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제네바 유럽 유엔본부에서 21일(현지시간)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 북한 인권 패널 토론회에서 북한의 인권상황 개선을 위해서는 반인도적 범죄의 책임 규명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강력하게 제기됐다.
토론자로 나온 마르주키 다루스만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은 북한 인권상황 개선을 위한 구체적 방법론을 묻는 회원국들의 질의에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가 발표되고 유엔총회와 인권이사회의 대북 결의가 계속 채택되고 있지만 북한의 변화가 별로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다루스만 특별보고관은 특히 "북한 인권상황 개선을 위해서는 반인도적 범죄 책임자 규명을 위한 체제가 수립돼야 한다"면서 "이제 북한에 대해 행동할 시점이며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패널 토론자로 나온 `감춰진 수용소'(The Hidden Gulag)라는 북한 정치범 수용소 내 인권 상황 보고서의 저자인 미국 인권운동가 데이비드 호크 역시 "책임자 규명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북한은 국제사회의 이런 우려를 깊이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대표는 회의 발언을 통해 "북한이 납치한 일본인들을 일본으로 돌려보내 가족들이 재결합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일본 국민의 의지"라면서 "납치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양국 관계는 결코 원만하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중국 대표는 "대화로 문제를 해결해야 하며, 북한의 핵문제 해결을 위해 6자 회담을 재개하는 것이 남북과 동북아 평화공존을 위해 필요하다"고 북한 인권 문제와는 다소 동떨어진 발표를 했고, 쿠바 대표만이 북한 인권만을 주제로 패널 토론을 하는 데 대해 불만을 피력했다.
북한 최명남 주 제네바 북한대표부 차석대사는 토론에 앞서 "이번 패널토론은 미국이 주도하는 적대적 세력이 북한을 겨냥한 음모의 산물"이라며 "일본과 유럽연합(EU) 역시 지난 2003년부터 각종 결의안을 주도하며 미국의 편을 들고 있다"고 비난했다.
최 차석대사는 또 "일본은 과거의 반인도적 범죄를 인정하지 않아 국제적 비난을 받고 있다"면서 "우리나라에 '남의 일에 신경 쓰지 말고 자신 일이나 잘하라'는 속담도 있다"고 일본을 겨냥했다.
이에 패널토론 사회를 맡은 마이클 커비 전 북한 COI 위원장은 "이번 토론회가 열린 것은 국제사회의 행동을 촉구하기 위한 것"이라며 "북한 대표가 답변을 통해 `네 일이나 잘하라'라고 말한 것은 적절한 표현이 아니며 북한은 오히려 기본적 권리인 전화·서신교류 등 통신권이라도 보장하라"고 말했다.
한편, 북한의 리흥식 외무성 순회대사는 패널 토론이 끝나고 나서 인권 이사회 회의장에서 즉석 기자회견을 열어 "유럽에 수십만 난민이 몰려온 문제는 논의하지 않고 무려 3시간여 동안 북한 인권 문제만 논의했다"면서 "공정성과 객관성을 결여한 이중 기준이 적용되는 유엔 회의에 계속 참여할지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비정부기구(NGO)인 유엔워치 대표로 패널 토론에서 발언 기회를 얻은 21세 탈북 여대생 박연미 씨는 "북한이 나를 가짜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북한에 아직 있는 친인척들이 내 발언 때문에 고통받고 있고 그것 때문에 가슴이 아프다"면서 "주민을 헐벗고 굶주리게 하는 북한 정권의 반인권행위 중단을 계속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