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이 26일(현지시간)부터 쿠웨이트, 카타르 등 걸프지역 수니파 국가와 이라크 등 3개국을 순방한다고 국영 IRNA통신 등 현지언론이 보도했다.
자리프 장관은 순방국의 고위 인사들과 만나 핵협상 타결 결과를 설명하고 지역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한 걸프지역 수니파 국가들은 시아파 맹주 이란의 지역 내 세력 확장을 경계하면서 핵협상을 줄곧 반대해왔다.
이란은 지난달 말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배후로 자처한 시아파 모스크 테러를 염두에 두고 쿠웨이트를 순방국에 포함한 것으로 풀이된다.
쿠웨이트 정부가 이 테러를 종파간 갈등을 유발하는 범죄로 규정한 만큼 이란은 IS 격퇴 협력을 고리로 공감대를 넓혀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걸프지역에서 상대적으로 사우디와 소원하면서도 이란과 꾸준히 접촉해 온 카타르를 방문, 핵협상 타결 국면에서 우군으로 삼으려는 게 이란의 의도로 해석된다.
자리프 장관의 이번 걸프지역 순방이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이 22일 사우디에 이어 23일 이라크를 잇달아 방문한 직후라는 점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카터 장관은 살만 사우디 국왕을 만나 군사분야 협력을 늘리고 이란의 위협에 공동대처하겠다고 다짐한 뒤 핵협상에 대한 사우디 정부의 공식적인 지지를 얻어냈다.
이어 이라크를 방문해선 IS 격퇴작전에 지원을 약속했다.
불과 2달 전 카터 장관이 "이라크군이 싸울 의지가 없다"고 비판해 이라크 정부의 강한 반발을 샀던 사실을 고려하면 상당히 다른 방향이다.
핵협상 타결을 전후로 중동 내 테러리즘 공동 대처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나선 이란의 걸프지역과 이라크내 영향력 확대를 미리 차단하려는 의도가 깔린 셈이다.
한편, 걸프지역 국가 중 하나인 바레인은 26일 이란주재 자국대사를 본국으로 불러들였다고 밝혔다.
바레인 외교부는 이란 측의 반복되는 적대적 내정 간섭에 대해 논의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바레인이 주이란 대사를 본국 소환한 것은 반정부 시위가 격렬했던 2011년 이후 4년만이다.
앞서 18일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핵협상때문에 '억압받는' 팔레스타인, 예멘, 시리아, 바레인 국민에 대한 지지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연설하자 이에 강력히 반발했다.
바레인은 시아파가 70% 정도로 다수지만 수니파가 권력을 쥔 탓에 시아파의 반정부 운동이 활발하다.
바레인 정부는 반정부 시아파의 배후로 이란을 지목한다.
바레인은 또 15일 해안경비대가 C4 폭발물 44㎏, 소총 8정, 탄창과 탄약 등을 밀수입하려 한 혐의로 2명을 체포했다고 이날 밝혔다.
바레인 내무부는 이들 중 한 명이 이란에서 군사훈련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