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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바다거북 성비가 깨진다…암컷이 수컷보다 3∼4배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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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 남부 해안지역은 거의 1년 내내 푸른 하늘과 푸른 바다를 볼 수 있고 따뜻한 햇볕이 내리쬐는 곳으로 유명하다. 사람이 살기 좋은 만큼 해양 동물에게도 천국이나 마찬가지다. 해안가에 나가면 무리를 지어 쉬고 있는 물범이나 바다거북 심지어 이동하는 멸치 떼와 고래까지도 쉽게 볼 수 있다. 당연히 멋진 해안과 바다, 사람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물범과 고래, 바다거북을 보기 위해 해마다 전 세계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든다.

최근 미 국립해양대기국(NOAA)과 야생생물보호국(USFWS) 연구팀은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 샌디에이고 만(灣)에서 서식하는 푸른바다거북(Chelonia mydas; green sea turtle)의 성비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Allen et al.,2015).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된 이 바다거북은 성비가 점차 깨지면서 상대적으로 암컷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대표적인 동물이다.

바다거북은 보통 다 자라기 전까지는 암수를 구별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 연구팀은 혈액을 이용해 성별을 알아낼 수 있는 효소면역측정법(ELISA , enzyme-linked immunosorbent assay)을 이용했다. 효소면역측정법은 기존 방법에 비해 방사선이나 상처를 내는 복강경을 이용하지 않으면서도 빠르고 효과적으로 암수를 구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바다거북은 특히 성장기간이 상대적으로 길어 부화기부터 성장기, 성체까지 시기별로 성비 변화를 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조사결과 샌디에이고 만에서 자연 상태로 서식하는 다 자란 바다거북의 암컷과 수컷의 비는 2.83(암컷):1(수컷)로 암컷이 전체의 74%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비는 성장기 바다거북에서 조금 더 차이가 났다. 성장기 바다거북의 암수 비는 3.5:1로 전체 가운데 78%가 암컷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에 따르면 다른 연구 결과에서도 바다거북의 성비 차이가 뚜렷해지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성장기 바다거북의 암컷과 수컷의 비가 최고 4.2(암컷):1(수컷)까지 보고되고 있다. 야생에서 서식하는 바다거북의 81%가 암컷인 것이다. 성비는 당연히 부화단계에서도 크게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조사 방법과 조사 시기, 알을 낳는 장소의 온도, 연구자 등에 따라 다르지만 부화기 암컷의 비율은 최고 99.8%까지 높게 나타났다. 거의 대부분이 암컷이라는 뜻이다.

왜 이렇게 바다거북의 성비가 깨지는 것일까? 하필이면 암컷 비율이 높아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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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거북의 성은 유전자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부화기 배아가 발달하는 단계에서 주변 환경에 의해 결정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부화기 해변 모레 온도에 영향을 크게 받는데 온도가 섭씨 27.7도에서 31도 사이에서는 암컷과 수컷의 비율이 1:1로 태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부화하는 해변 모레 온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암컷이 많이 태어나고 상대적으로 온도가 낮으면 낮을수록 수컷이 많이 태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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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로 바다거북이 알을 낳고 부화하는 해안 모래의 온도가 점점 올라간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바다거북이 서식하는 지역이 따뜻해지면서 암컷의 비율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서식지가 점점 따듯해지는 상황에서 바다거북이 기존의 성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온이 올라가는 만큼 알을 낳고 부화하는 장소도 온도가 낮은 곳으로 이동해야 한다. 기후변화에 맞춰 조상 대대로 내려온 기존의 생존방식을 바꿔야 성비를 유지하며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적정 수준의 수컷이 있을 경우 암컷이 늘어나면 새끼를 낳을 수 있는 암컷이 늘어나면서 결과적으로 개체 수가 늘어나 멸종위기를 벗어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수컷이 감소하면 감소할수록 유전자의 다양성은 훼손될 수밖에 없다. 다행히 물려주는 유전자가 질병이나 기후변화 등 각종 환경변화에 최적이라면 큰 문제가 없을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종 보존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지구온난화로 기온이 상승하고 수온도 상승하면서 서식지 해안 모래의 온도가 계속해서 올라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현재의 기후변화 시나리오대로 지구 기온이 계속해서 상승하고 이에 대한 적절한 보호 대책이 없을 경우 앞으로 10~15년 정도 뒤에는 바다거북의 성비가 완전히 깨지면서 일부 서식지에서는 수컷을 찾아보기 힘든 기현상도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후변화가 종의 멸종을 재촉하고 나아가 먹이사슬을 붕괴시켜 지구생태계에 큰 혼란을 초래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참고문헌>

* Camryn D. Allen, Michelle N. Robbins, Tomoharu Eguchi, David W. Owens, Anne B. Meylan, Peter A. Meylan, Nicholas M. Kellar, Jeffrey A. Schwenter, Hendrik H. Nollens, Robin A. LeRoux, Peter H. Dutton, Jeffrey A. Seminoff. 2015: First Assessment of the Sex Ratio for an East Pacific Green Sea Turtle Foraging Aggregation: Validation and Application of a Testosterone ELISA. PLOS ONE,

DOI:10.1371/journal.pone.01388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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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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