며 협력을 강화하는 쪽으로 움직일 것이란 전망이다.

채텀하우스의 제임스 셔 연구원도 "파리 테러로 가장 큰 득을 본 것은 러시아"라며 "러시아가 시리아 분쟁 해결에서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일깨워줬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러시아와 서방이 깊이 있는 협력 관계로 나아가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견해도 만만찮다.

모스크바정치기술센터 소장 보리스 마카렌코는 "파리 테러 이후 테러리즘 격퇴라는 공통의 이해가 생기면서 (러-서방 관계에) 변화가 생긴 건 사실"이라면서도 "이것이 푸틴의 고립 탈피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리아 내 군사작전을 조율할 필요가 생긴 상황이 러시아와 서방 간 관계 접근을 촉진하겠지만 우크라이나 사태나 러시아의 (권위주의적) 정치체제 등의 문제는 그대로 남아있다"면서 "러시아가 서방이 이해할 수 있을 만한 정책을 펼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난 2001년 9.11 테러 때도 외국 정상 가운데 푸틴 대통령이 오바마 대통령에게 가장 먼저 전화를 걸어 테러와의 전쟁에 지원을 약속하면서 한동안 양국의 관계가 진전됐었지만 결국 오래가지 못한 사례를 예로들며,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 방안과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거취 등에 대한 근본적 이견 때문에 러시아와 서방 간 협력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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