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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남이 하면 성희롱, 내가 하면 장난?

* 대담 : 임제혁 변호사 (법무법인 메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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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수진/사회자: 

뉴스에 나오는 법률 이야기, 쉽게 풀어드립니다. <법은 이렇습니다> 법무법인 메리트, 임제혁 변호사와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 임제혁 변호사: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성희롱이라고 하면 보통 남성이 여성에게 하는 게 일반적인데요. 최근 법원이 동성 간의 성희롱을 인정하는 판결을 했네요?

▶ 임제혁 변호사: 

예, 그렇습니다. 신입 여성 직원에게  "아기 낳은 적 있어? 무슨 잔머리가 이렇게 많아. 아기 낳은 여자랑 똑같아", 목덜미에 있는 아토피 자국을 보며 "어젯밤 남자랑 뭐 했어? 목에 이게 뭐야?" 등 성희롱성 발언을 한 여성 직장 상사에게 위자료 500만원을 배상하라는 법원 판결이 있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번 판결이 관심을 끄는 게 여성이 여성에게 성희롱을 했다는 건데요. 좀 이례적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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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제혁 변호사: 

예, 보통 성희롱은 이성 간에 생기는 것이라 생각하죠. 특히 남자 직장상사가 여성인 부하직원에 대해 하는 경우를 많이 떠올리실 텐데요, 동성끼리도 얼마든지 성희롱이 성립할 수 있습니다. 결국 성희롱이라는 것은 직장 등에서 지위고하라는 권력관계에서 그 직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를 의미하기 때문에 여성상사가 여성인 부하 직원에게 지난밤에 남자와 뭘 했는지 묻는 것도 충분히 성희롱에 해당할 여지가 있는 것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직장동료한테 "남자랑 뭐했어?" 이 정돈 농담으로 할 수 있는 얘기 아닌가요?

▶ 임제혁 변호사: 

 그게 참 구분이 애매해요. 사실 성희롱 상황에서 제일 많이 사용되는 변명이 “에이, 농담 갖고 왜 그래”입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건 농담이 아니에요. 사람 기분을 잡치게 만드는 언행이 농담은 아니잖아요? 그리고 중요한 것은 상황을 바꾸어 보면 쉽게 알 수 있다는 겁니다. 부하직원이 상사의 목에 난 아토피 자국을 보고, “부장님 간밤에 어떤 남자랑 뭐했어요?”이런 질문을 대뜸 해놓고, “에이 부장님, 농담이에요”이렇게 못하잖아요.

▷ 한수진/사회자: 

그리고 직장에서 여성이 여성 동료의 허벅지 만져도 성희롱이 될 수 있는 건가요?

▶ 임제혁 변호사: 

여성가족부에서 직장 내 성희롱과 관련한 많은 교육 자료를 배포하는데요, 거기에 보면 성희롱에 해당할 수 있는 행위들을 크게 육체적 행위, 언어적 행위 그리고 시각적 행위로 분류해두고 있습니다. 뒤에서 껴안거나, 특정 신체부위를 만지는 행위도 성희롱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물론 그 외에도 음란한 농담, 성적인 관계를 요구하는 행위 등도 언어적 행위를 구성하게 되죠.

▷ 한수진/사회자: 

그렇다면 남성이 남성에게 성희롱이나 성추행을 해도 문제가 될 수 있겠네요? 

▶ 임제혁 변호사: 

인권위가 2012년도에 조사한 바에 의하면 대부분의 직장 내 성희롱이 남성 상사가 여성 부하직원에 대하여 한 경우지만, 그 바로 다음으로 많았던 건이 남성 간의 성희롱이었습니다. 사실, “같은 남자끼리 다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는 것 아니냐”라고 할 수도 있지만, 성희롱은 같은 성별이라서 문제가 안 되는 것이 아니라 직장 내의 왜곡된 권력관계의 표출이라고 보시면 되요. 그렇기 때문에 성별과 상관없이 문제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런 경우죠, 남자 상사가 뚱뚱한 남자부하직원을 보고, “가슴이 그게 뭐냐 브래지어라도 해야 되는 거 아니냐?”라는 말을 했다고 가정해보세요. 방금 이 상사는 같은 남성인 부하직원의 인격을 밟아버린 거거든요. 그것도 성적인 굴욕감을 느끼게 하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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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수진/사회자: 

성희롱이라는 게 상대방이 성적굴욕감을 느껴야 한다고 하는데 성희롱의 법적 판단 기준, 어떤 것인가요?

▶ 임제혁 변호사: 

일반적으로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 성적 수치심 등의 표현을 쓰는데요, 쉽게 말해 특정 성적 언사나 행동을 인해 느끼는 불쾌감으로 보시면 됩니다. 좀 전에 예로 든 경우에 뚱뚱한 남자 부하직원이 순간 느끼게 되는 창피함, 불쾌감으로 보시면 될 것 같아요. 그리고 이 것이 바로 성희롱에 대한 판단기준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성희롱 행위자의 의도나 동기가 아니라 피해자가 느낀 감정,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 수치심을 느낄만한 행동이었는지가 판단의 척도가 됩니다.

▷ 한수진/사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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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의 경우 단순한 농담의 범주를 넘어섰다면서 위자료 500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했는데요. 직장 내 성희롱의 경우 법적 처벌이 가능한가요?

▶ 임제혁 변호사: 

먼저 이번 판결의 위자료는 민사소송에서 손해배상의 일환으로 인정된 것입니다. 성희롱 같은 경우에 어떤 물리적 손해가 생기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가 정신적인 고통을 받게 되는 경우여서 위자료의 지급을 명하는 판결을 하는 것입니다. 잠깐 그 구조를 보면요, 성희롱은 해서는 안 되는 행위이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희롱을 하는 경우, 이는 불법행위가 되요. 불법행위로 인해 피해자는 정신적으로 고통을 받았기에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의 일환으로 위자료의 지급을 명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방금 처벌에 대해 물어보셨는데요, 놀랍게도 “성희롱”이라는 죄목은 없어요. 가해자에 대한 처벌규정이 없다는 것이죠. 성희롱과 관련하여 우리가 형사처벌을 찾아볼 수 있는 것은 사업주가 성희롱 상황에서 피해자에 대한 불리한 조치를 하는 경우 등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없습니다. 오히려 기존의 죄목 등을 이용하여 모욕, 명예훼손, 강요, 업무상위력에 의한 추행 등으로 추벌하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성희롱을 직접적으로 처벌하는 규정이 없다는 것은 좀 의아하네요?

▶ 임제혁 변호사: 

아까 살펴본 성희롱의 유형 중에서 직접적인 신체접촉을 수반하는 경우는 그래도 처벌의 가능성이 높아지죠. 강제 추행죄도 있고 업무상위력에 의한 추행 등도 적용할 수 있구요, 그런데 문제는 지나가는 말로 던지는 성희롱이에요. 현행법상 언어적 희롱만으로는 처벌이 어려운거죠. 그래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언어적 성희롱에 대한 처벌규정을 넣으려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럼 직장 내 성희롱의 경우 처벌을 누가 받게 되는 건가요?

▶ 임제혁 변호사: 

남녀고용평등법은 일단 사업주에게 직장 내 성희롱 예방교육을 실시한 의무를 부과하구요, 당연히 사업주에게 성희롱금지의무를 별도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성희롱이 발생한 경우 사업주에게 조치의무 등을 규정하여 각각 지켜지지 못할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성희롱과 성추행은 또 다를 수 있겠네요?

▶ 임제혁 변호사: 

예, 성추행은 타인의 신체에 대한 직접적인 접촉이 전제되는 경우로 일단 범위가 축소됩니다. 그리고 형법상의 강제추행은 폭행이나 협박을 수단으로 해서 성적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는 것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상의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과 공중밀집 장소에서의 추행은 말 그대로 업무, 고용이나 그 밖의 관계로 인하여 자기의 보호, 감독을 받는 사람에 대하여 위계 또는 위력으로 추행하는 경우와 사람이 많이 밀집한 곳에서의 추행이 있다고 볼 수 있구요, 성희롱은 대체로 직장 등에서 상하수직의 권력관계에서 이를 근거로 불쾌감을 일으키는 성적언동으로 볼 수 있습니다. 차이가 있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최근 들어 동성 간이든 이성간이든 이런 성희롱과 성추행 사건이 늘고 있는데요. 성희롱이나 성추행에 휘말리지 않으려면 어떤 점에 주의해야 할까요?

▶ 임제혁 변호사: 

먼저 가해자가 되지 않으려면, 입장을 바꿔보세요. 같이 있는 집단의 특성상 상대방이 나한테 같은 얘기를 할 수 있는지, 한다면 이 것을 농담으로 받아넘길 수 있는 것인지 한번 바꾸어 생각하면 답이 쉽게 나올 것 같습니다. 부장이 아래 여직원에게 스카프 새로 했다면 “스카프 참 잘 어울린다.” 고 하면 되는 것이지, “스카프 하니까 목이 허여니 참 섹시하다”이렇게 말할 수는 없는 거거든요. 여직원이 부장에게 “스카프 참 잘 어울리십니다.”라고는 할 수 있지만, “부장님 새 스카프 하시니 목어 허여니 섹시합니다.” 다른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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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동을 시청하는 것도 직장에서 할 만한 행동은 아니니까요. 피해자의 입장에서는, 먼저 분명한 입장표명을 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더 이상 쉬쉬하면서 혼자 삭혀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사업장 내에서는 사업주 또는 고용평등감독관, 노사협의회를 통해 해결할 수 있습니다. 외부적으로는 국가인권위나 지방노동관서를 통해 문제를 공론화시키는 것도 방법입니다. 물론 소송 등도 가능하지만, 가급적 보장된 절차를 따르는 것이 더 신속하고 편리할 수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잘 들었습니다. <법은 이렇습니다> 법무법인 메리트, 임제혁 변호사와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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