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양구군이 수변 생태공원을 만들겠다며 지원받은 국·도비로 유료 낚시터를 조성했다가 감사원 감사에 적발됐습니다. 사업내용 변경에 대한 정부의 승인은 물론, 보고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영수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양구 한반도 지형이 있는 파로호 인공습지 인근입니다.
강변을 따라 조성된 자전거 도로 옆으로, 수영장만 한 구덩이가 눈에 띕니다.
양구군이 국비 8억 원과 도비 1억 6천만 원에, 군비 2천400만 원을 보태 만든 낚시터입니다.
취재진이 확인한 결과, 원래 이곳에는 낚시터가 아니라, 서천을 배경으로 한 생태공원이 조성됐어야 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한 걸까?
취재팀이 입수한 양구군의 감사원 보고자료에 따르면, 양구군은 지난 2012년 2월 수변 생태공원을 조성하겠다며 국·도비를 타냈는데, 한 달 만에 돌연 실시설계를 중단합니다.
이후 7월엔, 생태공원 부지에 "낚시를 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해 보라"는 군수의 지시가 내려옵니다.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국비 지원 사업을 변경할 때는 해당 부처의 승인을 받도록 돼 있습니다.
하지만 양구군은 군수의 지시로 수변 생태공원 사업을 유료 낚시터 조성으로 무단 변경한 겁니다.
[강원도 관계자 (음성변조) : (낚시터를 조성할 때는 경제성은 분석한 건가요?) 저희 쪽에서 봤을 때는 그런 것도 없이, 위에서 무조건 하라고 하니까 담당자들도 어쩔 수 없이 한 거 같아요.]
결국, 이 같은 사실이 감사원 감사에서 적발돼, 문화체육관광부는 양구군에 원상복구 명령을 내렸고, 강원도는 양구군이 신청한 40억 원 규모의 내년도 신규사업 7개를 모두 지원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취재팀은 양구군의 반론을 듣기 위해 수차례 접촉했지만, 양구군 측은 "감사원의 지적에 따라 수변 생태공원을 다시 조성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을 밝혀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