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의 영문 이름이 한글 발음과 명백하게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아니라면 영문 철자를 바꿀 수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는 A 씨가 "여권 영문명 변경을 거부한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외교부장관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습니다.
A 씨는 지난 2000년 자신의 이름에서 '정'을 영문 'JUNG'으로 표기해 여권을 발급받았지만 지난해 재발급 신청을 하면서 이를 'JEONG'으로 변경해달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외교부는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A 씨는 소송을 냈습니다.
A 씨는 "문화체육관광부 고시인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에 따르면 'ㅓ'는 'eo'로 표기하도록 규정돼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따라 "어린 시절부터 국내와 해외에서 모두 '정'을 'JEONG'으로 표기했기 때문에, 바꾸지 않으면 활동할 때마다 여권의 인물과 동일인임을 계속 입증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법원 역시 A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우리나라 여권에 수록된 한글 이름 '정'은 'JUNG', 'JEONG', 'JOUNG' 등으로 다양하게 표기돼 있고, 특히 'JUNG'으로 표기된 비율이 약 62.22%에 이른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정'을 'JUNG'으로 표기한다고 해서 한글성명의 발음과 명백하게 일치하지 않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며 A 씨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