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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기에 썩고 물러져 빠지고'…가을 단비, 곶감 농가는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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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 속 가을철 단비가 곶감 생산 농가에는 독이 되고 있습니다.

고온다습한 날씨로 말미암아 건조되지 않은 곶감이 썩거나 물러져 떨어지는 등 피해가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17일 '감의 고장'인 충북 영동지역 곶감 생산 농민에 따르면 최근 궂은 날씨가 이어지면서 출하를 앞둔 곶감에 검은색 곰팡이가 피거나, 감 꼭지가 빠져 타래에서 떨어지는 피해가 확산하고 있습니다.

전국 감 유통량의 7%(충북의 70%)가 생산되는 이 지역은 경북 상주, 경남 산청 등과 함께 손꼽히는 곶감 산지입니다.

한해 2천500t의 감이 생산돼 65만 접(1접=100개)의 곶감이 만들어집니다.

통상 '된서리가 내린다'는 상강을 전후해 말리기 시작하는 감은 한 달 정도면 '반건시', 이보다 보름가량 더 말리면 '건시'가 됩니다.

올해 '상강'이 지난달 24일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이달 하순부터 달콤한 곶감 출하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궂은 날씨에 평년보다 기온도 높았던 탓에 감이 마르지 않고 썩거나 꼭지가 빠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남은 감도 수분을 잔뜩 머금어 상품성이 떨어집니다.

이달 들어 이 지역에는 여드레 동안 86.8㎜의 비가 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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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속에서도 평균 기온은 10.4도로 평년(7.8도)과 작년(8도)보다 2.4∼2.6도 높았습니다.

축축한 날씨 속에 습도는 78%로 평년(68%)과 작년(65%) 평균치를 크게 웃돕니다.

올해 1천200 접의 감을 깎아 말리고 있는 손 모(62) 씨는 "하룻밤 자고 나면 물러진 감이 바닥에 수북이 떨어지는 상황"이라며 "건조장 안에 연탄 화로를 피워놓고 선풍기까지 가동하고 있지만, 소용이 없다"고 하소연했습니다.

농민들은 이번 비로 말미암은 피해율이 20∼30%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영동곶감연합회 이경주 회장은 "제습장치를 갖추지 않은 건조장의 경우 많게는 절반 가까이 감이 빠진 곳도 있다"며 "이번 주에도 비가 궂은 날씨가 예보돼 피해가 확산할 것 같다"고 우려했습니다.

밀폐된 건조시설을 갖추고 제습장치 등을 갖춘 농가는 그나마 피해를 비켜가고 있습니다.

몇 해 전 66㎡(20평) 규모의 첨단 건조시설을 갖춘 양 모(55) 씨는 "실내 온도를 낮춘 상태에서 제습장치까지 가동하면서 곶감을 말린다"며 "다음 주께는 햇곶감을 출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다만, 이 같은 건조시설을 갖추려면 큰돈이 들어간다는 게 문제입니다.

영동군 관계자는 "66㎡의 건조장을 짓는 표준 건축비로 1천700만 원가량 들고, 이 중 40%(712만 원)는 군에서 지원한다"며 "다만, 예산이 풍족하지 않아 한해 6∼7 농가를 지원하는데 그친다"고 설명했습니다.

영동군은 곶감 농가의 정확한 피해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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