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살배기 시리아 난민 아일란 쿠르디가 목숨을 잃은 에게해의 난민보트 침몰사고는 수년 동안 일상이었다.
터키와 그리스 사이에 놓인 에게해는 최근 세계의 이목이 쏠린 유럽행 중동 난민들의 대표적 경로인 '발칸루트'의 시작점이다.
터키와 그리스 해안경비대는 터키 서부 해안에서 5㎞ 정도의 그리스 섬들로 밀입국을 시도하다 사고를 당한 난민보트에서 하루에 1천여명씩 구조하고 있다.
터키 일간 휴리예트는 4일(현지시간) 에게해의 난민보트 침몰사고가 끊이지 않는 원인으로 기상과 밀입국 브로커, 불량품 보트와 구명조끼 등을 꼽았다.
아일란과 형 갈립(5)이 숨진 채 발견된 터키 보드룸 해안에서 그리스 코스 섬 사이 등 에게해는 여름에는 잔잔해 리비아에서 이탈리아로 가는 '지중해루트'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편이다.
그러나 때때로 폭풍이 불어 30분 남짓한 항해 도중에도 사망사고가 일어나기도 한다.
지난 6월 23일에도 보드룸에서 코스로 가던 난민선이 기상악화로 침몰해 6명이 숨졌다.
밀입국 브로커들이 터키 해안경비대의 체포를 피하려고 난민보트를 고의로 침몰시키는 것도 사망사고의 원인으로 지적됐다.
아울러 올해 들어 에게해를 택하는 난민들이 급증해 터키에서 고무보트와 구명조끼 수요가 폭증하면서 불량품도 늘어난 것이 비극의 시작이 되기도 한다.
에게해의 난민선은 100달러(약 11만9천원) 정도의 고무보트부터 3만 달러 짜리 선박까지 다양하며 값싼 보트는 바다가 잔잔해도 침몰할 위험이 크다.
아일란의 아버지는 전날 터키 도안통신과 인터뷰에서 고무보트가 출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물이 찼고 공기가 빠르게 빠졌다고 말했다.
그는 브로커를 통해 두 차례 밀입국을 시도했다가 터키 해안경비대에 체포되는 등 실패하자 사고 당일에는 자신들의 노력으로 에게해를 건너려 했다고 밝혔다.
터키 당국은 정기적으로 보드룸과 이즈미르 등의 상점에서 불량 보트와 구명조끼 판매를 단속하지만 역부족이다.
일부 악덕 상인은 배낭용 천에 스펀지를 채운 가짜 구명조끼를 팔았고 품질인증을 받지 않은 물놀이용 튜브를 난민들에게 2배 비싼 값에 바가지를 씌우기도 했다.
밀입국자들이 스스로 난민선을 침몰시키는 경우도 적지 않다.
터키 언론들은 지난달 25일 그리스 해안경비대가 코스 섬으로 접근하는 난민선을 저지하자 그리스 해안경비대가 구조할 수밖에 없도록 시리아 난민 120명이 스스로 배를 침몰시켰다고 보도했다.
그리스 당국은 코스와 레스보스, 키오스 등 에게해 섬들에 난민들이 대거 몰려 유혈사태가 우려되자 순찰을 강화해 난민들을 터키로 돌려보내고 있다.
앞서 터키 관영 아나돌루 통신은 지난달 14일 터키 어부를 인용해 그리스 국기를 단 선박이 난민 50여명이 타고 있던 고무보트에 접근해 뾰족한 도구로 구멍을 낸 사고가 일어났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 어부는 난민들을 모두 구조해 터키로 돌아왔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