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의 첫 국빈 방문을 앞둔 중남미 자메이카에서 옛 식민시절 노예 배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다시 나오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카리브 공동체(CARICOM) 배상 위원회의 힐러리 베클스 위원장은 자메이카 일간 '자메이카 옵서버'에 낸 기고에서 캐머런 총리의 선조가 18세기 노예 무역에 관여한 점을 거론하면서 노예 배상 논의 개시를 요구했다.
웨스트인디대학 부총장인 베클스 의장은 "당신(캐머런)은 우리 조상을 노예로 만든 당신 선조의 죄악으로부터 특권을 얻고 부를 축적한 자메이카 땅의 손자"라고 지칭했다.
이어 "우리는 거저 주는 시혜나 부적절한 굴복을 원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단지 이 상황에 대한 당신 몫의 책임을 인정하고 명예회복과 관계 개선을 위한 공동 프로그램에 참여를 위해 움직여달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리 국민의 끊임없는 고통은 영국이 이를 경감해야 하는 의무만큼이나 크다고 강조했다.
자메이카 배상위원회 의장인 베레네 세퍼드 웨스트인디대 교수도 현지 일간 자메이카 글리너에 낸 기고에서 캐머런 총리의 명백한 사과를 촉구했다.
자메이카 의원인 마이크 헨리도 이 신문에 캐머런 총리가 노예 배상 문제를 꺼내지 않으면 그의 방문과 관련된 행사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노예 배상 문제가 의제에 있지 않다면 캐머런에게 등을 돌릴 것"이라며 "배상 요구안이 의회에서 반대 의견 없이 승인된 점에 비춰보면 캐머런 환영 행사에 참석하는 사람들은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앞서 포르티아 심슨 밀러 자메이카 총리는 2013년 유엔에서 영국에서 노예 배상 논의를 요구했으나 영국으로부터 거절당했다.
영국 총리실 관계자는 "이 사안은 자메이카의 오래된 관심사이며, 영국 정부도 보상은 적절한 방법이 아니라는 역대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총리의 입장은 미래에 초점을 맞추기를 바라는 것"이라며 "카리브 해 국가들의 경제 성장에 영국이 할 수 있는 역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