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수진/사회자:
뉴스에 나오는 법률 이야기, 쉽게 풀어드립니다. <법은 이렇습니다> 법무법인 메리트, 임제혁 변호사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 임제혁 변호사: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오늘은 어떤 법 얘길 나눠볼까요?
▶ 임제혁 변호사:
얼마전 열정페이 이야기가 있었는데요. 오늘은 우유페이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서울 우유, 매우 유명한 우유 회사인데요. 급여 일부를 유제품으로 지급한 것에 대해 얘기 해볼까 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직원들 월급을 현금 대신 서울우유에서 만든 우유나 유제품을 줬다는 거죠?
▶ 임제혁 변호사:
네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직급별로 다르게 지급했다면서요?
▶ 임제혁 변호사:
직급별로 사원은 10%, 팀장 20%, 부장 30%, 임원 40%로, 팀장급의 경우 100여만 원, 임원들은 200만~250만 원 어치를 유제품으로 7월부터 9월까지 3개월에 걸쳐 받은 것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동참하지 않은 직원도 있다면서요?
▶ 임제혁 변호사:
서울 우유 측에서 모두가 동참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해명을 했구요, 방식자체도 직원들을 상대로 신청을 거쳐 원하는 액수만큼 우유와 유체품을 지급했는 것입니다. 그런데 희한하게 직급별로 일정 퍼센테이지 정해졌죠.
▷ 한수진/사회자:
직원들한테 월급 대신 우유를 준 게 회사가 어려워서라고 하는데 법적으로 봤을 때 문제가 없는 건가요?
▶ 임제혁 변호사:
일단 월급, 지급에 원칙이 있음. 근로기준법 제43조가 그것인데요. 근로자의 생활 안정을 위해 만들어진 규정입니다. 이를 위반한 사용자는 3년 이하 징역이나 2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죠. 임금은 통화(通貨)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한다. 임금은 매월 1회 이상 일정한 날짜를 정하여 지급하여야 한다. 이를 임금지급의 4대 원칙이라 해서, 통화불, 전액불, 직접불, 정기불이라 합니다. 서울 우유 사건, 이 원칙에 위배됩니다. 그런데 법에서 예외규정을 두고 있음, “법령 또는 단체협약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임금의 일부를 공제하거나 통화 이외의 것으로 지급할 수 있다”는 것이죠.
▷ 한수진/사회자:
그럼 이런 예외에 해당하는 것이었나요?
▶ 임제혁 변호사:
그 부분은 명확치 않은데요, 서울우유에 따르면, 판매량이 급감하고 적자가 커지면서 사원들이 자발적으로 자신이 돈으로 수령할 급여 전부 중 일정부분을 회사로부터 유제품으로 구입하는 형태로 내부판촉에 참여했다는 것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우유를 산 것이라는 건데, 자발적으로 산 경우와 회사의 강요로 구매하는 것은 다를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 임제혁 변호사:
먼저 구조자체를 근로자가 회사로부터 유제품으로 구매하는 형식으로 되어있어요. 정확히 말해 외형상“월급대시 우유가져가”식의 일방적 구조가 아니라는 것이죠. 즉 유제품을 산다는 계약이 회사와 근로자 사이에 있는 것이 되고, 이렇게 유제품을 살지 말지 정하는 것 자체는 개인의 자율에 맡겨져 있었다는 것입니다. 사실 강요된 구매가 있었다면, 이는 지금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가 될 것입니다. 앞서 얘기한 근로기준법 위반의 문제는 물론 형사적으로도 구매를 강요하는 데 동원된 수단, 방법, 핑계 등이 어떠냐에 따라 형사적인 문제도 있을 수 있는거죠.
▷ 한수진/사회자:
근로기준법에 근로자에게 임금을 통화, 돈으로 지급하라고 명시가 돼 있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현금 대신 물건이 아니라 상품권으로 줘도 안 되는 건가요?
▶ 임제혁 변호사:
한 10여 년 전에 SNS의 초기형태로 미니홈피 꾸미고 하는게 있었어요. 그때 많이 쓰이던 사이버머니 결제단위가 도토리였어요. 이게 열풍이 분 적이 있거든요. 그때 이런 얘기도 있었습니다 “근무시간에 자꾸 미니홈피나 만지작 거리면 도토리로 줄꺼야!!” 그런데 이건 명확한 근로기준법 위반입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월급은 전부를 돈으로 직접 근로자에게 정기적으로 지급하여야 하는 것입니다. 이번 달은 문화상품권으로 다음 달은 백확점 상품권으로, 그 다음 달을 놀이공원 입장권으로 줄 수 있는 것이 아니에요.
▷ 한수진/사회자:
법에도 예외조항이라는 게 있잖아요. 혹시 현물지급이 가능한 경우도 있나요?
▶ 임제혁 변호사:
사실은 그 예외조항은 이런 경우를 전제하는 겁니다. 제가 받아야 하는 월급이 1000원이에요. 그럼 여기서 일반법으로 정해진 일부가 공제됩니다. 4대 보험 중 근로가부담분이 그것이고, 그리고 또 소득세 등 세금이 있어요. 이건법으로 정해진 겁니다. 그리고 회사 등에서 단체협약으로 소정의 조합비를 공제하도록 하는 경우가 있어요. 이런 경우에는 전액지급의 원칙의 예외가 됩니다. 그런데 내부적으로 현물지급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은 매우 위험해요. 이런 현물급여는 우리 노동착취의 시대로 기억하는 19세기 영국에서 횡행하던 방식이에요. 요즘시대에는“근로자의 자발성”이라는 명분으로 현물급여라는 중대한 예외를 생각해볼 수 있겠지만, 회사 대 근로자 개개인의 관계에서 “자발성, 자율성”이라는 단어가 순수하게 지켜지고 보장된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그래서 이 사태 터지고서, 합의가 있으면 현물지급도 된다고 알려지고 있는데, 일면 맞습니다만, 현물지급은 최소한의 경우에, 지극히 예외적으로만 완벽한 자율성과 대등한 협상이 전제될 때에만 인정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래서 이번 사건에서도 서울우유측에서 “사원들이 자발적으로”라는 부분을 강조하는 것이군요?
▶ 임제혁 변호사:
네 바로 그렇습니다. 사원들의 자발성 이외에는 이러한 이례적인 상황을 정당화시켜줄 수 있는 방법이 없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변호사님 생각하시기에, 회사에서 얘기는 이 자발성, 믿을 수 있다고 보십니까?
▶ 임제혁 변호사:
일단 얘기 자체로만 보면, 이런 미담이 없어요. 어려워진 회사를 위해 근로자들이 자신들의 급여로 회사의 재고를, 또는 재고 처리될 물건을 가져간다. 미담이죠. 그런데, 이것이 진정한 미담이 되려면 재고 처리될 물건이 이렇게 생산되도록 시장파악을 잘못한 경영진에 대한 책임추궁과 책임부담이 먼저 전제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고치는 사람 수습하는 사람이 따로 있어서는 안되거든요. 왜 경영판단의 잘못을 사원들의 희생과 고통분담으로 해결해야 합니까? 이건 미담이 아니라 회사가 재정적자를 직원들한테 떠넘긴 겁니다. 그리고 급여 대신 가져간 제품들이 유제품이에요. 그 어떤 상품보다 유통기한에 민감한 상품이에요. 그걸 적게는 수십만 원, 팀장급의 경우에는 100여만 원, 임원급은 200~250만원 어치를 가져갔다는 것은, 유통기한 때문에 사실상 되팔기도 힘든 걸 가져갔다는 거예요. 즉 대부분 남을 주거나 버릴 것을 수십만원, 백만원 넘게씩 가져갔다는 것인데. 여기서 자발성이 쉽게 느껴지지는 않죠. 눈치 보면서 하는 자발성을 곧이곧대로 자발성이라고 해서는 안 되죠.
▷ 한수진/사회자 :
돈을 빌렸는데 못 갚았을 때 돈 대신 물건으로 대신 갚는 경우도 있는데 이것도 법적 효력이 있는 건가요?
▶ 임제혁 변호사:
일도양단으로 있다 없다라고 하기 어려운 것이, 이렇게 돈 빌린 걸 다른 물건으로 갚을 때에는 원래는 돈을 받을 사람의 승낙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민법에서 대물변제라는 것을 정하고 있는데요, “채무자가 채권자의 승낙을 얻어”가 출발점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요즘엔 월급 대신 물건을 준 게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지만 예전에는 이런 경우가 종종 있었다면서요?
▶ 임제혁 변호사:
문제된 서울우유만 해도 지난 2001년도에 탈지분유를 월급대신 준 적이 있는 회사였죠.
▷ 한수진/사회자:
네, 오늘 설명 잘 들었습니다. <법은 이렇습니다> 법무법인 메리트, 임제혁 변호사와 함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