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 신경질환 환자들의 쉽지 않은 삶과 특별한 재능을 따뜻하고 아름다운 언어로 기록해온 저명 의학자 올리버 색스가 향년 82세로 별세했습니다.
그는 직접 만난 환자들과의 경험을 토대로 저서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화성의 인류학자', '소생' 등을 출간해 '의학계의 시인'이라는 별명을 얻었으며 한국 독자에게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색스가 이날 미국 뉴욕의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보도했습니다. 비서는 사인이 암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뉴욕대 의대 신경학과 교수인 색스는 올해 2월 NYT 기고문을 통해 자신이 시한부 판정을 받았음을 공개했습니다.
1933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난 색스는 옥스퍼드대를 졸업하고 1960년대에 미국으로 건너가 신경과 전문의로 만난 수많은 환자들의 사연을 그만의 인간적이고 따뜻한 시선으로 대중에게 소개했습니다.
인지능력을 상실해 아내를 모자로 착각하고 집어들려고 했던 남자나 어떤 시점 이후의 일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환자, 사람 사이의 감정적 교환을 전혀 알아채지 못하는 환자, 자폐를 앓고 있지만 천재적인 그림 실력을 보이는 환자 등의 사례가 그의 책에 실렸습니다.
덕분에 대중이 뚜렛 증후군이나 아스퍼거 증후군 등의 질환에 대한 무지와 편견에서 벗어나는 데 큰 공을 세웠습니다.
그의 저서는 미국에서만 100만 부 이상 팔렸는데, '소생'이라는 책은 로버트 드 니로 주연의 영화로도 만들어져 우리나라에는 1991년 '사랑의 기적'이라는 제목으로 개봉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