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북부 지역의 극심한 가뭄에 따른 제한급수 조처가 3주 가까이 이어지면서 대학 수학능력시험을 2주가량 앞둔 이 지역 수험생들도 큰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단수 조처 중인 아파트의 수험생들은 물 공급 시간에 따라 생활 습관을 바꾸거나, 귀가마저 서둘러야 해 대학 입시 준비 시간을 줄일 수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실용음악과 진학을 목표로 하는 서산 한 고등학교 3학년 김 모(18)군은 "최근 연습량이 줄어 걱정"이라고 말했습니다.
김 군이 사는 서산시 대산읍의 아파트는 단수조처를 해 수험생인 김군이 물을 쓸 수 있는 때는 오후 10시∼10시 30분뿐입니다.
이 사이에 집에 들어가야만 겨우 씻을 수 있어 김 군은 최근 귀가를 서두르고 있습니다.
입시를 앞두고 학원에서 늦게까지 연습을 했지만 그럴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김 군은 "물 나오는 시간에 맞춰 귀가하려면 연습을 중단하고 집으로 가야 한다"며 "가뭄이 심각한 상황이고 물을 아껴써야 한다는 데는 공감하지만, 대학 입시를 목전에 두고 있어 더 신경이 쓰이는 것이 사실"이라고 불만을 털어놨습니다.
고3 수험생 딸을 둔 학부모 이 모(45·여)씨도 제한급수가 시작되고서 신경 쓸 일이 더 많아졌습니다.
이 씨 가족이 거주하는 서산시 죽성동 한 아파트가 각 가구에 일부 시간에만 물을 공급하는 단수를 하면서 식수를 미리 받아놓고 물 나오는 시간에 저녁식사를 미리 준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씨의 딸은 아침과 저녁 하루 두 번하던 샤워를 아침에만 하는 것으로 최근 습관을 바꿨습니다.
가장 불편한 것은 화장실 이용입니다.
변기 물까지 절약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씨는 "식수는 미리 받아놓으면 되지만, 수능을 앞둔 딸이 화장실을 이용하면서 스트레스가 심해 가족들 모두 신경이 곤두서 있다"고 말했습니다.
극심한 가뭄으로 충남 서북부 지역은 식수원인 보령댐 저수율이 사상 최저를 기록함에 따라 이달 초부터 급수량을 20∼30% 줄이는 제한급수에 들어갔습니다.
아파트단지 물탱크로 들어오는 물이 줄어들면서, 서산의 일부 아파트는 물이 바닥나는 것을 막으려고 단수까지 하고 있습니다.
길게는 하루 18시간 동안 물을 공급하지 않는 아파트도 있습니다.
이에 따라 수능을 코앞에 두고 예민해진 수험생들에겐 단수에 따른 불편이 더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습니다.
서산시 관계자는 "어제(27일) 30㎜ 안팎의 비가 내렸지만 보령댐 수위를 끌어올리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양"이라며 "당분간 수험생들은 물론 주민 모두가 불편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