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치러준 것에 대해 미얀마 군부에 고마움을 표시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습니다.
미얀마 정부 대변인은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 "오바마 대통령이 오늘 아침 테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역사적이고 자유로우며 공정한 총선을 성공적으로 치른 것을 축하했다"고 남겼습니다.
또 "오바마 대통령이 '기념비적인 선거를 자랑스러워해야 한다'며 세인 대통령의 용감한 개혁을 높이 샀다"고도 덧붙였습니다.
미국 정부는 오바마 대통령이 실제로 전화했는지 밝히지 않았습니다.
세인 대통령은 페이스북 계정에 발표한 성명에서 "야당의 승리를 축하한다"며 "선거 결과를 존중하고 새 정부와 협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대변인도 "유권자의 결정을 존중하고 따를 것"이라고 대통령의 입장을 확인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전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축하 전화'와 세인 대통령의 '협력 약속'은 모두 표면적인 의미에 더해 숨은 맥락이 있는 것으로 읽힙니다.
미얀마 민주주의의 상징인 아웅산 수치 여사가 이끄는 야당 민주주의민족동맹 NLD는 중간 개표 결과 압도적 승리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1990년 선거에서도 압승을 거뒀다가 군부가 결과를 무시하면서 25년을 더 기다려야 했던 기억이 있기에 여전히 군부가 결과를 조작하거나 탄압에 나설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안고 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전화는 선거 결과에 못을 박음과 동시에 군부가 다른 생각을 품지 않도록 미리 경고하는 의미가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미얀마 군부 독재 정권을 대표하는 세인 대통령이 말하는 협력은 야당 측이 바라는 '깔끔한 정권 이양'과 다소 거리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군부 여당은 헌법에 따라 의석의 25%를 자동 배정받습니다.
내무부, 국방부 등 힘 있는 부처와 미얀마의 안보 관련 기구를 통제할 권한도 유지합니다.
2008년에는 외국인 배우자나 자녀를 둔 사람은 대통령이 될 수 없도록 해 영국인 남편과 영국 국적 자녀가 있는 수치 여사의 대권 도전을 미리 막았습니다.
선거 패배 후에도 일정한 권력을 유지할 현 여당이 협력을 어떤 방식으로 풀어가는지에 따라 미얀마 정국은 다시 요동칠 수 있습니다., AFP통신은 "미얀마의 복잡한 정치 체제 아래서 세인 대통령이 역할을 유지하는 내년 3월까지는 일종의 권력 공백기가 형성돼 정치적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