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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도 낙마시킨 미국 대학 운동부의 '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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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 차별 논란으로 학교가 난장판이 된 상황에서도 꿈쩍도 하지 않던 팀 울프 미국 미주리 대학 총장을 결정적으로 흔든 것은 이 대학 미식축구부였다.

미식축구부는 인종 차별 폐지를 촉구하는 학생들 편에 서겠다며 6일(현지시간) 미국대학스포츠(NCAA) 대항전에 출전하지 않겠다고 폭탄 선언했다.

대회에 출전하지 않으면 계약 위반으로 벌금 100만 달러를 물어야 하는 규정에 부담을 느낀 울프 총장은 결국 9일 인종 차별 사태를 해결하지 못한 책임을 지고 자진 사임했다.

미국 언론은 10일 미주리대 미식축구부원들이 대학을 바꿨다며 비중 있게 보도했다.

인종 차별에 항의하며 대학원생이 단식에 돌입하고 이를 지지하는 흑인 학생들의 연좌 농성이 1주일 이상 이어졌지만, 미주리대 사태를 전국의 뉴스로 끌어올려 총장 사임으로 이끈 건 전적으로 미식축구 부원들의 보이콧 선언이었다.

벌금뿐만 아니라 엄청난 대회 수익을 안기는 미식축구부의 대회 불참은 고스란히 대학 재정난으로 이어지기에 제 아무리 배짱 좋은 총장이라도 선수들에게 굴복할 수밖에 없다.

펜실베이니아대학의 인종·평등 교육 연구소의 사무국장인 숀 하퍼는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흑인 미식축구 부원들이 권력을 지녔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지했다"면서 "수백만에서 수억 달러를 벌어들이는 이들처럼 이 학교의 흑인 학생들도 그러한 권력을 지녔는지는 알 수 없지만,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평했다.

하퍼의 2013년 연구에 따르면, 미주리대 미식축구부와 농구부의 63%는 흑인이다.

백인이 전체 대학생의 83%를 차지하고 흑인 학생은 3%에 불과한 이 학교의 학생 분포도에 비춰보면 운동부는 흑인에 의해 좌우된다.

흑인 학생이라고 해서 모두 인종 차별과 같은 사회적인 이슈에 관심을 드러내는 것은 아니기에 단체 행동으로 총장을 자리에서 끌어내린 미주리대 미식축구부 학생들의 행동은 더욱 각별하다는 게 하퍼의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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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AA가 프로 스포츠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리는 미국에서 각 대학 미식축구부의 위상은 아주 특별하다.

올해 초 해리스 폴의 여론 조사를 보면, 미국대학미식축구는 미국프로풋볼(NFL)과 미국프로야구(MLB)에 이어 세 번째로 인기가 많은 종목으로 집계됐다.

미국프로농구(NBA)와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등 프로 종목을 앞선 것이다.

지난해 말 뉴욕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교육부는 미국 대학 수익금의 65%가 대학 미식축구 경기 수입 등에서 창출되는 것으로 파악했다.

미국 스포츠전문 채널 ESPN은 NCAA 미식축구 경기를 한 해 7차례 중계하는 대가로 12년간 73억 달러(약 8조4천600억 원)를 중계권료로 냈다.

돈을 벌어들이는 종목인 미식축구를 앞세워 NCAA 1부리그의 수입 중앙값은 1970년 650만 달러에서 2012년 5천600만 달러로 치솟았다.

등에 업은 엄청난 인기와 학교 재정을 튼실하게 하는 일꾼이라는 자부심을 앞세워 대학 미식축구부원들은 때로는 단체행동으로 뜻을 관철하기도 한다.

그램블링주립대 미식축구부원들은 낙후한 훈련 시설과 코치 해고에 대한 불만, 오랜 버스 이동에 따른 피로 등을 이유로 원정 경기를 거부했고, 대학 측은 즉각 3만 달러를 들여 선수들의 웨이트 훈련 시설을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노스웨스턴대학의 흑인 쿼터백 케인 콜터는 사상 첫 대학 선수 노조를 설립하려다가 무위에 그쳤지만, 학교 측의 장학금 제도 개선을 이끌었다.

오클라호마 대학은 올해 3월 교내에서 불거진 남학생 사교 클럽의 흑인 차별 행태에 항의하며 미식축구부가 일주일간 훈련을 중단하자 사건 수사에 속도를 내며 선수들 달래기에 나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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