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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북, 미국의 영원한 적으로? 아니면 친구로? '갈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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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에서 피델 카스트로가 공산 혁명을 일으키고 미국은 CIA 공작으로 정권 붕괴를 시도하면서 두 나라 적대 관계의 막이 올랐습니다.

1962년 쿠바가 소련에 핵미사일 배치를 요청한 '쿠바 미사일 위기'는 그 절정이었습니다.

반세기가 지나 미국 수도 워싱턴에 쿠바 대사관이 개설되고 큰 별이 그려진 쿠바 국기가 휘날렸습니다.

오랜 적이 친구가 됐습니다.

개관식이 열린 쿠바 대사관 주변에는 두 나라 관계자와 시민들 수백 명이 모여 워싱턴에 쿠바 국기가 게양되는 역사적인 순간을 지켜봤습니다.

쿠바의 인권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는 비판적 목소리도 있었지만, 축제 분위기였습니다.

다른 남미계 시민들도 모여 관계 개선의 바람이 남미 대륙 전체에 미치기를 희망했습니다.

[소냐 우만소르 : (어디서 오셨습니까?) 중앙아메리카에서 왔습니다. (어느 나라죠?) 엘 살바도르입니다. 여기 있는 사람들은 콜롬비아, 볼리비아, 다른 세계 여러 나라에서 왔습니다.]

쿠바 외교장관은 1958년 이후 처음으로 국무부를 방문했고, 미국의 외교 수장은 스페인어를 섞어 쓰며 반갑게 맞았습니다.

물꼬를 튼 건 카스트로의 동생 라울 카스트로 의장에게 손을 내민 오바마 대통령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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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참모를 보내 쿠바와 물밑 협상을 벌이는 사이 미국의 최고 협상가는 '거대한 체스판'을 내려다보듯 또 다른 적 이란과의 핵 협상에서도 눈을 떼지 않았습니다.

핵무기 개발 의혹이 불거진 지 13년 만에 이를 막을 역사적인 합의를 이끌어냈습니다.

이란은 1979년 호메이니의 회교 혁명과 444일간 이어진 미 대사관 인질 사건으로 미국민들 가슴 속에 앙금이 남아 있는 나라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국교를 끊은 이란이 미국의 적대국임을 인정하면서도 전쟁보다는 협상이 나은 것 아니냐며 국민과 의회 설득에 나섰습니다.

[오바마/미 대통령 : 여기서 문제는 우리가 이란이 핵무기를 갖기를 바라느냐죠? 아닙니다. 그렇다면 문제는 그렇게 할 최선의 방법이 뭐냐입니다.]

쿠바와 이란이 언론의 머리기사를 장식하면서 다음은 북한 차례 아니냐는 희망 섞인 관측이 무성합니다.

이란 핵 협상 실무를 맡았고 지난 2000년 올브라이트 국무장관과 함께 평양에 다녀온 웬디 셔먼 정무차관도 조심스럽게나마 기대감을 드러냈습니다. 

[웬디 셔먼/미 국무부 정무차관 : 북한 사람들에게 한마디만 하고 싶습니다. 이번 합의는 누구라도 고립과 제재에서 벗어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러자 북한은 "이란과는 실정이 다르고 핵 보유국으로서의 이해 관계가 있다"며 지금까지와 같은 비핵화 대화에는 관심이 없다고 받아쳤습니다.

미국은 쿠바와 반세기 적대관계를 청산했고 이란과도 핵 협상을 계기로 적에서 친구가 될 날이 머지 않아 보입니다.

9·19 공동성명 10주년을 맞는 올해 북한은 과연 미국의 영원한 적으로 남을 것인지 아니면 다시 한번 협상 테이블에 나와 친구가 되려 할 것인지 갈림길에 놓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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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철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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