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황이 없어 전하지 못한 말 이제 전합니다."
지난 15일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119수상구조대 사무실로 정 모(50·여)씨가 찾아왔습니다.
"10년 전 마음의 짐을 내려놓기 위해 찾아왔다"며 말문을 연 정 씨는 탁자 위에 흰 봉투 하나를 내려놓으며 근무하는 119수상구조대원에게 연신 "고맙다"는 말을 쏟아냈습니다.
정 씨는 지난 2006년 가족과 해운대 해수욕장을 찾았다가 물놀이를 하던 중 튜브를 놓치면서 생사의 기로에 놓였다고 합니다.
정 씨는 "살려고 몸부림을 쳤는데 계속 바닷물만 들어오고 '이렇게 죽는구나' 생각했다"며 "순간 자기를 잡아주는 손길을 느끼면서 꿈속처럼 편안해 지는 걸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후 고마운 손길이 119수상구조대원이라는 것을 알게 됐고 당시에는 경황이 없어 고마움을 전달하지 못했는데 10년이 지난 오늘에야 마음의 짐을 내려놓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정 씨가 내려놓은 봉투에는 5만 원짜리 20장이든 현금 100만 원이 있었습니다.
구조대원들은 정 씨에게 바로 현금을 돌려줬지만, 정 씨가 "정성이니 거절하지 말아달라"며 다시 안겨온 수박 10통은 민간 구조대, 경찰, 구청 직원들과 함께 나눠 먹었다고 밝혔습니다.
조영복 119수상구조대장은 "수상구조대원으로서 맡은바 소명을 다한 것뿐인데 이렇게 잊지 않고 찾아주어 도리어 감사드린다"면서 "해수욕객의 안전을 위해 노력해 달라는 것으로 알고 더욱 열심히 근무에 임하겠다"고 하였습니다.
한편, 해운대 119수상구조대는 올해 현재까지 수영 미숙자 927명을 구조하고 부상자 981명을 치료했다고 밝혔습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