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수진/사회자:
정부가 전업주부의 2세 이하 자녀가 어린이집에 다니는 시간을 제한하겠다고 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인터넷에서는 이런 전업주부를 또 이른바 ‘맘충’이라고 표현하면서 비난하는 댓글도 쏟아지고 있는데요. 보건복지부 취재하는 심영구 기자와 이 문제 짚어보겠습니다. 심영구 기자 어서 오십시오.
▶ 심영구 SBS 기자: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이런 맘충이라는 단어까지 나왔어요?
▶ 심영구 SBS 기자:
요즘 혐오라는 정서가 만연하고 있다 이렇게 생각이 되는데 ~하는 충이라는 게 혐오의 접미사처럼 쓰이고 있습니다. 말씀처럼 누구누구 엄마를 요즘에는 인터넷에서는 누구누구 맘이라고 표현하는데 여기다가 일베충, 설명충 하는 충자, 벌레 충자를 합쳐서 혐오하는 표현이 됐는데 맘충이라고요. 주로 공공장소에서 아이 데리고 민폐 끼치는 엄마들을 가리켜서 맘충이라고 주로 부른다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정말 일부 몰상식한 행동에서 우리 모두가 눈살이 찌푸려지는 건 사실인데 맘충이라는 표현까지 나오는 건 심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전업주부를 모두 맘충이라고 하는 건 아닐 텐데요. 이번 어린이집 이용시간 제한 부분과 어떤 연관이 있는 걸까요?
▶ 심영구 SBS 기자:
관련 기사가 주말 중에 많이 나왔는데 기사에 달린 댓글들을 쭉 보면 전업주부가 왜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기냐. 이런 댓글이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받았는데. 이런 정서입니다.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기는 전업주부들은 대낮에 카페나 백화점 등에서 시간 보내면서 놀고 있고 남편이 뼈 빠지게 벌어오는 돈으로 놀러 다니고 애는 보기 싫어하고 이런 가상의 여성을 설정해서 이런 여성이 있기도 하겠죠. 전업주부와 등치시키는 건데요. 전업주부 자녀의 어린이집 이용시간을 제한한다니까 당연히 그래야 한다면서 어린이집에 자녀 맡기는 전업주부는 놀면서 애 보기 싫어하는 그런 여성이라면서 맘충 이렇게 표현하는 거고요. 아이 데리고 민폐 끼쳐도 맘충이고 아이 맡겨놓고 놀고 있어도 맘충이고 논리적으로는 맞지 않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런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는 거죠. 이게 발단이 된 게 내년부터 복지부가 시행하겠다는 맞춤형 보육 아니겠습니까. 이게 어떻게 달라진다는 거죠?
▶ 심영구 SBS 기자:
지금은 12시간 이내에 종일제로 모두 운영합니다. 그렇다고 모두 12시간 보내는 건 아니거든요. 9시에 보내서 오후 3시나 5시에 데리고 오는 부모도 많은데요. 실제로 이렇게 하니까 모두 12시간제로 할 게 아니라 일부는 부모의 수요에 맞게 6시간에서 8시간 정도로 줄이자 이런 게 맞춤형 보육입니다. 지금은 그리고 어린이집에 가는 아이 수대로 모두 다 종일제로 간다고 하고 보육료를 지급하고 있는데 맞춤형 보육으로 가면 종일제 몇 명, 맞춤제 몇 명 이렇게 지급한다는 거고요. 그러면 맞춤제는 종일제의 80% 수준으로 보육료를 지급하기 때문에 그만큼 어린이집에 가는 돈은 줄어들게 되고 예산이 절감된다. 어린이집 같은 경우는 수입이 줄어드니까 반발하고 있죠.
▷ 한수진/사회자:
전업주부 자녀 어린이집 이용 시간 제한하는 건 이 제도와 어떻게 연결이 되는 건가요?
▶ 심영구 SBS 기자:
정부가 공식 발표한 건 아닌데 국회에 제출한 예산안에 보면 이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을 보면 영유아 보육료 부분에서 종일제는 80% 맞춤제는 20%를 편성했습니다. 지금은 100% 종일제니까 내년에는 결국은 종일제는 80%로 줄이고 대신 나머지를 20%를 맞춤제를 선택하게 한다는 건데요. 시범사업을 하고 있는데 맞춤제를 원하는 부모가 거의 없었습니다. 90% 이상이 종일제를 원하고 있었고요. 원하는 사람이 적으면 선발을 해야겠죠. 장시간 보육이 필요한지 증명을 하게 하고 우선순위에 따라서 정하게 한다는 건데 그러면 맞벌이 부모가 우선 종일제에 해당이 될 것이고요. 전업주부는 밀려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죠. 전업주부라고 명시한 건 아니지만 맞춤형 보육에서 맞춤제를 적용받는 타겟. 즉 이용시간 제한 대상은 전업주부가 될 것이라는 결론이 나옵니다.
▷ 한수진/사회자:
사실 지금은 물러났지만 문형표 전 복지부 장관이 올해 초에 그런 비슷한 얘기 했잖아요. 전업주부처럼 불필요하게 어린이집에 보내는 수요 줄여야 한다 이런 얘기 했었죠?
▶ 심영구 SBS 기자:
네
▷ 한수진/사회자:
비슷한 맥락이 될 수 있겠는데요?
▶ 심영구 SBS 기자:
아까 말씀드렸던 맘충이라고 부르는 네티즌들의 정서도 비슷한데요. 장관도 비슷한 얘기를 한 겁니다. 맞춤형 보육에는 이런 정서가 깔려 있습니다. 당시 복지부는 해명 자료를 내고 전업주부의 어린이집 이용 제한을 한다는 건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지만 지금 와서 정책 방향을 쭉 살펴보면 그렇지 않았다는 걸 보여주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지금까지 정부 입장 보면 대놓고 전업주부 이용시간 줄이겠다고 하는 건 아닌데 결국은 전업주부가 이용시간을 제한받게 될 것이다 이런 거네요
▶ 심영구 SBS 기자:
그렇습니다. 정부가 내년 예산을 내면서 맞춤제 20%로 말씀드렸듯이 해놓고 책정한 예산이 15만 명 아이들 15만 명 어치입니다. 그런데 지금 어린이집에 다니고 있는 전업주부의 2세 이하의 자녀수가 15만 명 정도입니다. 공교롭게도 두 개의 숫자가 같거든요. 정말 공교로운 일일지 저는 의심스럽고요. 공교로운 게 아니라 정부가 전업주부, 어린이집에 다니는 전업주부의 2세 이하의 자녀수가 15만 명이라는 점을 노리고 이렇게 예산을 책정했다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숫자는 분명히 말을 해주고 있는 거네요. 그런데 지금 어린이집 평균 이용 시간을 보면 종일반으로 하면 12시간까지인데 평균 7시간 40분 정도. 훨씬 더 줄일 수 있는 거 아닌가요?
▶ 심영구 SBS 기자:
그만큼 실제 이용시간은 적다는 거니까 줄일 수 있는 여지가 있습니다. 그래서 저도 맞춤형 보육이라는 방향 자체가 틀리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는데요. 다만 편차가 있어서 맞벌이 부모는 더 오래 맡겨야 할 거고요. 외벌이는 상대적으로 덜 오래 맡기게 될 거고요. 또 전업주부라도 여러 가지 사정이 있을 수 있거든요. 다른 자녀가 있다든지 그럴 수 있는데. 현장에서 만나본 전업주부들도 자기들도 8시간이면 적당하다 아니면 7시간이면 될 것 같다 이런 이야기를 하거든요. 다만 정부가 설명도 없이 20%를 무조건 할당하고 결론적으로는 전업주부를 타겟으로 한다니까 화가 나는 거고요. 예산이 많이 들어간다니까 이를 절감하는 것도 동의할 수 있는데 마치 전업주부가 예산 잡아먹는 것처럼 매도되는 것도 속상하다는 거고요. 또 오해 중에 하나가 어린이집 보내지 않았던 부모들이 무상 보육 하면서 많이 보내게 됐다. 특히 전업주부들도 보내지 않아도 되는데 보내게 됐다 이런 식으로 얘기가 되고 있는데 지금 2세 이하의 영아들 얘긴데요. 어린이집 이용률이 2011년 무상보육 하기 전에 28%였는데 2014년 작년에 35%입니다. 7%정도 늘었는데 많다면 많은 거겠지만 뒤집어보면 65%는 가정양육을 하고 있다는 거거든요. 가정양육을 하고 있는 상당수는 전업주부일 겁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렇겠죠 아무래도. 아직도 65%가 가정양육이에요.
▶ 심영구 SBS 기자:
2세 이하는요.
▷ 한수진/사회자:
2세 이하의 경우에는. 그래서 심 기자가 취재파일로 쓴 거 보니까 무상교육 도입과 관련해서 정부가 첫 단추를 잘못 끼운 거 아닌가 하는 지적이 있던데 어떤 얘긴가요?
▶ 심영구 SBS 기자:
2013년 3월부터 전면 무상보육이 도입이 됐는데요. 그때 예산이 폭발적으로 늘어났습니다. 원래는 그 전까지 그러진 않았는데 당시 정부 여당이 그렇게 공약하고 시행했던 건데 그때 국가가 보육을 책임지겠다면서 안심하고 보내라고 했던 거거든요. 그런데 그래도 2세 이하 영하는 말씀드렸듯이 그렇게 많이 보내지도 않았습니다. 기껏 보낸 게 지금의 15만 명 정도인데 딱 전업주부 엄마들을 겨냥해서 너희가 불필요하게 보내고 있으니까 보육 시간 줄여라. 저 같아도 열 받을 거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지금까지 얘기 종합하면 정부가 불과 3년 만에 전면 무상 보육을 맞춤형 교육으로 바꾸는 거데 그런 얘기는 솔직하게 하는 것 같지 않네요.
▶ 심영구 SBS 기자:
저도 이런 표현을 그렇게 좋아하진 않지만 국민이 바보는 아니거든요. 무상보육을 섣불리 도입했다가 사실상 되돌리게 되는 건데 맞춤형 보육이라는 미명 아래 말이죠. 맞춤형 보육 방향이 잘못되지는 않았지만 솔직하게 고백하고 지금 부모의 상황과 수요에 맞게 도입하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고 보고요. 장관이든 필요하면 나와서 설명을 하고 맞춤형 보육 도입의 필요성을 얘기를 하고 누구를 타겟으로 삼거나 억울하게 욕먹게 하지 않으면서 정책을 바꿔나가고 그래야 공감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부가 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네요.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SBS 심영구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