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동해안 해변의 해안 침식을 막기 위해 바닷속에 방파제를 설치하는 공법이 새로 도입됐습니다. 이른바, 잠제인데요, 정부가 지난 2010년부터 강릉 남항진 앞바다에 잠제를 투하했는데, 이미 파손돼 제 기능을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홍서표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바닷속 구조물이 여기저기 부서져 있습니다.
철근이 흉물스럽게 삐져나와 있고, 벽돌도 바닥에 나뒹굽니다.
일부는 모래 속에 아예 파묻혀, 건설 폐기물처럼 보입니다.
해양수산부가 이곳 남항진 해변의 해안 침식을 막겠다며 설치한 어초형 잠제인데, 2년도 안 돼 문제가 생겼습니다.
잠제는 바닷속에서 파도의 힘을 줄여주는 일종의 '수중 방파제'입니다.
길이 2.5m, 높이 3m의 'ㅁ'자형 철골에 철근을 창살처럼 붙인 뒤 철근 사이사이에 벽돌을 끼워 만든 구조물 여러 개를 이어붙이면 12m의 어초형 잠제가 만들어집니다.
남항진 앞바다에는 이런 어초형 잠제 42개가 투하됐습니다.
사업비만도 12억 원.
하지만, 취재결과 잠제 제작 단계에서 벽돌과 철근이 견고하게 붙어 있도록 하는 몰타르를 제대로 주입하지 않으면서, 2년도 안 돼 파손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공사 관계자 (음성변조) : 눈 가리고 아웅하듯 발라 놓거나 (벽돌을) 끼워 넣거나 이런 식으로 해서 그냥 납품만 완료시킨 거죠. 그 결과가 지금같이 깨져서 무너지는 현상이 나타나는 거죠.]
부실하게 만들어진 잠제가 파도의 힘을 이기지 못하면서, 철근과 벽돌이 분리되고 구조물 자체가 망가진 것으로 보입니다.
해양수산부는 현장 실태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해양수산부 동해지방해양수산청 관계자 (음성변조) : 시공사에 한번 문의 해봐야겠습니다. 얘기는 들었습니다. OOO이 그렇다 하더라 내려앉았다고. 담당자도 알고 있거든요.]
10억 원을 넘게 들인 잠제가 해안 침식을 막기는커녕, 되레 바다만 오염시키는 건 아닌지 걱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