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서 상에는 회사의 관리감독을 받지 않는 것처럼 기재돼 있더라도 실제로 실적관리와 지휘가 있었다면 근로자로 인정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대법원 3부는 김 모 씨 등 5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퇴직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전부 승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습니다.
김 씨 등은 농업협동조합자산관리회사와 6개월마다 재계약을 하며 3~9년 동안 이 회사 소속으로 채권 추심 업무를 했습니다.
기본급이나 고정급 없이 실적에 대한 수수료만 받았지만 회사가 제공한 사무실로 출근해 일하고 실적과 출퇴근 상황을 점검받았습니다.
지난 2008년 이 회사에서 일하는 채권추심원들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오자 사측은 계약서를 변경했습니다.
공식적으로는 실적 보고를 받지 않고 직원 교육도 없애기로 했지만, 그 이후에도 사측은 계속해서 직원들을 관리감독했습니다.
김 씨 등은 퇴직금을 달라고 요구했다가 사측이 계약서를 바꾼 2008년 이후로는 근로자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하자 소송을 냈습니다.
원심은 지시감독을 가능하게 한 각종 조항 등이 2008년 이후 사용된 근로계약서엔 대부분 삭제됐다며 그때부터는 이들을 근로자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사측이 그 뒤에도 종전 계약서를 쓰는 등 계약서 양식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고, 출퇴근과 업무실적을 계속 관리한 점 등을 고려하면 근로자로 인정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