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부상이 심상찮습니다.
전 세계 신흥국들이 중국발 쇼크와 원자재 가격 하락에 적지않은 충격을 받았지만 인도는 상대적으로 탄탄한 모습을 보이며 중국의 위기가 오히려 기회가 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과거 화려한 성장세를 보이며 신흥국의 부상을 알렸던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가운데 유일하게 강자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인도의 국내총생산(GDP)은 2조 달러 수준으로 중국, 일본에 이어 아시아 3위 경제대국이지만, 중국발 쇼크를 계기를 인도 경제의 추월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진단했습니다.
노무라홀딩스의 로버트 수바라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를 통해 "세계경제가 계속 성장하려면 (중국이 아닌) 다른 성장 주도국, 버팀목을 가지는 것이 아시아 뿐만 아니라 세계에도 중요하다"면서 "대형 신흥국 가운데 최적의 국가 중 한곳이 인도"라고 주장했습니다.
올해 신흥국 통화가치가 급락하며 인도의 루피화도 떨어졌지만, 낙폭은 관리변동환율제를 채택한 중국을 제외하면 상대적으로 미미한 수준에 그쳤습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인도 루피화는 올해 4.7% 하락해, 러시아 루블화(-13%), 브라질 헤알화(-26.5%), 남아공 랜드화(-11.9%)에 비해 낙폭이 크지 않았습니다.
인도네시아 루피아화와 말레이시아 링깃은 각각 12.3%, 17.6% 떨어졌습니다.
중국이 지난 11일 위안화를 절하한 이후 지난 2주일 동안 국가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에서도 인도의 탄탄함이 두드러졌습니다.
11일부터 26일까지 인도의 CDS 프리미엄은 168.68bp(1bp=0.01%P)에서 175.86bp로 7.18bp 상승했습니다.
같은 기간에 중국은 14.26bp(102.17bp→116.43bp), 브라질은 35.74bp(313.71bp→349.15bp), 러시아는 73.84bp(345.87bp→419.71bp), 남아공은 33.78bp(220.50bp→254.28bp) 올랐습니다.
인도는 수출에 대한 의존도가 낮은데다 중국과 직접 경쟁하는 기업이 많지 않고, 경제 성장이 내수에 의해 주도되고 있어 중국발 충격이 제한적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진단했습니다.
대신 12억 명에 이르는 인도 소비자들은 중국의 둔화에 실망한 각국 기업들의 타깃이 되고 있습니다.
중국의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샤오미는 이달 초 인도에서 스마트폰 제조 계획을 밝히며 인도 소비자 공략에 나섰습니다.
시장리서치업체인 IDC는 인도가 2017년 미국을 추월해 세계 2위 스마트폰시장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최근에 "인도의 경제적 건전성이 다른 모든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면서 "경제의 규모나 성장률, 그리고 계속해서 견조한 성장률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이런 평가의 근거"라고 분석했습니다.
무디스는 한 주 앞서 인도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7.5%에서 7.0%로 낮췄으나 이는 중국 성장률 전망치 6.8%보다 높은 것입니다.
인도는 1분기에 이미 7.5%의 성장률을 나타내 중국의 성장률 7.0%를 웃돌았고, 올해 16년 만에 처음으로 중국의 성장률을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올해 인도의 성장률을 7.5%로 예상했고, 중국의 성장률은 6.8%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프랭클린 템플턴은 인도의 우월한 인구구조 덕분에 장기 성장 전망이 견조하다면서 앞으로 5년 사이 인도의 국내총생산 성장률은 7~8% 수준에서 9~10% 수준으로 오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러나 중국에 대해서는 "앞으로 수년 사이에 성장 속도가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중국증시의 폭락세가 본격화된 6월 중순 이후 투자자들은 중국 주식을 내다 팔고 인도 증시로 눈을 돌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6월12일 이후 6주 동안 중국증시의 시가총액 2조8천억 달러가 사라졌으나 인도증시에는 7천500억 달러의 투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당시 애시버튼 인베스트먼트의 조너선 쉬셀 주식 책임자는 "중국은 고역을 겪고 있지만 이런 와중에 인도는 변동성 측면에서 고요한 오아시스 같은 느낌을 준다"고 평가했습니다.
지난주까지 상대적으로 낙폭이 적었던 인도증시는 그러나 이번 주 중국증시가 '블랙먼데이'로 폭락하자 충격을 피해가지 못했습니다.
인도의 센섹스 지수는 24일 5.9% 떨어져 2008년 11월11일 6.6% 하락한 이후 가장 큰 하락률을 기록했습니다.
최진호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인도증시도 신흥국에 대한 투자심리가 약해지는 것을 피해가지 못했지만, 이번 조정이 펀더멘털의 훼손이 아닌 투자심리의 약화에서 기인한 측면이 크다"면서 매수 전략을 유지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또 "여전히 신흥국 중에서 물가가 안정되고 생산이 증가하고 있는 유일한 국가"라면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경제 회복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습니다.
박승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인도가 한번 질주를 시작하면 우직하게 목적지를 향해 나가는 코끼리와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중국을 넘어 가장 성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원자재 가격 하락 영향으로 물가안정 국면이 지속되는 가운데, 모디 정권의 고성장·친기업 정책은 외국인 투자자를 포함한 민간 부분의 투자를 촉진하고 고용을 창출하고, 고용 안정이 다시 소비 증가로 이어지는 고성장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습니다.
인도는 자원부국 신흥국들이 유가 하락으로 고통받는 것과 달리 경상수지와 재정수지 적자 개선에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원유 수요의 8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유가 하락 덕분에 지난 1년간 인도의 외화보유액은 13% 늘었고, 물가상승률은 작년 1월 이후 절반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경상수지 적자도 2년 사이 93%나 감소했습니다.
인도가 아시아 국가 가운데 유가 하락의 혜택이 가장 크다고 평가했습니다.
하나대투증권에 따르면 인도는 세계 9위 수준의 외화보유액을 쌓아놓고 있습니다.
에버딘 자산운용의 제임스 톰 투자매니저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를 통해 "중국은 투자자들에게 어려운 곳으로 거시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그러나 인도에 대해서는 "오랫동안 긍정적으로 봐왔다"면서 다른 국가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기업의 지배구조, 파산 문제 등이 있지만, 여전히 연간 이익이 30% 성장하는 기업들을 찾아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