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로 구성된 노동조합이 10년 만에 합법 노조로 인정받았습니다.
고용노동부는 20일 '서울·경기·인천 이주노동자 노조'(이주노조)에 노동조합 설립 필증을 교부했다고 밝혔습니다.
2005년 4월 창립된 이주노조는 그해 5월을 시작으로 10년간 지속적으로 노동부에 노조 설립 신고서를 제출했습니다.
그러나 노동부는 이주노조에 노조 가입 자격이 없는 불법체류자가 포함돼 있고, 노조 규약에 위법한 내용이 있다는 이유 등으로 설립 신고서를 반려해 왔습니다.
이주노조는 이에 맞서 심사 주체인 서울지방노동청을 상대로 2005년 6월 소송을 냈습니다.
대법원은 6월25일 "선진국 사례를 확인한 결과 불법체류자의 고용을 제한하고 행정적 조치는 취하면서도 노조 활동을 포함한 근로자의 권리는 최대한 보장하는 것이 국제적인 기준이라는 결론을 얻었다"며 이주노조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대법원 판결 후 이주노조는 설립 신고증을 서울노동청에 냈지만, 노동청은 "규약에 정치적인 목적이 있다"며 다시 보완을 요구했습니다.
현행 노동조합법은 조직 목적이 '주로 정치운동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 노동조합으로 보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주노조는 이달 17일 규약에 담긴 "연수제도 철폐, 고용허가제 반대, 단속추방 반대와 노동비자 쟁취, 이주노동자 합법화 쟁취" 등 내용을 "이주 노동자의 자주적 단결, 노동조합 운동의 지속적인 발전 추구" 등으로 완화해 다시 제출했습니다.
노동부 관계자는 이날 "이주노조가 제출한 설립 신고서를 검토한 결과 노동청이 지적한 내용이 법에 맞게 보완됐다고 판단해 필증을 교부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주노조는 필증 교부 직후 기자회견을 열어 "이주노조 합법화는 한국 사회에서 함께 사는 모든 이주노동자에게 희망의 빛이 될 것"이라며 "모든 이주노동자의 인권과 노동권을 보장받기 위한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