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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현실화된 동북아 군비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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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군 63만 1천여 명, 북한군 120만여 명, 중국군 233만 3천여 명, 일본 자위대 24만 7천여 명 (2014 국방백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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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가 공식적으로 밝힌 동북아 각국의 병력 현황입니다. 여기에 미군 149만 2천여 명, 러시아군 84만 5천여 명까지, 동북아와 관련 있는 국가의 병력까지 합치면 동북아는 가히 세계 최대의 병력 집결지라 할 수 있습니다.

국방부에 따르면 각국이 쏟아붓는 국방비도 엄청납니다. 미국 5,810억 달러, 중국 1,294억 달러, 러시아 700억 달러, 일본 477억 달러, 한국 344억 달러 순입니다.(2014년 기준, IISS)

자료는 조금 다르지만 스톡홀름 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2014년 현재 국방비 지출 순위가 미국 1위, 중국 2위, 러시아 3위, 일본 9위, 한국 10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국방비 최대 지출국 10위권 안에 동북아 또는 관련국이 5개국이나 됩니다. 동북아에서 얼마나 치열한 군비 경쟁이 이뤄지는 지 볼 수 있는 자료들입니다.

앞으로도 이런 추세는 더했으면 더했지 완화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SIPRI는 2015연감에서 동북아의 국방비 경쟁을 분석했습니다. ‘피벗 투 아시아’로 대표되는 미국의 국방 정책이 우선적으로 꼽혔습니다. 아태 지역의 ‘재균형‘ 상태를 위해 미국이 이 지역에서 동맹국과 군사적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중국은 주변국과 영토 분쟁 때문에, 일본은 아베의 국방에 대한 포괄적인 개혁 정책으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유럽과 갈등을 겪으면서 동북아와 전략적 관계를 강화하면서 군비를 늘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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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최근 일본의 아베 정권이 안보법안을 밀어붙이면서 자위대의 역할 확대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군비도 늘어나게 됩니다. 일본을 시작으로 동북아에서 본격적으로 군비 확장 경쟁이 벌어질 것이라는 예상은 벌써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당장 각국이 내년도 국방예산을 증액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2016년도 방위예산을 금년 대비 2.2% 증액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방위청의 요구 예산은 역대 최대 규모인 5조 911억 엔, 이 요구가 의회에서 그대로 받아들여지면 사상 처음으로 일본의 방위예산이 5조 엔을 넘는 것이라고 일본 언론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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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도 만만치 않습니다. 전승절 열병식을 통해 첨단 군사력을 과시한 중국은 국방 예산도 엄청나게 쓰고 있습니다. 군사 정보 컨설팅 전문업체인 IHS 제인은 2010년 1,340억 달러를 국방비로 썼던 중국이 2020년까지 이보다 두 배 규모인 2,600억 달러를 투입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연합뉴스 9.6.)

우리는 어떨까요? 내년도 예산안 가운데 국방예산은 38조 9천556억 원으로 책정됐습니다. 전년도 보다 1조 5천억 원, 4%가 증액된 액수입니다. 내년 예산 총지출 증가율 3%를 넘어섰습니다. 무기체계 획득 개발을 위한 방위력 개선비는 올해 보다 무려 6.1% 증가했습니다.

또 병력과 현존 전력의 운영 유지를 위한 전력운영비가 3.2% 늘어납니다. 북한의 군사비는 정확히 나오지 않지만 ‘핵 경제 병진’ 노선을 천명하면서 핵 개발이나 미사일 개발에 많은 노력을 경주하는 만큼 만만치 않은 군사비 지출이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뿐 아닙니다. 동북아와 직접 연관이 있는 미국도 국방비 증액에 나섭니다. 1일 미 하원이 국방수권법안을 가결하면서 내년도 국방예산 규모가 6,120억 달러로 확정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물론 일부 비용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은 있지만 일단 미국의 국방비도 증액되는 경향을 보이는 것은 분명합니다. 여기에 지금은 유가 하락으로 차질이 빚어졌지만 러시아도 오는 2020년까지 3,510억 달러를 투입해 군 현대화 작업을 벌이겠다는 계획입니다.

이렇게 동북아 각국 뿐 아니라 주변국들도 모두 국방비 증액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라고 홀로 뒤떨어질 수는 없어 더 우려되는 현실입니다. CIA의 월드 팩트북을 보면 GDP 대비 국방비 비중이 가장 높은 나라는 남수단으로 무려 10.32%나 됩니다. 이어 이라크 8.7%, 오만 8.61% 순입니다.

앞서 SIPRI의 국방비 지출 순위 10대국을 이 자료에 대입해 보면 사우디 아라비아가 7.98%로 가장 높고, 미국 4.35%, 러시아 3.49%, 한국 2.80%, 영국 2.49%, 인도 2.40%, 중국 1.99%, 프랑스 1.80%, 독일 1.35%, 일본은 0.97% 순으로 나타납니다. 한국은 국방비 지출액으로 보면 10위권인 데, GDP 대비 국방비 비중은 10대국 안에서 4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 자료를 통해 지금처럼 동북아에서 국방비 경쟁이 지속될 경우 중국이나 일본은 아직도 상당히 증액할 여유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GDP 대비 국방비가 3% 선을 넘어서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증액에 한도가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무턱대고 동북아 내 국방비 경쟁을 따라가다가는 황새를 따라 하려는 뱁새 꼴이 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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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예산안을 보면 우리 국방의 현실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고고도 무인정찰기 확보, 패트리어트 미사일 성능 개량, 미래전 수행 능력 강화를 위한 전술정보 통신 체계, 차기 군 위성통신 체계 확보 같은 방위력 개선비가 대폭 증액됐습니다. 여기에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 전력을 구축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고, 북한의 비대칭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킬 체인도 구축해야 합니다.

반면 아직도 병력 운용을 위한 예산도 계속 늘려야 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사병들의 봉급도 올려야 하고, 방탄복 같은 개인 장구 지급도 안 된 사단이 많습니다. 국방부도 병력 1인당 국방비가 5,300 달러로 세계 48위에 그치고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미군은 무려 4만 500 달러, 세계 2위입니다.

국방부는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7.0%의 국방비 증액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쯤에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합니다. 우리 군의 병력은 적정 수준인가? 우리 군의 계급 구조는 정상적인가? 우리 군은 과연 미래전에 적합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가? 이런 기본적인 의문들에 국방부는 대답해야 합니다.

지금의 동북아 사정을 보면 국방비의 증액은 어쩔 수 없는 요구일 수도 있습니다. 남북 대치 상황에서 국방비 유지는 중요합니다. 그러나 그 이전에 투명한 사용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장기적으로 역풍을 맞을 수도 있습니다.

예컨대 국민들의 비난을 사고 있는 방위산업 비리가 지속된다면 어느 누구도 내 세금을 기꺼이 국방비로 쓰라고 주려하지 않을 것입니다. 건군 67주년 국군의 날을 맞은 우리 군, 이제 다시 한 번 되돌아보고 앞으로 어떤 방향을 설정할 지를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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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기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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