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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 / 한수진의 SBS전망대 사회자]
지난해 12월,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한 입주민이 아파트 경비원에게 도배 공사대금을 받으러 온 업자를 쫓아내지 못했다며 경위서를 요구했습니다. 심지어 개인적인 사과문을 제출하라는 말까지 했다고 합니다.
느닷없는 '반성문’을 써야 할 처지에 놓인 65살의 경비원, 결국 최근 4년간 일했던 경비 일을 그만뒀습니다.
이 경비원을 전화로 연결하겠습니다.
문제가 된 입주민하고 갈등을 빚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습니까?
[아파트 ‘갑질’ 피해 경비원]
다른 동에 살다 제가 근무하는 동으로 온 분인데, 이사를 하신 날 올라가 보니까 도배 업자하고 돈을 준다, 못 준다, 하고 다툼이 있었어요.
[한수진 / 사회자]
입주민하고 도배 업자가 다툼을 벌이고 있었군요?
[아파트 ‘갑질’ 피해 경비원]
네. 그래서 제가 어떻게 경비로서 해결을 못 할 것 같아서 112에 연락해 경찰이 오는 걸 보고 저는 초소로 내려왔습니다. (그런데) 사모께서 초소에 와서 저한테 막 뭐라고 하시는 거예요.
경비원이 불법 침입한 도배 업자를 왜 못 쫓아내느냐. 못 쫓아내고 경찰을 부르게 하느냐. 아니 일하고 돈 받으러 온 사람인데 어떻게 제가 쫓아냅니까. 그리고 한 6개월이 지난 후에 6월 중순경에 또 저한테 와서 사과문을 쓰라는 거예요, 저한테.
[한수진/사회자]
사과문을 써라? 6개월이나 지났는데 말이죠.
[아파트 ‘갑질’ 피해 경비원]
며칠을 망설이다가 제가 계속 일을 하기 위해서 사과문을 썼습니다.
[한수진 / 사회자]
그 전에 시말서도 쓰라고 했다면서요? 경위서와 시말서를 다 썼는데도 불구하고 6개월 후에 다시 사과문을
요구했다는 말씀이시죠?
[아파트 ‘갑질’ 피해 경비원]
네. 사실 그대로 써서 드렸더니 이따위로 사과문을 쓰느냐고 다시 쓰라고 그러시길래 제가 이 이상 못 해 드리겠습니다.
[한수진 / 사회자]
사과문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아파트 ‘갑질’ 피해 경비원]
네. 그러면 사모님이 알아서 하십시오. 그러고 갔는데 관리사무소 소장한테 전화해서 소장님을 들들 볶으시는 거예요.
[한수진 / 사회자]
그런데 사과문이 도대체 뭐가 마음에 안 든다는 건가요?
[아파트 ‘갑질’ 피해 경비원]
불법 침입한 자를 못 쫓아냈다는 걸 분명히 쓰라는 거예요.
[한수진 / 사회자]
주민이 요청해서 시공한 도배업자인데. 대금 때문에 온 건데 불법 침입이라고.
[아파트 ‘갑질’ 피해 경비원]
네. 끝내는 그렇게 해서 저를 내쫓으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한수진 / 사회자]
아파트 관리사무소나 관리소장이나 이쪽에서도 혹시 일을 그만두라고 압박하거나 그러진 않았습니까?
[아파트 ‘갑질’ 피해 경비원]
계속 압박이죠, 그게. 계속 관리소장 어떻게 빨리 가라, 처리해라, 용역회사까지 전화해서.
[한수진 / 사회자]
그냥 혼자 고민하시다가 그만두신 건 아닌 모양이네요? 지금 이 일이 있은 지는 시간이 조금 지나기는 했지만 어떤 생각이 드세요?
[아파트 ‘갑질’ 피해 경비원]
억울하기야 이루 말할 수가 없죠. 그런데 용역회사 측에서도 오죽했으면 다른 일자리 있으면 다른 데 가서 일하라고 하고. 미안해하죠, 용역회사 측에서도.
[한수진 / 사회자]
모두들 이런 일로 왜 그만둬야 하는지. 용역업체 측에서도 공감하진 못하고 있는 모양이네요?
[아파트 ‘갑질’ 피해 경비원]
네. 아파트 주민분들도 다들 무시하고 일하라고 다들 그러세요. 지금은 마음 비우고 아파트 말고 다른 데 가서 일하고 싶습니다.
[한수진 / 사회자]
그만큼 또 마음이 힘드셨다 하는 말씀이시네요.
[아파트 ‘갑질’ 피해 경비원]
제가 4년 경비를 해보니까 어쩔 수가 없어요. 어떤 분이라도 저희한테 일을 시키면 그것이 정당하지 않은 일이라도 들어주고 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돼 있습니다, 그게.
[한수진 / 사회자]
참 힘든 일 겪으셨는데 마음 잘 추스르시고요.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이번 일과 관련돼 있는 해당 아파트 관리소 입장 들어보려고 여러 차례 연결을 시도했는데요.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언제든지 입장을 표명할 기회가 열려 있다는 점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