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실에 반대하는 공화주의자로서 선약이 있다는 핑계로 영국 여왕에 대한 충성맹세를 거부한 제레미 코빈 노동당수가 충성맹세가 예정된 시간에 스코틀랜드에서 하이킹을 즐긴 것으로 드러났다.
1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 등에 따르면 코빈 당수는 지난 8일 열린 추밀원 위원 취임식에 참석하는 대신 스코틀랜드로 하이킹을 떠났다.
선약을 이유로 취임식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밝힌 코빈 당수는 영국에서 가장 높은 산인 스코틀랜드의 벤네비스산 인근에서 아내와 함께 머물며 한 레스토랑에서 피시앤칩스와 음료수를 마시다가 인근 주민에게 목격됐다.
추밀원은 영국 여왕에게 정치적 자문을 하는 고위 정치인의 전통적 모임이다.
코빈 당수는 추밀원 취임 절차에서 충성선서를 할 때 여왕에게 무릎을 굽히고 여왕의 손에 키스하는 행동에 거부감을 드러낸 바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코빈이 추밀원 위원 취임식에 불참하자 왕실 보좌관들이 코빈 당수에 대해 추밀원 위원들에게 붙이는 경칭을 사용하지 말라며 반발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영국 총리관저가 실수로 여왕이 코빈의 추밀원 위원 임명을 승인했다고 성명을 내면서 영국 의회 홈페이지에 게재된 코빈의 이름 앞에 추밀원 위원 경칭을 붙인 데 따른 것이라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이에 따라 코빈은 다음 달 열리는 차기 추밀원 위원 회동까지 영국 정보당국의 브리핑을 못 받게 될 전망이다.
영국 왕실의 코빈에 대한 처우는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에 대한 처우와는 대조적이다.
캐머런 총리는 2005년 보수당수에 당선됐을 때 추밀원 위원 취임식에 불참했는데도 8일 만에 추밀원 위원으로 선임됐다.
정식 취임은 3개월 후에 했다.
코빈은 앞서 추밀원에 참여하겠다고 밝힌 만큼, 여왕에게 선서하지 않고 취임하는 방법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추밀원령에 따르면 영연방 국가의 총리나 국외에 있는 정치인 등은 여왕 앞에서 선서하지 않고 추밀원에 가입할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