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가 27억 달러(3조 2천억 원)나 쏟아 부은 최첨단 정찰기 JLENS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좀비 비행선'이 됐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이 최첨단 정찰기의 명칭은 JLENS(Joint Land Attack Cruise Missile Defense Elevated Netted Sensor)로, 거대한 비행선을 이용한 공중 레이더 감시 방식인 지상요격 미사일방어망 감시 합동시스템입니다.
이 비행선을 개발한 미국 방위산업체 레이시온은 JLENS가 순항 미사일이나 무인 항공기(드론)를 포착할 수 있고, 고도 1만 피트(3㎞)에 위치해 주변 550㎞를 감시할 수 있다고 자랑해왔습니다.
하지만, 지난 4월 워싱턴D.C.에 시험 배치된 JLENS는 엿새 뒤 플로리다의 집배원인 더글러스 휴즈(61)가 1인승 프로펠러를 타고 의회서쪽 잔디밭에 착륙했는데도 이를 탐지하지 못했다고 신문은 전했습니다.
특히 휴즈가 탄 1인승 프로펠러는 비행이 엄격히 제한된 수도 워싱턴D.C. 상공을 30마일이나 지나갔는데도 JLENS는 이를 제대로 식별해내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LAT는 이후 국방부 작전실무평가분석국과 연방 회계감사원, 국방 전문가·과학자, 전·현직 군장성 등과 인터뷰와 추적 취재를 병행한 결과, JLENS가 '좀비 비행선'임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신문에 따르면 JLENS는 우선 운용 테스트에서 비행물체를 추적하거나 아군기와 적군기를 식별하는 능력이 현격히 떨어졌습니다.
국방부 작전실무평가분석국은 2012년 보고서를 통해 JLENS가 믿을 만한 정찰시스템이 아니라고 결론을 내렸으며, 소프트웨어 결함으로 항공방위 네트워크와의 소통이 이뤄지지 않은 사례도 적지 않다는 것입니다.
또 유인 정찰기 4∼5기가 담당할 영공을 JLENS 1기가 30일간 지속적으로 감시할 수 있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불가능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게다가 전투 지역에서 몸집이 큰 비행선이 기상악화로 착륙을 하게 될 경우 적에게 발각돼 공격받을 가능성이 현저히 높다는 점에서 실효성이 없습니다.
이러한 장애 요인을 극복한다고 하더라도 실전 배치를 하기에는 엄청난 경비가 소요된다는 점에서 한마디로 이 비행선은 실효성이 없다고 신문은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이 비행선 개발 계획은 2010년 군 지휘부가 폐기처분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비행선이 생명 연장을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로비와 추잡한 거래가 있었다고 신문은 밝혔습니다.
레이시온은 당시 의회를 상대로 내로라하는 로비스트를 총동원했습니다.
국방부는 당시 미군 합동참모본부 부의장인 제임스 E.카트라이트 해병대 사령관을 앞세웠습니다.
이 같은 전방위 압박수비에 힘입어 JLENS 개발계획은 2011년 가까스로 살아났습니다.
카트라이트 소장은 5개월 뒤 퇴역하자마자 레이시온에 입사해 이사회 멤버로 기용됐습니다.
2014년 말까지 카트라이트 전 소장에게 지급된 봉급만 82만 8천 달러에 달했다고 신문은 전했습니다.
신문은 "로비와 검은 거래로 애초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비행선이 햇빛을 보게 되면서 국민 혈세가 낭비됐다"고 덧붙였습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