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쿠르드 난민 가족 5명이 러시아 공항서 50일간 발묶인 사연은


구글 선호 소스에 SBS뉴스 추가
대표 이미지 - SBS 뉴스

내전상태의 시리아를 탈출, 러시아로 이주하려던 쿠르드족 난민 가족 5명이 입국을 거부당한 채 모스크바의 셰레메티예보 공항에서 50일째 노숙자와 같은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29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하산 아흐메드 모함메드와 부인, 4명의 자녀는 러시아에 정착하기를 바랬으나 러시아 정부는 비자가 가짜라는 이유로 입국을 거부했습니다.

모함메드 가족에게 시리아로 돌아간다는 것은 위험을 고려할 때 절대로 받아들일수 없는 일입니다.

이들은 어쩔수 없이 입국이 허용될때 까지 공항 구내에서 무작정 기다리는 생활을 선택했습니다.

활주로가 내다보이는 공항 건물 한쪽 구석에 매트리스를 깔고 잠자고 취사를 할 수 없어 유엔 산하기관인 유니세프(국제아동기금)가 가져다 주는 음식을 먹고 지냅니다.

유엔과 비정부기구(NGO)의 호소로 러시아 당국은 44일만에 밤에는 공항 터미널내에 있는 호텔에서 자도록 허용했으나 흡연구역이어서 이곳도 편하지는 않습니다.

모함메드는 "우리 가족은 그동안 햇빛을 못봤다"고 CNN 기자에게 말했습니다.

결국 그의 부인은 2주간 입원했다가 퇴원했지만 아직도 몸이 좋지않은 상태입니다.

모함메드 가족의 스토리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2004년도 영화 '터미널'을 연상케 합니다.

영화속의 남자는 동유럽 출신으로 조국에서 혁명이 일어나 여권 효력이 상실됨으로써 JFK 국제공항에 발이 묶이게된다는 내용이지만 모함메드 가족이 처한 현실은 영화에 비해 훨씬 비극적입니다.

광고
광고 영역

모함메드가 대부분 중동지역 난민들과 달리 러시아로 가기로 맘먹은 이유는 이곳에 처제와 사촌이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시리아에서 이라크 북부 쿠르드족 도시 이브릴로 탈출한 뒤 항공편으로 터키 이스탄불을 거쳐 모스크바에 도착했으나 더 이상 가지못하게 됐습니다.

모함메드는 "러시아 정부가 우리를 시리아로 되돌려 보내려한다"며 "시리아에 돌아가면 나와 가족은 죽음을 면치못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러시아가 시리아 정부와 매우 가까운 관계에 있어 시리아인들이 국외로 떠나는 것을 원치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그의 변호사는 러시아 정부가 모함메드 가족의 여권을 검사하고 있으며 조만간 입국 허용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한편 러시아 외교부의 마리아 자카로바 대변인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로부터 100만 명, 9월중 시리아 난민 8천 명을 받아들였다고 밝혔습니다.

그녀는 "일부 유럽국가들과 달리 러시아는 최근 중동지역 난민들이 쇄도하고 있으나 이민법을 완화하지 않았다"며 "모함메드 가족에게 예외를 적용할 수 없고 러시아 입국을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적법한 서류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오랜 억류 생활에 지친 모함메드 가족은 언론을 상대로 억울한 처지를 호소하고 나섰습니다.

아들 라이나스 모함메드(13)는 동영상을 통해 "우리는 공항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이곳 관리들이 저를 테러리스트 취급하고 있어요. 제가 테러리스트처럼 보이나요. 우리 가족은 정상적인 삶을 갈망하고 있습니다"라고 도움을 요청했다고 CNN은 전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광고
광고 영역
광고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광고
광고
광고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