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수진/사회자:
보이스피싱 그러니까 전화 금융 사기 정말 극성입니다. 올 들어 지난 5월까지 한 달 평균 보이스피싱 피해 규모가 164억 원. 피해자는 1730명이 넘습니다. 다른 사람 피해 사례 들을 때는 바보처럼 무슨 사기를 당해, 이렇게 생각하기 쉬운데요. 요즘 수법들이 너무 교묘하고 치밀해서 젊은이들도 꼼짝없이 당하는 일이 많다고 합니다.
열흘 전에도 한 젊은 여성이 검사를 사칭한 전화에 큰 피해를 볼 뻔했는데요. 때마침 옆자리에 있던 경찰관이 전화 통화 내용을 들으면서 보이스피싱 의심했고요. 은행계좌를 넘겨주기 직전에 극적으로 사기 피해를 막아준 일이 있었습니다. 8천만 원 피해를 볼 뻔한 아찔한 상황이었는데요. 극적으로 보이스피싱 막아냈던 종로경찰서 김낙환 경위 연결돼 있습니다. 직접 말씀 들어보겠습니다. 김낙환 경위님 안녕하세요.
▶ 김낙환 종로 경찰서 경위:
안녕하십니까 김낙환 경위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른 아침 고맙습니다. 요즘 경찰 내 보이스피싱 관련 전담팀 많던데 경위님은 그 부서 소속은 아니시라면서요?
▶ 김낙환 종로 경찰서 경위:
네 그렇습니다. 저는 현재 종로경찰서 생활안전과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보이스피싱 관련 부서는 아닙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이번에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게 되셨어요.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겠는데요. 정확하게 언제 어디에서 있었던 일인가요?
▶ 김낙환 종로 경찰서 경위:
지난 7월 2일 날 제가 오후 2시 경에 천안역에서 서울행 무궁화호에 탑승을 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기차 안에서 벌어진 일이군요?
▶ 김낙환 종로 경찰서 경위:
네.
▷ 한수진/사회자:
지방에 용무가 있으셨던 모양이에요?
▶ 김낙환 종로 경찰서 경위:
그날 저는 아산 경찰 교육원이 있습니다. 경찰관 상대로 강의가 있었고요. 강의를 마치고 경찰서로 복귀하던 길이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주변에 어떤 젊은 여성이 전화 통화하는 내용을 우연히 들으셨던 거고요?
▶ 김낙환 종로 경찰서 경위:
네
▷ 한수진/사회자:
바로 옆자리에 앉은 분이셨어요?
▶ 김낙환 종로 경찰서 경위:
바로 옆자리는 아니고요. 기차 통로 건너편 뒤쪽에 그래서 제가 볼 때는 우측 대각선 뒤쪽에 앉았던 분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대각선쯤에. 그러면 좀 먼 거리 아닌가요? 그런데 전화 통화 내용이 들리셨어요?
▶ 김낙환 종로 경찰서 경위:
사실 기차 안이 조용하긴 했지만 그 분도 객실 내라 조용하게 통화를 했고 거리도 상당히 돼서 귀를 쫑긋 듣지 않으면 잘 들리지는 않았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무슨 직감 같은 게 있으셨던 모양이에요? 귀를 쫑긋 세우셨던 거 보면?
▶ 김낙환 종로 경찰서 경위:
(웃음) 그 분께서 통화를 굉장히 당황스럽게 받는 느낌이 들었고요. 그 다음에 통화하시면서 간혹 고소장이라든지 검사 그런 내용들 얘기가 들려서 제가 귀를 쫑긋해서 들었던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니까 핸드폰 저편에서 들려오는 전화소리는 전혀 못 들으셨을 거고 이 분이 응답하는 내용만 들으신 거예요?
▶ 김낙환 종로 경찰서 경위:
네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대충 어떤 내용을 얘기하시는지 짐작이 되셨다는 거죠?
▶ 김낙환 종로 경찰서 경위:
네
▷ 한수진/사회자:
어떤 이야기들을 하던가요?
▶ 김낙환 종로 경찰서 경위:
굉장히 울먹이는 목소리로 통화를 계속 하는 것 같았고요. 나중에 전해 들었던 얘긴데 어느 검찰청 여직원으로부터 전화를 먼저 받았고요. 여직원은 고소장이 접수가 됐다. 검찰청에 출두해야 할 것 같다 이렇게 얘기가 됐었고.
▷ 한수진/사회자:
사칭한 거죠? 검찰청 여직원을?
▶ 김낙환 종로 경찰서 경위:
네 그렇습니다. 그 여자분께서는 처음에 이거 보이스피싱 아닌가요? 물었다고 합니다. 그때 그 여직원이 그런 건 아니다. 그러면 고소장을 집으로 보낼 테니까 알아서 해라, 라고 전화를 먼저 끊으려고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여자분이 안심을 했다고 합니다. 아 먼저 끊으려고 했기 때문에.
▷ 한수진/사회자:
보이스피싱이면 먼저 끊지 않을 텐데.
▶ 김낙환 종로 경찰서 경위:
그렇습니다. 그래서 자세히 듣게 됐다고 합니다. 검찰청 여직원이 금융 사기꾼 김모씨를 잡았는데 그 사람이 여자분 명의를 도용했고 또 피해가 62명으로부터 고소장이 접수가 됐다. 사건번호를 몇 번이고 담당 검사는 임모씨다. 잠깐만 기다려라 검사 바꿔주겠다. 이렇게 해서 신뢰를 끌어갔던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고 바로 검사를 바꿔준 거고요.?
▶ 김낙환 종로 경찰서 경위:
네. 검사가 전화를 넘겨받았고 검사는 고소장 확인하라면서 가짜 사이트 파밍이라고 합니다. 가짜 사이트를 알려줬고 그 여자분께서는 이름과 주민번호를 입력한 걸로 나중에 들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확인해보셨고요.
▶ 김낙환 종로 경찰서 경위:
그 다음에 그 여자분이 그러면 검사님 어떻게 하면 좋겠어요? 라고 물었나 봅니다. 검사가 하는 말이 농협 계좌 정보가 유출이 됐다. 빨리 가까운 역에서 내려서 은행에 가서 보안카드를 폐기하고 OTP로 교체해야 한다. 그래서 그 여자분이 급하게 내렸던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니까 검찰청 여직원이란 사람도 가짜고 검사도 가짜고 고소장 확인하는 사이트도 다 가짜였던 거 아니에요?
▶ 김낙환 종로 경찰서 경위: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너무나 그럴듯하게 그리고 갑자기 이런 전화를 받다보니까 당황해서 다 진짜로 믿었다는 거고.
▶ 김낙환 종로 경찰서 경위:
맞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사실 자세히 생각하면 수상한 대목이 있기는 있는데 막상 이런 전화를 받으면 그런 점이 잘 생각이 안 나는 거죠. 가령 이 사이트 같은 경우도 확인하면 금방 알 수 있는 거 아닐까요?
▶ 김낙환 종로 경찰서 경위:
그렇습니다. 저도 나중에 그 여자분을 통해서 화면을 봤는데요. 법무 포털이라고 굉장히 우리가 일반적으로 봤던 사이트는 아니었습니다. 모양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허술했는데 굉장히 이 분이 당황을 했고 수법에 넘어갔던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어쨌거나 그래서 이제 수원역에 그 여성이 다급해서 내린 거고요?
▶ 김낙환 종로 경찰서 경위:
네. 그래서 그 여자분께서 수원역에 내릴 때만 해도 사실 저는 20% 정도만 보이스피싱일 거라고 직감을 했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내용을 다 들었던 게 아니고 간혹 들렸던 내용만 들었기 때문에요. 그런데 수원역에 내릴 때는 굉장히 목적지가 아닌데도 내렸던 것 같고 급하게 물건을 주섬주섬 담아 내렸고요. 그래서 통화 내용은 제가 지금 수원역인데 내릴까요? 묻는 것을 들었습니다. 아 이게 보이스피싱 수법 같기도 하다 라고 생각이 돼서 전화 내용을 자세히 듣고자 같이 따라 내렸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경위님도 같이 따라 내리신 거예요? 경위님 목적지도 수원역이 아니었던 거죠?
▶ 김낙환 종로 경찰서 경위:
네 저는 서울역이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어쨌든 이 여성이 너무 불안해 보이고 표정도 안 좋고 들은 내용도 조금 있으시고 해서 따라 내리셨다는 거죠?
▶ 김낙환 종로 경찰서 경위: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래서 어떻게 하던가요?
▶ 김낙환 종로 경찰서 경위:
수원역에서 내렸더니 그 여자분께서는 굉장히 지리감도 없으니까 당황해서 대합실을 일단 올라갔습니다. 제가 그 분을 따라가면서 통화내용을 계속 자세히 들어봤습니다. 들어봤더니 계속 사기범이 가까운 농협으로 가라고 그랬더니 농협 가는 길을 찾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가 사실 그 전에 사이에 전화를 좀 끼어들고 싶었는데 전화를 계속 끊지 않아서 끼어들 수가 없었습니다. 기회를 잡았던 것은 그 여자분이 길을 누구한테 묻기 위해서 전화를 잠깐 내려놓을 타이밍이 있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 그때 개입을 하신 거고요?
▶ 김낙환 종로 경찰서 경위:
네. 그때 제가 적극적으로 개입을 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어떻게 하셨어요?
▶ 김낙환 종로 경찰서 경위:
사실은 제가 신분증이 있어서 신분증을 보여드리고 사실 기차 안에서 내가 보이스피싱인 것 같아서 따라 내렸다. 놀라지 마시고 제가 도움을 드리고자 하는데 통화를 좀 받아보면 안 되겠느냐. 얘기했습니다. 그랬더니 여자분께서 굉장히 저를 의심하는 듯한
▷ 한수진/사회자:
(웃음)
▶ 김낙환 종로 경찰서 경위:
당황해서 그러셨겠지만
▷ 한수진/사회자:
사기범은 믿고 진짜 경찰관은 의심하고 그런 세상이에요.
▶ 김낙환 종로 경찰서 경위:
왜냐하면 길 가다가 경찰 신분증 보여주고 얘기하는 사람이 잘 없지 않습니까.
▷ 한수진/사회자:
그렇죠. 저 같아도 뭐 하는 사람이야 그러겠어요.
▶ 김낙환 종로 경찰서 경위:
저를 굉장히 의심했었고 사실 제가 수차례 얘기했습니다. 도움을 꼭 드리고 싶어서 내렸는데 저를 좀 믿어 주십시오 라고 했고 그래서 제가 사기범 전화를 받았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사기범하고 직접 통화하신 거예요?
▶ 김낙환 종로 경찰서 경위:
네. 통화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뭐라고 하셨어요?
▶ 김낙환 종로 경찰서 경위:
사실 제가 전화를 받고도 사기범은 저도 처음 통화라 긴장이 됐고요. 사기범한테 그런 얘기를 했습니다. 기차 안에서 여자분 통화를 들었는데 현재 경찰관이다. 소속은 어느 경찰서 누구고 피해를 줄이려고 하는데 여자분한테 들었다 검사님 같은데 어느 소속 누구 검사님이고 무슨 일로 전화를 했는지 여쭤봐도 되겠느냐 했더니 굉장히 화를 내더라고요. 나는 당신하고 할 얘기 없으니까 그 여자 바꿔라.
▷ 한수진/사회자:
확신을 갖게 되셨군요? 내 촉이 맞았구나, 그 순간에.
▶ 김낙환 종로 경찰서 경위:
그때 느낌이 왔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 사람들이 화를 내더라고요. 소속 밝히라고 하면.
▶ 김낙환 종로 경찰서 경위:
대한민국 검사님께서 저도 경찰관이고 하는데 그렇게 화를 내실 필요는 없지 않습니까. 이 분이 고소 사건에 연루가 된 것 같은데 저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검사님 소속을 밝혀주시면 제가 이 분하고 합의를 해서 다시 전화를 드리겠다. 그렇게 얘기가
▷ 한수진/사회자:
그랬더니 전화를 확 끊었겠군요?
▶ 김낙환 종로 경찰서 경위:
그래서 전화를 끊었습니다. 같이.
▷ 한수진/사회자:
그 상황에서 경위님께서 도움을 주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앞에서 잠깐 말씀드렸지만 8천만 원 정도 피해를 볼 뻔 한 상황이었다면서요?
▶ 김낙환 종로 경찰서 경위:
네 그렇습니다. 나중에 전해들은 얘긴데 그 분은 은행 잔고가 2천만 원 정도 있었고 마이너스 통장에서 6천만 원에서 최대한 8천만 원 정도는 피해를 받지 않을까 라고 그 분께서 나중에 얘기해주시더라고요.
▷ 한수진/사회자:
갑자기 기차 안에서 경위님 만나지 않았더라면 어쩔 뻔 했어요. 은인처럼 여기실 것 같은데요? 그 여성분은?
▶ 김낙환 종로 경찰서 경위:
나중에 올라오는 길에 서울까지 같이 올라왔습니다. 올라오는 길에 굉장히 고마워 하셨고 저도 기분은 좋았습니다. 안 좋은 분을 도와줄 수 있는 계기가 돼서.
▷ 한수진/사회자:
실제로 이런 일 보시니까 어떠세요? 말씀 많이 들었을 텐데?
▶ 김낙환 종로 경찰서 경위:
저희도 경찰관이다 보니까 주변에서 피해보신 분들도 간접적으로 많이 봤는데요. 실제로 제 주변에서 보고 이렇게 당하시는 분이 앞으로도 있을 수 있겠구나. 정말 너무 교묘하게 얘기를 하시는 거 보니까 굉장히 지능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정말 정신 똑바로 차리고 살아야 하는 세상이에요.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낙환 종로 경찰서 경위:
감사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종로경찰서 김낙환 경위와 말씀 나눴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