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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번 착용 캐나다 국방장관…"차이 공존 통한 통합" 다문화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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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번을 쓰고 얼굴의 반을 가릴 정도로 수염을 기른 시크교도 국방장관, 인도나 파키스탄의 장관이 아닙니다.

지난달 캐나다 총선에서 승리한 자유당의 쥐스탱 트뤼도 총리가 이날 다양한 모습의 "캐나다 얼굴을 닮은" 새 내각의 국방장관으로 발탁한 하지트 싱 사잔(44) 국방 장관의 이야기입니다.

26년 전 캐나다 육군 입대를 지원했다가 터번과 수염 때문에 거부당하기도 했던 사잔이 캐나다 국방부 수장이 된 것은 한 세대의 세월이 흐르면서 30여 개 민족에, 소수민족의 비중이 점점 커지는 대표적 다민족 국가가 된 캐나다의 2015년 현재를 보여 줍니다.

더 중요한 것은 '차이의 공존을 통한 통합'을 지향하는 캐나다 다문화주의의 결실이라는 점입니다.

물론 보수당 정권에서 머리 두건을 쓴 국방장관이 나오기는 아직 어렵지만, 자유당 정권이 큰 반발 없이 터번 쓴 국방장관을 임명할 수 있는 것은 캐나다 사회 전체의 다문화주의 실현을 위한 의식적 노력이 진지함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미국의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가 5일 사잔의 국방장관 기용 사실을 보도하면서 "미국에선 (아직) 시크교도 군인들이 군대에서 온전하게 인정을 받기 위해 애쓰고 있는 상황"에서 그의 국방장관 임명은 "시크교도가 다양한 구성의 캐나다 사회에 편입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논평했습니다.

미국의 현역병 140만 명 가운데 시크교도는 3명뿐이며, 그나마 모두 비전투 병과에 배치돼 있다고 미국의 외교 안보 전문매체 포린 폴리시도 같은 다민족 국가인 미국의 현실과 대비시켰습니다.

이 매체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1984년부터 새로운 지침을 통해 매우 특수한 경우가 아니면 수염과 종교적 머리 두건 착용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그 이전엔 시크교도가 특유의 종교적 차림으로 군에 복무하는 게 아무 문제 없었습니다.

수염 금지의 이유 중 하나는 방독면 착용에 방해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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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사잔 국방장관은 캐나다군 복무 때 수염을 기르고도 얼굴에 빈틈없이 부착할 수 있도록 방독면을 개조해 사용하면서 그 방독면으로 특허도 받았습니다.

그는 아프간 파병 마지막 때인 2011년엔 제임스 테리 미군 중장의 보좌관으로 근무하면서 "여기선 미군 고위장성들이 나를 자문관으로 쓰고 있는데 미 육군은 터번을 쓰면 입대가 안 된다고 하는 것은 아이러니"라고 말했습니다.

캐나다 정부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그는 예비역 육군 중령으로,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에 파병됐었고, 아프가니스탄에선 3차례 복무한 경력에 무공 훈포장도 10여 차례 받은 역전의 용사입니다.

군 복무 전에는 밴쿠버 경찰국 소속으로 11년간 조직폭력범과 마약범죄 소탕에도 실력을 발휘했습니다.

다섯 살 때 인도 펀자브주에서 부모를 따라 캐나다에 이민한 그에겐, 시크교도로서 펀자브어를 할 줄 아는 점이 경찰 경력과 군 경력에 큰 이점으로 작용했습니다.

보스니아 복무 때는 시크교인 덕분에 이슬람과 기독교 간 충돌에서 중립적인 조정자 역할을 할 수 있었고, 아프가니스탄에선 현지어인 우르두어와 유사한 펀자브어로 지역 주민과 의사소통을 할 수 있어 그들의 신임을 얻음으로써 탈레반에 대한 정보 획득과 탈레반의 세력 확대 저지에 큰 공을 세울 수 있었습니다.

그는 시크교의 가르침 가운데 "자신의 권리를 지키는 게 중요하다. 단, 타인의 권리도 지켜줘야 한다"는 것을 가장 소중한 신조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고 포린 폴리시는 전했습니다.

시크교는 인도를 포함해 파키스탄 등에 신도가 2천300만 명 수준으로, 세계 5번째로 신도가 많은 종교입니다.

미국에선 특히 이슬람교도로 오인돼 이슬람 증오범죄의 표적이 되는 일이 자주 일어나고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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