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플로리다 주(州)가 주민들의 반대에도 21년 만에 주 전역에서 흑곰 사냥을 재개한다.
플로리다 주 야생동물조류보호위원회는 24일(현지시간)부터 약 일주일간 주 중부와 북부(이상 200마리), 남부(80마리), 동부(40마리) 지역 숲에서 수렵꾼들의 흑곰 사냥을 허가한다.
사냥꾼들이 포획할 수 있는 흑곰의 수는 320마리다. 모두 잡히면 사냥 기간은 더 일찍 끝난다. 미국 50개 주 가운데 곰이 서식하는 곳은 41개 주다. 이 중 32개 주가 곰 사냥을 허가하고 있다.
1994년을 끝으로 흑곰 사냥을 중단한 플로리다 주가 사냥의 빗장을 푼 이유는 개체 수의 증가에 있다. 1970년대 수백 마리에 불과하던 흑곰은 올해 현재 3천200마리를 넘었다.
곰이 먹을 것을 찾고자 민가로 내려오는 일이 잦아지면서 곰 개체 수 조절과 함께 주민 보호를 이유로 플로리다 주 야생동물조류보호위원회는 올해 초 전체 개체 수의 약 10%인 320마리에 대한 곰 사냥을 재개하기로 했다.
당국은 플로리다 주민에게는 100달러, 외지인에게는 300달러에 홈 사냥 허가증을 팔았다.
24일 0시 허가증 판매 마감을 앞두고 지금껏 팔린 허가증은 약 3천300장을 넘어 목표로 삼은 3천500장을 무난히 돌파할 전망이다.
허가증 판매로 플로리다 주 야생동물조류보호위원회는 약 30만 달러를 벌었다. 이 돈은 곰 조사 연구에 사용된다.
사냥꾼들은 24일 오전 7시 1분부터 수렵에 나선다. 무게 45㎏(100파운드) 이상의 곰만 잡을 수 있으며, 사냥 후 12시간 내 33개 지정 구역에 가서 이를 신고해야 한다.
곰 사냥에 신난 사냥꾼들이 남부로 쇄도하고 있지만, 동물 보호론자들은 이들을 박제 수집을 위한 '트로피 사냥꾼'으로 비난했다.
짐바브웨의 국민 사자 '세실'을 불법으로 도륙 내 전 세계를 분노케 한 미국인 치과 의사 월터 파머와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이다.
특히 주민 대다수의 반대 여론을 무시하고 사냥 재개 결정을 내린 주 야생동물조류보호위원회를 강력하게 비판했다.
미국휴먼소사이어티 플로리다 지부의 케이트 맥팔 사무국장은 "박제를 위한 흑곰 사냥은 불필요하다"면서 "곰 사냥으로는 곰의 민가 출현을 줄일 수 없다는 숱한 자료가 있다"고 주장했다.
반대론자들은 또 주민의 부주의한 음식물 처리 탓에 냄새를 맡고 곰이 민가에 나타나는 일이 많은 만큼 주 당국이 사냥 허가보다 효율적인 쓰레기 처리와 음식물 쓰레기의 냄새 줄이기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주민들의 심각한 반대 여론에 직면한 플로리다 주 야생동물조류보호위원회는 "모든 이들이 사냥에 동의한 것이 아니므로 반대론자들도 존중해달라"고 수렵꾼들에게 전자메일을 보냈다.
아울러 사냥터에서 반대론자를 만나더라도 이들과 싸우지 말고 가던 길이나 계속 가라고 조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