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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 그는 과연 술 취한 채 '운전'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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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자리에 있었던 모두가 '매우 추운 날씨였다'고 기억하는 지난해 2월 5일 새벽.

충남 지역 한 공터에 주차된 승용차 운전석에서 잠들어 있던 김 모(46)씨를 발견한 건 해당 차량의 주인 부부였습니다.

"집에서 자다 밖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 나가보니 웬 남성이 (내) 차 안에 있었다"고 차량 주인은 경찰에서 진술했습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에게 김 씨는 "내가 가진 열쇠로 차량 문이 열렸다. 너무 추워서 안에 들어가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자신 앞에 선 채 진술하던 김 씨의 얼굴은 붉었고, 몸은 다소 비틀거렸던 것으로 해당 경찰관은 기억했습니다.

술에 취한 상태였습니다.

차량은 애초 주차된 곳에서 4∼5m가량 움직인 상태였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다소 경사가 있는 도로였습니다.

정황상 음주 운전을 의심한 경찰은 김 씨에게 측정기를 댔지만, 김 씨는 이를 거부했습니다.

"운전하지 않았다"고 항변하면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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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그를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음주측정거부)로 재판에 넘겼습니다.

1심 법원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운전했다고 보이는 상황에서 정당한 사유 없이 경찰공무원의 음주측정요구에 응하지 않았다"며 김 씨에게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그러나 항소심을 맡은 대전지방법원 제3형사부(황순교 부장판사)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김 씨는 '운전자'가 아니었다는 이유였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키박스에 꽂혔던 김 씨의 열쇠로는 해당 차량의 문을 열 수 있었을 뿐, 시동이 걸리지는 않은 점을 주목했습니다.

실제 경찰은 이 사건 이후에 김 씨가 가진 열쇠를 이용해 수십 회에 걸쳐 시동을 걸어보려 했으나, '작은 떨림'도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열쇠가 '락(LOCK)'을 거쳐 '액세서리 전원(ACC)'까지는 돌아가지만 '온(ON)'-'스타트(START)'까지는 넘어가지 않았다는 설명입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아무도 그가 운전하는 것을 목격하지 못한 점, 주차된 장소가 비탈길로 보이는 점 등으로 비춰 재판부는 이 차량이 도로교통법상 '운전'에 해당하는 행위로 움직이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의도와 관계없이 차량이 움직였거나 원동기가 작동되지 않은 상태에서 차량이 움직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최초 주차된 위치에서 이동한 것만으로는 피고인이 이 사건 차량을 운전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김 씨가 이 사건 차량의 '운전자'는 아니라는 뜻입니다.

규정상 자동차의 운전자가 아닌 때에는 음주측정거부죄로 처벌할 수 없습니다.

재판부도 이를 적시하며 "김 씨가 경찰공무원의 음주측정요구에 응해야 할 의무가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1심 판결을 뒤집어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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