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집단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안보관련 법률의 제·개정 완료를 앞두고 여야가 팽팽한 대치로 진통을 반복했다.
16일 아베 정권은 올해 7월 중의원 본회의를 통과한 11개 안보관련 법률 제·개정안의 참의원 표결을 향한 절차를 서둘렀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집권 자민당 다니가키 사다카즈(谷垣禎一) 간사장은 연립 여당인 공명당의 이노우에 요시히사(井上義久) 간사장과 회담하고 참의원에서 심사 중인 안보법안의 입법 절차를 금주 내로 마무리하자는 데 합의했다.
또 자민당과 공명당은 차세대 당을 비롯한 군소 야당 3당 당수와 회담을 열었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자위대의 국외 파견에 관한 제어장치로서 국회의 관여 강화를 담보하는 각의 결정이나 부대결의(법안에 의견이나 희망사항을 표명해 첨부하는 결의, 법적 구속력이 없음)를 하기로 합의했다.
이와 관련해 아베 총리는 "민주적인 통제를 확실히, 틀림없이 하고 싶다"고 강조했고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이들 야당이 합의에 참여한 것을 염두에 두고 "표결 강행이 아니라는 것이 명백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여당이 이날 참의원 평화안전법제특별위원회에 아베 총리가 출석한 가운데 질의를 마무리하고 특위 내 표결을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민주당을 비롯한 5개 야당은 긴급 대책회의를 열었다.
이들은 내각 불신임안이나 아베 총리 및 주요 각료에 대한 문책결의안을 제출하는 것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안보관련법 강행 입법을 저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불신임안이나 문책 결의안이 제출되면 관련 서류를 복사해 배부해야 하며 안건의 취지 설명과 표결 등의 과정을 포함해 각 안건을 처리하는데 길게는 몇 시간까지 걸릴 수 있다.
의석수의 한계로 야당의 결의안이나 불신임안은 가결될 가능성은 없으나 이런 시도는 안보법안의 표결을 늦추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야당은 안보법안 표결이 이번 주말부터 23일까지 이어지는 연휴 이후가 되도록 시간을 끌려는 것으로 보인다.
안보법안에 대한 반대 여론이 거세기 때문에 연휴 기간 대규모 시위가 열리면 이는 아베 정권에 대한 상당한 압박이 될 수 있다.
여당은 이런 상황을 피하기 위해 연휴 전 마지막 평일인 18일 오후 늦게라도 참의원 본회의에서 법안에 대한 표결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노이케 요시타다(鴻池祥肇) 참의원 평화안전법제 특별위원회 위원장은 16일 오후 특위 개회에 앞서 이사회를 열었으나 여야의 팽팽한 대립으로 개회와 휴회를 반복했다.
야당 의원들은 고노이케 위원장이 이사회실에서 특위 회의장으로 이동하지 못하도록 통로를 점거하고 "폐안"(廢案, 법안 폐기), "제대로 심의해달라"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날 일본 국회의사당 주변에서는 전날에 이어 안보법안의 강행처리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주최 측 추산 1만 명이 훨씬 넘는 인파가 집결해 "지금 즉시 폐안", "표결 강행 절대 반대" 등을 외쳤다.
가나가와(神奈川)현 요코하마(橫浜)시에서는 안보법안 관련 공청회가 열렸고 회의장 주변에서는 법안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몰려 경찰과 몸싸움을 하거나 도로에 눕는 등 격렬하게 항의했다.
교토(京都)시에서는 교토변호사회의 주최로 안보법안에 반대하는 10시간 연속 '마라톤 연설' 대회가 열렸다.
오사카(大阪)에서도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안보법안 표결에 반대하는 행진이 펼쳐지는 등 전국 각지에서 반대 시위가 이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