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13장 사진 슬라이드(좌우로 이동 가능)
모바일 스토리[Story] 보기
[한수진 / 한수진의 SBS전망대 사회자]
고3 담임교사가 자신의 반 학생 학생기록부에 '악플'에 가까운 평가를 써서 논란이 됐습니다. 뭐라고 적혀 있었을까요? 이 사건을 취재한 SBS 김광현 기자와 이야기 나누겠습니다.
[김광현 / SBS 기자]
올해 초 고등학교를 졸업한 한 남학생의 사례인데요, 이 학생의 학생기록부에는 고3 담임교사가 단 3줄의 종합평가를 적어놓았습니다.
<3학년 담임의 종합평가> "학업에만 열심히 함. 다른 학생에 대한 관심과 봉사는 전혀 기대할 수 없음. 의사소통에 문제가 큼. 자신의 생각을 조리 있게 설명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의 말에 대한 의미 파악에 노력하지 않음. 본인의 장래희망에 대해 굳은 의지가 없고 부모의 말에 좌우되는 의지박약의 모습을 보임."
저는 이 평가를 처음 봤을 때 객관적인 평가라기보다는 학생에 대한 악플 수준의 글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수진 / 사회자]
이렇게 문제가 많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긴 하는데요, 1년 동안 자신이 가르친 학생에 대한 평가인데 내용이 짧다는 생각도 듭니다.
[김광현 / SBS 기자]
네. 단 세 줄이 전부입니다. 그조차 부정적인 표현 일색이어서 공부를 열심히 한다는 것조차 학업에만 열심히 한다고만 적고 있어서 마치 학업을 열심인 것이 잘못된 것 마냥 들릴 정도입니다. 해당 학생은 1, 2학년 담임교사로부터는 아주 좋은 평가를 받았던 학생이었는데요, 2학년 담임의 평가를 한 번 보겠습니다.
<2학년 담임의 평가요약> "수업 태도가 좋으며 성적도 우수해 모든 교과 선생님으로부터 신망이 두텁고 부단히 노력하는 모습이 급우들의 귀감이 됨. 온순하고 원만한 성품으로 수행평가나 중간평가가 있는 날이면 실력이 부족한 친구들을 직접 챙길 정도다."
[한수진 / 사회자]
해당 학생 어머니와 직접 통화를 해서 말씀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어머니, 일단 담임교사와 어떤 갈등이 있었는지 말씀해주시겠어요?
[학생부 기록 학생 어머니]
무슨 갈등이 있어서 그랬는지 구체적인 이유를 여러 번 물었지만, 지금까지 답변이 없습니다.
[한수진 / 사회자]
이전에 갈등을 겪을 만한 일이 없었나요?
[학생부 기록 학생 어머니]
아이가 수시 때 담임선생님한테 추천서를 부탁했더니 화를 내면서 네가 뭘 한 게 있느냐, 시간 없어 못 써주겠다고 거절한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부장 선생님 주도로 다른 선생님이 추천서를 써주셨어요. 이 문제로 담임선생님하고 부장선생님 간에 의견 차이가 있었고 담임의 권위가 무시당했다고 여긴 것 같습니다.
[한수진 / 사회자]
그게 유일하게 걸리는 일이라는 말씀이시군요. 그러면 이런 내용을 수정하려고 하셨을 텐데 특히 이 평가 내용 말이죠. 학교 측에서는 뭐라고 하던가요?
[학생부 기록 학생 어머니]
학교는 수정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정성 평가는 소송으로도 불가능하다고 하였고, 담임선생님은 학교를 통해서 이야기하라면서 대화를 거부합니다.
[한수진 / 사회자]
자녀분도 큰 충격을 받았을 것 같은데 부모로서도 심정이 많이 답답하시겠어요?
[학생부 기록 학생 어머니]
그럼요. 지금 애가 재수하고 있는데 학생부 전형에는 지원을 전부 포기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건 내 자식 문제만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대학 당락을 평가하는 학생부 평가가 객관적이어야 하는데 선생님 개인의 감정이 개입되지 않도록 제도적인 보완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수진 / 사회자]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전화 연결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김광현 기자, 문제가 있는 게 분명하다면 고칠 수 있는 방법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김광현 / SBS 기자]
네, 현재 학생부의 종합평가는 담임교사가 전권을 가지고 있는데요. 교사들이 평가를 남길 때 왜 그렇게 판단했는지 근거가 될 수 있는 객관적인 설명이라도 적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처럼 악플에 가까운 세 줄짜리 평가는 누가 봐도 성의가 없는 것이거든요. 현재 해당 학교에 대해서는 교육부가 교육청을 통해서 진상조사에 나섰다고 하니까요. 그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픽 : 이윤주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