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불법적으로 자택을 수색해 증거를 확보한 것이라면 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은 무죄라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습니다.
수원지법 제1형사부는 음주운전 중 경미한 교통사고를 낸 혐의로 기소된 23살 전 모 씨의 항소심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음주운전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전 씨는 지난해 3월 29일 밤 11시 반쯤 수원시 권선구 한 도로에서 음주운전 중 교차로에서 좌회전하던 정 모 씨의 승용차 앞부분을 들이받고 별다른 조치 없이 현장을 벗어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경찰은 사고 이튿날 측정한 정 씨의 혈중알코올농도가 0.027%인 것을 확인하고 정 씨가 사고 당시 혈중알코올 농도가 0.109%였을 것으로 계산했습니다.
또 "사고 난 줄 몰랐다. 집에 도착한 뒤 술을 마신 것"이라며 음주운전 혐의를 부인하는 정 씨를 데리고 정씨 집으로 가 탁자에 놓인 소주병 등을 사진으로 촬영해 음주운전 혐의를 입증할 증거물로 제출했습다.
자택 수색과정에서 동생과 주고받은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에 "방에 있는 소주병 1병을 거실에 두라"는 내용을 확인하고 피고인이 거짓주장 하는 것이라고 판단한 것입니다.
이에 대해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현관문을 열어주지 않겠다는 거절 의사를 밝혔음에도 경찰관이 집 안으로 들어가 소주병을 촬영하고 영수증을 확보한 것은 위법한 수색과정에서 수집한 것으로 증거능력이 없다. 이에 피고인이 음주운전 했다는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는 1심 재판부의 의견을 그대로 받아들였습니다.
재판부는 또 1심 재판부가 일부 유죄 판단한 '교통사고 후 미조치'에 대해서도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사고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인식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무죄를 선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