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업데이트]
<앵커>
글로벌 업데이트 시간입니다. 오늘(12일)은 미국 워싱턴을 연결하겠습니다.
이성철 특파원! (네, 워싱턴입니다.) 지금 미국은 대선전이 한창 달아오르고 있는데 공화당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의 열기가 생각보다 대단하다고요?
<기자>
네, 요즘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를 빼고는 정치 이야기를 하기가 힘들 정도입니다.
공화당 대선 후보군 중 선두 주자죠? 미국 정치 무대의 중심에 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SBS 취재진이 찾아가봤습니다.
네, 이틀전 워싱턴의 미 의사당 앞 모습입니다.
티파티 계열 보수 단체가 이란 핵 협상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습니다.
그런데 이자리에 공화당 대선 주자들이 등장했습니다.
44살의 젊은 나이로 출사표를 던진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 그리고 알래스카 주지사를 지낸 새러 페일린, 대선주자는 아닙니다만 역시 연단에 섰습니다.
그런데 누군가 모습을 나타내자 환호성이 터지며 분위기가 달아 올랐습니다.
누구일까요? 도널드 트럼프죠.
부동산 재벌 출신으로 공화당 초반 경선 돌풍의 주인공입니다.
트럼프가 대선전에 뛰어든 뒤 수도 워싱턴 DC에 처음 입성한 만큼 취재진들 관심도 뜨거웠습니다.
CNN과 MSNBC 뉴스 채널이 현장 중계를 하며 인터뷰를 하기도 했습니다.
한국과 일본 취재진들도 뛰어들어서 이란 핵 협상에 반대하면 북핵은 어떻게 할거냐, 당선된다면 북한의 김정은 비서를 만날 거냐 이런 질문들을 던지기도 했습니다.
폭염 속에 저희 SBS 취재진도 코앞까지 근접 취재를 나섰는데요, 트럼프는 북한 핵무기를 어떻게 할 거냐는 일부 취재진의 질문에 "협상에 기본적으로 반대할 것"이라고 짧게 답변했습니다.
내년 여름 공화당 후보 선출, 또 11월 본선까지 1년 넘는 시간이 남았기 때문에 사실 이런 질문들은 우물 가서 숭늉찾는 격으로 성급한 감도 없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의 한마디 한마디가 뉴스를 장식하는 뉴스메이커입니다.
트럼프 신드롬의 한 단면이었습니다.
<앵커>
말씀하신 것처럼 움직이는 뉴스메이커인데, 잇단 여성 비하 발언으로 말이 많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미국의 정치, 워낙에 젊잖죠.
의회에서 장시간 연설 대결은 있어도 삿대질이나 고성이 오가는 일은 없는데요, 그런 반면에 정치인들이 솔직하지 못하고 위선적이라는 게 유권자들의 불만인 것 같습니다.
'아웃사이더'인 트럼프는 기성 정치인들과 달리 할말을 한다, 이런 점이 유권자들에게 호소를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트럼프는 싸움닭처럼 경쟁 주자들을 물어뜯고 가식을 벗겨내면서 주가를 올리고 있습니다.
문제는 너무 나간다는 겁니다.
이번에 또 물의를 일으켰는데요, 말씀하신대로 CEO 출신 여성 주자인 칼리 피오리나의 외모를 비하했다가 구설에 올랐습니다.
한 잡지와 인터뷰 도중에 피오리나가 TV에 등장하자 "저 얼굴읕 봐라! 누가 투표를 하겠냐? 저런 얼굴이 우리의 다음 대통령이라고 상상할 수 있겠냐?"고 막말을 늘어놓았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얼굴이 아니라 페르소나, 즉 외적 인격에 대해 한 말"이라고 둘러댔는데요, 앞서 첫 TV 토론 때는 폭스뉴스 여성 앵커 메긴 켈리에 대해서 생리적 현상을 암시하는 여성 비하성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트럼프는 최근 CNN 조사에서 32%의 지지율로 선두를 달리고 있습니다.
신경외과 의사 출신인 벤 카슨이 19%, 대통령 가문 출신의 젭 부시는 9%로 한자릿수에 그쳤습니다.
다음주 수요일 2차 TV토론이 열리는데 트럼프 신드롬이 더 확산될지 열기가 한풀 꺾일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앵커>
네, 이 특파원. 이제 정책 문제 살펴 보죠. 이란 핵 협상을 둘러싼 미 의회와 대결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승기를 잡았는데 다음은 북핵 아니냐, 뭐 이런 관측도 나오고 있다면서요?
<기자>
네, 의회를 장악한 공화당이 오바마 대통령의 이란 핵 협상을 무산시키겠다, 이렇게 별렀는데, 결국 표 대결에서 밀렸습니다.
앞서 트럼프가 나왔던 집회도 이 표 대결을 앞두고 마지막 순간에 의회를 압박하는 차원에서 열린 집회였는데요, 같이 한 번 들어보시겠습니다.
[고든 폴/오하이오 : (백악관은 신뢰가 아닌 검증에 기반했다고 하지 않습니까?) 전례를 보면 어떠한 합의에 대해서도 유엔이 검증을 제대로 했다는 기록이 없습니다. 나아질 것 같지 않아요.]
오하이오에서 달려온 시민입니다.
이란 말만 믿고 유엔 산하 IAEA 같은 국제기구가 제대로 검증할 수 있겠냐는 의구심을 드러낸 거죠.
이란이 뒤로는 핵무기 개발을 할 거라는게 공화당 의원들 생각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오바마 행정부가 이 논리를 깨는데 북한 핵을 내세웠습니다.
존 케리 국무장관이 입장을 밝혔는데요, 한 번 들어보시겠습니다.
[존 케리/미 국무장관 (지난 2일, 필라델피아) : 북한과의 합의는 4쪽짜리였고 플루토늄만 다뤘습니다. 우리가 이란과 한 합의는 상세해서 159쪽에 이르고,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모든 경로에 적용되는 것입니다.]
제네바 북핵 합의는 불과 4쪽짜리에다 플루토늄만 다뤘는데 이란 핵 합의는 159쪽이나 되고 플루토늄과 우라늄을 다 다뤘다는 것입니다.
케리 장관 뿐 아니라 민주당 의원 등 이란 핵 협상을 지지하는 쪽에선 대부분 이런 논리를 펴고 있습니다.
"북핵 협상은 잘못됐다, 이란은 다르다," 북핵 협상을 이란 핵 협상의 일종의 '대조군'처럼 보는 거죠.
그런데 사실 북핵 협상은 20년 전 제네바 협상만 있는 건 아니고 10년 전인 1995년 6자회담에서 합의한 9.19 공동성명, 또 그 이후에 2.13 합의도 있습니다.
오는 19일이면 9.19 공동성명이 체결된 지 꼭 10주년이 되는데요, "이란 핵 협상에서 성과를 낸 오바마 행정부가 마지막 외교 과제로 북핵 문제 해결에도 나설 것이다", "아니다. 큰 도발만 억제하는 선에서 임기를 마칠 것이다" 관측이 팽팽합니다.
북핵 협상 재개의 물꼬를 터야겠지만, 그러기 위해선 이란 핵협상을 부각시키는 과정에서 워싱턴 조야에 확산된 북핵 비관론부터 깨뜨리는 것이 우리 외교의 급선무가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