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주 뒤늦게 가계부채 관리대책을 내놨습니다. 주로 집을 살 때 받는 주택담보대출이 규제 대상인데요, 그동안의 대출 관행을 뒤엎는 상당히 강한 정책이긴 한데, 왜 진작에 하지 못했을까 하는 아쉬움과 효과에 대한 의문이 남습니다. 먼저 송욱 기자의 취재파일입니다.
핵심은 대출받는 조건을 담보보다는 소득을 중심으로 예전보다 까다롭게 하고 처음부터 분할 상환으로 원금까지 같이 갚아 나가라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쉽지 않은 일이죠.
10년, 20년 아무리 상환 기간이 길어도 한두 푼이 아닌 수억 원을 갚아간다는 것 자체가 힘든데 매달 몇십만 원씩 내던 돈이 이제 100만 원을 훌쩍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하면 막막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전세난에 떠밀려서 억지로 집을 산 사람들은 거치기간이 끝나 갈수록 불안해질 테고, 신혼부부들은 다시 반전세나 월세를 찾아다녀야 할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금융위 담당자는 욕먹을 각오하고 발표했다고 밝혔습니다. 마냥 미룰 수는 없는 옳은 방향이기 때문입니다.
몇 년 지나면 집값이 뛰겠지, 은행을 갈아타서 소위 돌려막기를 하면 되겠지, 이런 마음으로 이자만 갚으면 되던 상황은 끝났습니다.
지역별 호재 말고는 대세적인 부동산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고 인구구조 측면에서도 집 한 채 덜렁 있는 고령층 베이비부머는 늘어나는데 출산율은 바닥이기 때문입니다.
사랑스런 나의 보금자리가 언제 폭탄으로 바뀔지 모르는 겁니다.
그런 면에서 이제라도 대출의 문턱을 높이겠다는 결정의 취지는 동감하지만, 애초에 가계부채 문제가 이 지경이 되기 전에 투기성 대출, 과잉 대출이 일어나지 않도록 정부가 유도해줬어야 합니다.
부동산 띄우겠다며 LTV, DTI 풀고 기준금리도 연속으로 인하하면서 돈을 빌려서라도 집을 사라고 부채질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제 와서 브레이크를 거는 건 원금 상환은 꿈도 못 꾸는 저소득층이나 자영업자들에게 불만만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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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빚을 떠안고서라도 내 집을 구입하라고 강권했던 현 경제팀이 이제 와서 부채를 감당할 자신이 없다며 항복을 선언해 버렸습니다.
불과 1년 만에 정책의 방향성이 완전히 뒤집어지면서 시장의 신뢰 또한 무너졌는데요, 정부 믿고 돈 꿔서 집 샀던 서민들만 골탕먹게 됐습니다. 이어서 김현철 기자의 취재파일 보시죠.
우리나라가 자연스럽게 빚 권하는 사회가 된 건 정부가 주택담보대출을 경기를 활성화하기 위한 가장 손쉬운 수단으로 활용했기 때문입니다.
LTV와 DTI 완화를 계기로 가계부채가 급증했을 때도 정부는 부채의 총량을 규제하는 대신 부채의 구조를 개선하려 했습니다.
34조 원을 들여 이른바 '안심전환대출' 기금을 만들었던 겁니다. 그런데 이는 460조 원에 달하는 주택담보대출 총액의 7.4%에 불과해서 안심대출로 전환되지 못한 나머지 430조 원은 여전히 '불안대출'로 남았습니다.
보통 금융권에서는 대출이 증가한 2년 뒤부터 본격적으로 부실이 나타난다고 하니 지난해 하반기 이후에 발생한 대출은 아마도 내후년 하반기부터 제대로 부실 위험을 드러낼 가능성이 큽니다.
결국,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명목 아래 꺼내지 말았어야 하는 카드를 꺼내 들며 빚을 권장하던 정부가 불어난 빚에 놀라 경기마저 죽이려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국민들이 빚을 갚느라 생활 속에서 지출을 줄이면 당연히 가처분 소득이 줄 테고, 그러면 이미 4년 가까이 하강 국면을 보이고 있는 경기는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습니다.
김 기자는 메르스 사태를 겪으며 정부의 무능함을 알게 됐는데, 이번엔 그 무책임함도 새삼 알게 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오락가락 이랬다저랬다 하는 파편적인 대책이 아닌 모든 부처가 연계된 정교한 접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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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준비생 : 눈높이가 낮아져 계속 낮아지니까 연봉도 낮추고, 복리후생도 예전에 생각했던 것보다는 낮게 생각해서 쓰는데도 불구하고 예전보다는 잘 안 되는 것 같아요.]
우리나라 청년들이 최종학교를 졸업한 뒤에 첫 직장에 들어갈 때까지 평균적으로 1년 가까이 걸린다는 통계가 나왔죠.
실제로는 취업 준비를 위해 졸업을 미루는 학생들이 많단 걸 감안하면 대략 2~3년씩은 걸린다는 뜻인데요, 이건 우리 청년들만의 고민이 아닌 우리 모두가 해결해야 하는 커다란 숙제로 현재보다 앞으로가 더 문제입니다. 마지막으로 김용태 기자의 취재파일입니다.
요즘 친구들을 만나면 절대 묻지 말아야 할 금기사항이 있다죠. 아들딸이 결혼은 했는지, 그리고 취직은 했는지는 입에 담지 않는 게 예의라고 합니다.
이 정도로 자녀들의 취업난이 심각하다 보니 대학까지 어렵게 뒷바라지한 부모들의 역할은 끝이 없고, 집집마다 용돈 주고 밥해줘야 하는 부모나 부모에게 계속 의지해야 하는 자식이나 양쪽 다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별일 아닌 일로 서로 싸우거나 부딪히는 일도 부지기수입니다.
[공무원 (자녀 미취업) : 이름있는 회사 가서 (인턴십을) 1년씩 두 번 했는데, 거기서 준 업무를 원활히 수행했고 또 칭찬도 들었고 그럼 본인이 부족한 게 없다고 생각하는데, 막상 이제 끝나서 뽑을 때는 100명 중에 1~2명 뽑으니까 거기서 떨어지는 거죠.]
여기에 내년부터는 정년이 연장됩니다. 베이비붐 세대의 밑에 세대인 80년대생들, 일명 에코 세대들은 자꾸만 사회로 진출하고 있는데, 장년층의 은퇴는 미뤄지는 겁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나가는 사람이 없으니 새로 사람을 뽑기가 곤란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청년 고용 절벽이 우려되는 겁니다.
물론, 정부도 뒷짐 지고 있지만은 않아서 임금피크제를 독려하고, 청년 추가 채용 시 세제혜택을 주는 방안 등을 잇따라 내놓고는 있습니다.
오늘은 청년 고용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도 예정돼 있습니다. 다만, 출구가 보이지 않을 뿐입니다.
근본적인 해법은 수출이 잘 되고 소비가 늘어나 경제가 회복되는 건데요, 안타깝게도 국내 경제는 5분기 연속 0%대 성장에 머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