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오후 3시 27분께 경남 소방본부 119상황실.
산청군 시천면 한 감나무 농가에서 말벌 집을 제거 해달라는 요청이 접수됐다.
상황실 지령을 받은 산청소방서 산악구조대 이종태 소방관(47·소방위)는 동료와 함께 출동했다.
오후 3시 50분께 현장에 도착한 이 소방관은 같이 출동한 동료가 감나무에 올라 벌집을 제거하는 사이 10여m 떨어진 곳에서 신고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당시 보호장구를 착용하지 않은 이 소방관은 말벌에 왼쪽 눈 부위를 여러 차례 쏘인 뒤 현장에서 쓰러졌다.
말벌은 번식기를 맞아 활동이 왕성해져 독이 바짝 오른 상태였다.
함께 출동한 구조대원에게 응급처리를 받은 이 소방관은 인근 의원으로 옮겨졌지만 혈압이 떨어지고 의식이 없어졌다.
이 소방관은 경남 진주시 경상대학병원에 심정지 상태로 이송됐고 심폐소생술을 실시했지만 끝내 숨졌다.
이 소방관을 담당했던 김성춘 경상대학교 응급의료학과 교수는 과민반응성 쇼크 때문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다.
김 교수는 "과민성 쇼크는 외부에서 들어온 항원에 반응하는 알레르기 반응을 말한다"며 "호흡이 가파지고 혈압이 떨어지는 등 증상이 금방 나타난다"고 말했다.
빠른 시간 안에 적절한 치료를 시행하지 않으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김 교수는 조언했다.
이어 "과민성 쇼크는 음식물 등 요인으로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며 "음식을 먹고 두드러기 등이 나는 것도 과민성 쇼크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또 "최근 말벌에 의한 과민성 쇼크사가 많은 것은 말벌의 침이 꿀벌보다 독성이 강하기 때문이다"며 "말벌 쏘임에 의한 사망사고는 대부분이 과민성 쇼크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증상을 유발한 원인을 정확히 알고 사전에 피해를 방지하는 것이다"며 "이 소방관처럼 수시로 벌 등에 노출될 수 있는 환경이라면 증상 발생 즉시 혈압을 상승시킬 수 있는 휴대용 에피네프린 주사(에피펜)을 가지고 다니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경남소방본부 소속 한 구조대원은 "현재 우리나라는 1급 응급구조사를 제외한 소방대원들은 주사약을 투약하려면 현장에서 의사의 의료지도를 받아야 한다"며 "선진국처럼 현장에서 구조대원들이 판단해 에피네프린 주사 등 간단한 응급치료를 할 수 있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경남소방본부는 9일 이종태 소방관 영결식을 가졌다.
1계급 특별승진과 함께 국가유공자로 지정된 그는 대전국립묘지에 안장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