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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방미에 그림자 드리워져…교황 오고 대선주자들은 별러

오바마 '대중 협력' 강조 속 남중국해·해킹 놓고 각 세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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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하순 미국 워싱턴 D.C.를 국빈 방문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일정'과 '동선'이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9일(이하 현지시간) 워싱턴 외교소식통들에 따르면 시 주석은 오는 22일 미국 북서부 산업도시인 시애틀에 들른 뒤 24일께 수도 워싱턴 D.C를 방문하고 26일께 유엔 정기총회가 열리는 뉴욕으로 향할 예정이다.

오는 28일 시 주석의 유엔총회 연설 일정을 감안하면 최소 일주일이 넘는 '장기 방문'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시 주석의 이번 방미는 첫 국빈 방문이라는 상징성을 띠고 있어 새로운 관계를 모색 중인 양국으로서는 매우 의미 있는 외교 이벤트가 될 전망이다.

국가 정상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21발의 예포 발사와 의장대 사열, 그리고 백악관에서 대대적 국빈만찬이 예고돼 있다.

그러나 이번 방미를 앞두고 곳곳에서 순탄치 못한 기류가 형성되고 있어 상징성과 의미에 걸맞은 '화려한 방미'로 귀결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난 3일 베이징 열병식 이후 중국의 '군사 굴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남중국해와 사이버·해킹문제를 둘러싼 양측의 힘겨루기가 심화하고 있다.

여기에 공화당을 중심으로 대선 주자들이 유권자들의 표심을 얻고자 일제히 '중국 때리기'에 나서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시 주석의 방문 직전인 22일 역사적인 워싱턴 D.C.를 방문하면서, 자칫 시 주석의 국빈 방문이 희석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남중국해·해킹 '힘겨루기' 가속화

시 주석의 이번 방미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하는 '아시아 재균형' 전략을 완성하는 데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아시아·태평양지역 '상주세력'(resident power)이란 입지와 위상을 재확인하면서 역내 질서의 또 다른 축인 중국과 양자·지역·글로벌 차원에서 전략적 동반자 또는 협력 관계를 만들어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지난해 11월 베이징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에 열린 미·중 정상회담은 양국 관계의 긍정적인 측면을 부각했다.

기후변화를 비롯해 무역·투자, 대테러 분야에서 모처럼의 공감대를 만들고 북핵 등 한반도 문제를 놓고도 협력적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그러나 시 주석의 이번 방미 기간에 열릴 미·중 정상회담은 그때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를 것으로 보인다.

남중국해와 사이버·해킹 문제를 중심으로 양국의 대립과 갈등 요인이 전면에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외교소식통들의 설명이다.

특히 중국이 지난해부터 남중국해에 인공섬과 전초기지를 확장하면서 영유권 주장을 노골화한 이후 중국과 '당당히' 맞서라는 미국 조야의 압박이 커지고 있다.

패트릭 크로닌 미국 신안보센터 아시아·태평양안보소장은 최근 외교안보잡지인 '내셔널 인터레스트'에 기고한 글에서 남중국해 문제를 놓고 미국이 중국의 패권 확장 기도에 적극적으로 맞서라고 촉구했다.

사이버·해킹 문제를 놓고도 양측의 신경전이 팽팽하다.

백악관과 미국 정부 관리들은 최근 사이버 범죄 행위에 관여한 중국의 기업들과 개인들을 상대로 추가 제재를 가할 수 있다는 입장을 시사했다.

이에 맞서 중국은 23일께 시 주석의 시애틀 방문 계기에 IT(정보기술) 분야의 핵심인사들을 초청해 '미·중 인터넷 산업 포럼'이라는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는 세계 IT시장의 새로운 주도세력으로 부상한 중국의 '힘'을 과시하면서 미국의 제재 드라이브에 제동을 걸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대선주자들, 너도나도 '중국 때리기'

시 주석의 방미에 대한 미국 정치권의 분위기도 우호적이지 않다. 미국 대선 주자들은 시 주석의 방미를 앞두고 일제히 중국을 향해 십자포화를 날리고 있다.

미국 경제와 안보이익이 중국에 의해 '침해'를 받고 있다는 식으로 정치적 논점을 형성하면서 미국 유권자들의 표심에 호소하려는 포석이다.

스콧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는 "오바마 대통령은 시 주석을 상대로 '기개'를 보여야 한다"며 시 주석의 국빈 방문을 취소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공화당 대선후보 가운데 선두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는 "미국의 경제가 너무 늦기 전에 중국과 '결별'(uncoupling)을 해야 한다"고 목포리를 높였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포함한 민주당 주자들도 예외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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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주자들이 중국의 보호무역주의에 불만을 품은 기업들의 이해를 반영하고 있다면, 민주당 주자들은 주된 지지 기반인 노동계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밖에 없는 탓이다.

클린턴 전 장관은 남중국해 문제를 중심으로 중국의 군사적 패권확장 기도를 강력히 비판하고 해킹 문제도 엄중히 다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교황의 워싱턴 D.C. 방문 일정과 겹쳐

프란치스코 교황의 워싱턴 방문일정이 시 주석 방미 일정에 그림자를 드리울 가능성이 커 보인다.

22일 워싱턴 D.C.를 찾는 교황은 23일 백악관에서 오바마 대통령을 만난 뒤 24일께 미국 상·하원 합동연설을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시 주석의 방미가 미국 외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만, 일반 미국인 사이에서는 교황의 인기가 훨씬 더 높다는 게 미국 언론의 보도다.

특히, 교황은 시리아 난민 문제를 비롯한 이민자 포용, 기후변화 대처, 경제 불평등 해소문제를 놓고 '강력한 메시지'를 보낼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그만큼 시 주석의 방미와 미·중 정상회담에 대한 언론의 주목도가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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