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큰한 국물에, 살짝 덜 익혀 밀가루 맛이 나는 꼬들꼬들한 면발을 후루룩 들이켜야 제맛인 '라면'.
배부른 한 끼 식사부터 술 마신 다음날에는 쉽고 간편한 해장국이 되기도 합니다. 권장소비자가격 1천 원 미만의 음식이 가져다주는 행복인 셈입니다.
우리나라 국민 한 사람이 1년 동안 먹는 라면의 평균 개수가 76개로 세계 1위라는 조사결과가 전해지자 11일 온라인에서는 라면의 맛과 중독성을 인정하는 반응이 쏟아졌습니다.
네이버 아이디 'yunh****'는 "라면에는 니코틴 같은 중독성 물질이 있나? 왜 맛있는 게 있어도 출출할 때면 라면이 생각날까? 서민이고 나발이고 그냥 라면이 맛있다"고 썼습니다.
같은 포털 이용자 'thew****'는 "너구리 끓여서 김밥 한 줄이랑 먹으면 이재용이 부럽지 않다"고 했고, 'terb****'는 "라면 먹고 싶어서 먹는데 먹고 나면 후회한다"며 '라면 예찬론'을 펼쳤습니다.
반면 서민들이 싸고 빠르게 끼니를 때울 수밖에 없는 현실을 반영했다는 의견도 많았습니다.
다음 이용자 '태양처럼타오르다'는 "서민들의 궁핍한 주머니, 일의 노예가 돼버린 바쁜 삶, 맞벌이 부부 자녀의 서글픈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며 씁쓸해했습니다.
네이버 아이디 'yure****'는 "라면이 없었으면 아마 대학 때 굶어 죽었을 것"이라며 "비싼 밥 아니어도 그 가격에 반찬 없이도 뜨거운 국물까지 마시게 해주는데…"라고 썼습니다.
누리꾼들은 각자 라면에 얽힌 기억들을 떠올리기도 했습니다.
네이버 아이디 'wprk****'는 "홍대에서 아르바이트할 때 매일 손수레를 끌고 다니는 할머니가 우리 가게에 오셔서 '뜨거운 물을 받아가도 되느냐?'라고 묻고 컵라면을 드셨다. 한번은 컵라면을 이리저리 흔들면서 국물 건더기까지 다 드시는 모습을 보고 짠한 마음에 도시락 하나 사드리면서 밥 드시라고 했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일부는 라면으로 대표되는 인스턴트식 문화를 꼬집기도 했습니다.
네이버 아이디 'rjw6****'는 "아직 가난한 나라라는 뜻. 즉각적이고 단기적이며 '대충대충 빨리빨리'를 선호하는 문화와도 관계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민 1인당 라면류 소비량은 연간 9천153g으로, 라면 한 봉지의 평균 무게로 따지면 국민 1인당 연간 약 76개의 라면을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