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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계속된 '증도가자' 논란…最古 금속활자 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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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고인쇄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고려시대 금속활자 7개가 위조품이라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연구 결과가 27일 알려지면서 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로 주장된 '증도가자'(證道歌子) 진위 논란이 다시 일고 있습니다.

증도가자는 고려 고종 26년(1239) 목판본으로 복각한 남명천화상송증도가(南明泉和尙頌證道歌, 보물 제758호, 이하 증도가)를 찍을 때 사용한 금속활자를 뜻합니다.

무신정권의 최고 권력자인 최이(崔怡)가 쓴 이 책의 발문에 의하면 고려에서 주자본(鑄子本, 금속활자본)으로 간행한 증도가가 있었지만 더는 전하지 않아 각공(刻工)에게 이를 목판에 파도록 했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공인된 세계 최고 금속활자본은 구한말에 유출돼 프랑스 국립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직지심체요절'입니다.

이 책은 1377년 인쇄됐으며, 책을 찍을 때 만든 금속활자는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입니다.

오늘날 고려시대 금속활자 가운데 실물로 남아 있는 것은 국립중앙박물관이 보유한 '복'(복<山+復>) 자와 북한 개성역사박물관에 있다는 '전'(顚) 자 등 단 두 개뿐입니다.

◇ 지지부진한 진실 규명, 문화재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 2010년 9월 서지학자인 남권희 경북대 교수가 다보성고미술이 가진 고활자 100여 개 중 12개를 공개하고 증도가 목판본과 서체가 동일한 '증도가자'라고 주장하면서 논쟁은 시작됐습니다.

이상주 중원대 연구교수는 남 교수가 증도가자를 선보인 지 일주일 만에 "증도가자 12개의 사진과 목판본을 대조했더니 5개가 증도가와 서체가 다르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남 교수는 2010년 11월 한국서지학회 학술세미나에서 "증도가 자체의 글자가 서로 같지 않은 상황에서 금속활자와 목판본 사이에 작은 차이가 존재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라고 반박했습니다.

이듬해 6월 개최된 증도가자 학술대회에서는 홍안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이 7개 금속활자에 묻은 먹을 분석한 결과 비(悲) 자의 먹은 1160∼1280년에 속할 확률이 95.4%, 불(佛) 자의 먹은 1010∼1210년에 생성됐을 확률이 95.4%라고 밝히면서 화제를 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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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다보성고미술 측은 2011년 10월 금속활자 101개에 대해 국가지정문화재 지정 신청을 했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증도가자 논란이 촉발되기 전인 2010년 7월 이미 고려 금속활자의 문화재 지정 신청을 한 상태였습니다.

문화재청은 조사 연구 성과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따라 문화재 지정 추진을 보류하다 2013년 종합적인 학술조사를 위한 연구 용역을 발주했습니다.

이에 따라 경북대 산학협력단은 다보성고미술 활자 101개, 국립중앙박물관 활자 1개, 고인쇄박물관 활자 7개 등 증도가자로 추정되는 금속활자 109개를 대상으로 먹의 탄소연대 측정, 서체 분석, 금속 성분 분석,3D 촬영 등을 수행했습니다.

그 결과 62점은 증도가자이고, 나머지 47점은 고려시대 주조 활자라는 보고서를 제출했습니다.

그러나 이 연구를 수행한 경북대 산학협력단의 연구 책임자가 증도가자 발견자인 남권희 교수라는 점에서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됐습니다.

마침내 문화재청은 연대 측정, 서체 비교, 제작 기법 등 3개 분야로 나뉜 '고려금속활자' 지정조사단을 구성해 올해 6월부터 다보성고미술 활자와 국립중앙박물관 활자 등 금속활자 102개에 대한 조사를 준비 중입니다.

◇ 국과수 발표, 진위 논란에 종지부 찍을까? 국과수 관계자는 "청주 고인쇄박물관이 가진 고활자 7개와 국립중앙박물관이 보유하고 있는 고활자 1개를 비교한 결과 고인쇄박물관 고활자는 위조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습니다.

이번에 국과수가 위조품으로 본 고인쇄박물관 금속활자는 박물관이 조선시대 금속활자 복원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2010년 경북대 산학협력단이 자료 구입비로 샀다가 전달한 것입니다.

국과수는 언론사 한 곳을 포함해 세 곳의 연락을 받고 4월부터 고인쇄박물관 금속활자의 서체 분석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후 컴퓨터 단층촬영(CT), 마이크로 X선 형광분석기(XRF) 조사, 글자 획의 직선도 분석 등을 통해 활자 내부와 외부의 밀도와 금속 성분비가 다르고 글자 획이 지나치게 뻗어 있다는 점 등 여러 근거를 들어 가짜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경북대 산학협력단은 입장 자료를 통해 "청동 유물은 내부부터 부식되는 경향이 있어 밀도 차이가 있을 수 있고, 활자의 금속 성분은 일정하게 배합되지 않아 성분비가 다른 경우가 있다"는 반론을 폈습니다.

문화재청이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하고 진실 규명에 실패하면서 점입가경으로 치달은 증도가자 논쟁은 이제 실체를 파악하기는커녕 조사 방법론에 대한 공방만 심화하는 형국입니다.

결국, 5년간 끌어온 증도가자의 진위 논란은 문화재청 조사 결과가 나와야 일단락될 것으로 보입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이번 조사에서 진행할 연구 기법은 대부분 정해졌으나, 조사 기관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면서 "소장자들과 원만히 협의해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말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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