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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반성은 끝없이, 빚 받을 땐 악착같이"…'집요한 독일'은 과연 달라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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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보다 더 가혹할수 없다"…그리스를 대하는 독일의 태도

요즘 독일을 보면 예전에도 그랬지만 더욱더 '간단치 않은 국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에서 독일은 돈 앞에서 얼마나 가혹할 수 있는지 유감없이 보여줬습니다. 유로존에서 가장 큰 패권을 지닌 나라답게 그리스 최대 채권국으로 이번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에서도 그리스를 무섭게 몰아붙여 결국 단 1유로도 빚을 탕감해주지 않았습니다.

"내가 본 협상 가운데 가장 잔혹한 협상이었다" -그리스 구제금융협상을 지켜본 한 외교관

결코 빚을 탕감해주지도 않을꺼면서, 감정적으로 그리스에 모욕감을 주는 일도 서슴치 않았습니다. 이번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과정을 곁에서 내내 지켜봤던 한 외교관은 "내가 본 협상 가운데 가장 잔혹한 협상이었다"고 토로했고, 또 다른 외교관은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메르켈 독일 총리의 모든 요구에 굴복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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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켈 총리가 무정하고 인색한 독일인의 이미지를 되살렸다" - 독일 언론

독일의 무자비함은 독일 자국의 언론들도 인정할 정도입니다. 독일의 대표적 시사주간지인 슈피겔은 이번에 독일이 주도한 구제금융 협상안에 대해 "잔인함의 카달로그"라며 "그리스를 모욕하기 위한 계획 같다"고 평했고, 중도좌파언론인 '쥐트도이체차이퉁'은 "메르켈 총리가 사라져가기 시작했던 무정하고 인색한 독일인의 이미지를 되살렸다"며 "독일이 이번에 실추된 이미지를 되돌리려면 그리스를 돕는 과정에서 줄이려 했던 비용의 2~3배를 앞으로 수년간 쏟아부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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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 "빚쟁이에게 관용은 없다…나치 역사 반성에도 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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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빚쟁이에게 관용은 없다"를 확실히 보여준 독일은 "나치 역사 반성에는 끝이 없다"는 입장도 일관되게 보여줍니다. 최근 독일법원은 유태인 집단수용소인 아우슈비츠에서 '학살을 방조한 혐의'로 올해 94세인 전 나치친위대원 오스카 그뢰닝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습니다, 이번 선고는 그를 기소한 독일 검찰이 구형한 3년 6개월보다 더 늘어난 겁니다.

"관용의 혜택을 입어서 경제대국이 된 독일,  그리스에도 관용을 베풀어야" - 제프리 삭스

독일이 자신들의 추악한 역사를 반성하고 또 반성하는 것은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하지만, '독일의 그 집요함'이 관용을 베풀어야 하는 상황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하는 의견도 적지 않습니다. 제프리 삭스 미 컬럼비아대 교수, 토마 피케티 파리 경제대 교수 등 경제학자 5명은 메르켈 총리에게 최근 공개서한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이들의 주장은 이렇습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경제적 뇌사상태에 빠졌던 독일이 결국 서방의 전폭적인 부채 삭감 정책으로 '라인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었듯이 그리스에도 관용을 베풀어야 한다는 겁니다.

씻을 수 없는 과오를 저지른 독일이 패전국으로서 나라가 없어질 지경의 상황에서 살아날 수 있었던 것이 사실 이런 관용의 정신에 기초한 서방의 부채탕감과 원조 덕분이었던 만큼, 이제는 그 관용의 정신을 그리스에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논리인 겁니다.

● 1919년 베르사유조약 VS 2015년 구제금융 협상안…어떤 쪽이 더 가혹할까?

약 100년 전인 1919년 1차대전 패전국인 독일은 31개 연합국과 조약을 맺습니다. 이 조약이 바로 국토의 13%에 해당하는 땅을 잃고 천문학적인 액수의 전쟁 배상금도 물어내야 했던 독일 역사상 가장 치욕스런 조약으로 기록되는 베르사유 조약입니다. 그리스 사람들은 이번에 19개 유로존 정상과 그리스가 타결한 구제금융 협상안이 이 베르사유 조약보다 더 가혹하다고 말합니다. 물론 그리스 경제가 나락으로 빠진 것은 부패와 퍼주기식 복지가 결정적이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그리스 경제가 악화 일로를 걷게 된 배경에는 유로화를 쓸 만큼의 경제 규모가 되지 않는데도 그리스를 유럽연합에 끌어들인 독일 등 유로존 패권국가들의 책임이 분명히 있습니다.

'나치' 역사에 독일이 끝까지 책임지는 자세를 보이듯, 파탄에 빠진 그리스 현 상황에 일말의 책임이 있는 독일이 유로존 맹주답게 포용하려는 자세를 기대하는 것은 너무 큰 바람일까요?

위안부 피해자가 살아 증언하는데도 끝끝내 부인하는 일본에 실망하고 또 실망해서인지, '나치 역사'에 대해서 기회만 되면 용서를 빌고 또 비는 독일의 모습에 늘 감동해서인지,  독일에게 이런 '이룰 수 없는 꿈'을 기대해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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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효안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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