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는 직장인들을 위해 새로 도입된 휴가 제도가 투병 중인 어린 소녀를 살아나게 했습니다. 어떻게 가능했을까요? 서경채 특파원이 취재파일을 통해 전했습니다.
프랑스 북부 노르망디의 작은 도시에 사는 아빠와 딸의 사연입니다. 지난해 9월 4살짜리 딸이 암 판정을 받아 종양 제거 수술을 받았는데요, 합병증까지 있는 딸이 항암치료에 들어가자 공장을 다니는 아빠는 일과 간병을 병행할 수 없게 됐습니다.
할 수 없이 그동안 쌓아뒀던 휴가를 써가며 딸을 간호했지만, 얼마 안 가 휴가는 바닥을 드러내고 말았는데요, 회사 사장에게 이런 고충을 털어놓자 사장은 아빠를 이해한다며 한 가지 제안을 했습니다.
'중병에 걸린 자녀가 있는 부모에 대한 휴가 기부' 법안이 만들어졌는데 이용해보자는 거였습니다. 아픈 아이가 있는 직원을 위해 동료들이 자신의 휴가를 넘겨주는 방식이었는데요, 두 달 후, 놀랍게도 아빠는 무려 350일의 휴가를 선물 받았습니다.
동료들이 기꺼이 짐을 덜어준 덕에 딸을 돌보는 데에만 전념할 수 있게 된 겁니다. 그 결과 암 판정을 받은 지 1년이 지난 지금, 이제 5살이 된 딸은 다시 유치원을 다니고 있습니다.
아빠가 내내 옆에서 머물며 지켜준 덕분에 병세가 차도를 보여 올해 초에는 휴가 기부자들에게 일일이 감사의 편지까지 썼다는데요, 이 부녀를 살린 휴가 기부 법안은 질병이나 장애, 사고로 인해 보살핌이 필요한 20세 이하의 자녀가 있는 동료에게 직원이 사장의 동의 아래 자신의 대체휴가나 연차휴가를 기부할 수 있는 법안으로 지난해 5월부터 시행돼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휴가를 기부받은 직원은 직장을 나가지 못하는 동안에도 급여도 받고 근속 연수도 채우며 전과 똑같은 혜택을 유지할 수 있고, 또한 회사로서는 직원을 퇴사시키지 않고 보듬어 안아줄 수 있는 참 따뜻한 아이디어인데요, 진정한 상생이란 이런 것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