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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비극복 모범사례 12년 만에 주민대표 분신 소동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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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시설을 자진 유치했던 지역 주민들이 자치단체의 인센티브 이행을 촉구하다가 마침내 주민대표가 시청에 찾아와 유류를 뿌리고 몸에 불을 지르는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12년 전 울산시 울주군 삼동면 주민들은 화장장과 공원묘원, 납골당까지 갖춘 장사시설을 자진 유치했고, 울산시는 그 대가로 주민의 숙원을 해결해주겠다는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19가지나 되는 약속이 잘 이행되지 않아 최근 주민들이 집단행동에 나섰습니다.

그러다 주민대표가 차를 몰고 시청 건물로 돌진한 뒤 유류를 뿌리고 불을 붙였습니다.

2003년 10월 7일 당시 박맹우 시장은 "삼동면 주민들의 유치 결정은 주민 스스로 님비현상을 극복한 모범적인 사례로 역사에 기록될 용단"이라고 말했습니다.

울주군 삼동면 주민들이 동구에 있던 공설화장장을 삼동면에 자진 유치하기로 결정하자 반기면서 한 말입니다.

당시 울산시는 장사시설 유치에 찬성한 삼동면에 인센티브로 장례식장 운영 사업권을 비롯해 3천억 원 상당의 지역 현안 19가지를 2009년까지 모두 완료해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삼동면 주민 1천900여 명은 "종합장사시설 유치는 정말 잘한 일로 울산에서 가장 낙후된 마을이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뻐했습니다.

울산의 다른 지역 주민들은 엄청난 인센티브 규모에 놀라워하며 삼동 주민들을 부러워했습니다.

그러나 삼동 주민이 바라는 대로 이뤄지지는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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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울산시 남구 신정동 울산시청 신청사에서는 60대 남성이 차를 몰고 건물 로비로 돌진하려다 계단에 막히자 로비 옆 유리창을 들이받았습니다.

차에서 내린 이 남자는 건물 앞바닥과 몸에 기름을 뿌리고 분신자살을 시도하다 시청 환경미화원과 청원경찰의 제지로 실패하고 경찰에 연행됐습니다.

이 남자는 5년째 삼동면 발전협의회장으로 일하고 있는 정 모(61) 씨입니다.

혐오시설을 유치하며 님비현상 극복의 모범사례로 박수를 받았던 삼동면에서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기에 주민 대표가 시청에서 극단적인 행동을 했을까.

지난 9일 울주군 삼동면 발전협의회 사무실에서는 주민 40여 명과 시청 공무원들이 모인 가운데 하늘공원 유치에 따른 주민숙원 추진 현황 설명회가 열렸습니다.

정 씨 등 주민들은 혐오시설 유치 인센티브 사업의 핵심인 율리∼삼동 도로(길이 7.4㎞, 폭 4차선) 개설을 조속히 완공해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울산시는 2009년까지 완료하기로 한 인센티브 사업을 하늘공원 준공 시점인 2012년 말로 이미 한차례 미룬 상황이었습니다.

율리∼삼동 도로개설 사업도 지지부진해 1.2㎞ 구간은 완료됐고, 1.4㎞ 구간은 개설 중이며, 보상이 진행 중인 4.9㎞ 중 3.6㎞는 보상 협의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이날 주민들은 이 구간 공사를 2017년까지 완공해 달라고 요구했고, 시는 재정형편상 2018년이나 2020년이 돼야 마칠 수 있을 것이라며 이해를 구했습니다.

주민들은 19가지 사업 중 정작 지역발전에 필요한 도로 등 사회기반시설은 아예 손도 대지 않고 있다고 반발했습니다.

특히 "2012년 말 울산 하늘공원이 완공된 후에는 시에서 삼동을 거들떠보지도 않는 등 배신했다"고 분노했습니다.

삼동면 발전협의회 간부는 "정 회장이 회의가 끝나고 나서 '이래선 안 된다, 주민들만 (약속 촉구 시위로) 고생시키게 됐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울산시가 인센티브 이행 약속을 지연하자 주민들은 지난 2일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연 데 이어 지난 4일과 5일에는 하늘공원 진입로에서 농성까지 벌였습니다.

주민들은 또 오는 22일부터 30일까지 6차례에 걸쳐 울산시청 앞에서 집회를 하겠다고 예고한 상태입니다.

울산시가 종합장사시설 자진유치에 따라 삼동면에 시행하기로 한 인센티브 사업에 드는 총 예산은 6천143억 3천여만 원으로 시는 추산했습니다.

이중 14가지 661억 8천200만 원, 금액상 10.7%는 완료됐고, 율리∼삼동 도로개설 (991억 5천만 원)과 하수차집관 설치 사업(236억 원)은 추진하고 있습니다.

나머지 5건의 계획도로 조기 완공(2천736억 원), 하작∼둔기 도로 4차선 확장(100억 원), 삼동∼KTX울산역 도로개설(1천456억 원)은 계획조차 없이 장기사업으로 분류돼 있습니다.

삼동면 주민들은 "인센티브 사업은 우리가 해달라고 했던 것이 거의 없고 울산시가 나서서 해주기로 한 것"이라며 "행정기관이 스스로 한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앞으로 누가 혐오시설 유치에 찬성하겠는가"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울산시 관계자는 "주민들과 협의해 갈등을 줄여나가겠다"라고 말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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