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는 바야흐로 낙타 수난시대입니다.
메르스 바이러스의 중간 매개체가 낙타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중동에서 묵묵히 살아오던 낙타가 난데없이 우리나라에서 갖은 비난과 원성을 듣고 있는 건데요, 사실 낙타의 치열한 생존 전략을 들어보면 우리가 배울 점이 많습니다.
한세현 기자가 기자이자 수의사로서 취재파일을 통해 설명했습니다.
메르스 바이러스는 낙타에게서는 쉽게 볼 수 있는 질병입니다.
하지만 이 바이러스가 사람의 체내로 들어올 경우에는 폐나 기관지 같은 하부 호흡기에서 증식하지만, 낙타에게는 코와 입 같은 상부 호흡기만 감염시키기 때문에 가벼운 감기처럼 콧물이 나는 정도에서 그칩니다.
게다가 사람의 메르스 감염이 낙타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네이처지에 따르면 낙타가 26만 마리가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최근 3년간 1천여 명이 메르스에 걸려 442명이 숨졌지만, 낙타가 700만 마리가 있는 소말리아나 300만 마리나 있는 케냐에서는 메르스 확진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고작 40여 마리밖에 없는 우리나라는 환자 수가 세계 2위인데 말이죠.
그러니까 사람의 메르스는 낙타 사육 두수보다는 그 나라의 위생 수준이나 보건 체계와 더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오히려 낙타는 몸의 해부학적 구조와 행동을 바꿔가면서까지 지구에서 가장 척박한 환경을 이겨낸 인동초 같은 동물입니다.
특히 강렬한 태양에 대처하는 방법이 인상적인데요, 낙타는 땅속으로 숨어버리는 다른 동물들과 달리 오히려 얼굴을 태양과 마주 보게 향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하면 비록 얼굴은 뜨거워져도 더 넓은 부위인 몸통에는 그늘이 생겨서 고개를 반대로 돌아서는 것보다 효과적으로 더위를 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에 한 번도 수입된 적도 없는 낙타 고기와 낙타 우유를 먹지 말라니, 얼마나 비현실적입니까?
지금 같은 위기 상황에서는 낙타를 탓하기에 앞서서 역경을 정면으로 맞서 싸우는 낙타의 용기부터 배우는 게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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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기르는 애완동물은 대부분에게 마치 한가족이나 마찬가지인데요, 미국에서 이런 애완동물에 대한 사랑을 미끼로 지방 정부가 각종 벌금과 수수료를 벌어들이고 있습니다.
박병일 특파원이 취재파일을 통해 전했습니다.
[케이틀린 매카덤/제이크·루시의 견주 : 우리의 가족이자 살아 있는 생명체이고 영혼이 있어요. 그냥 데려가서 죽여버릴 순 없어요. 잘못한 게 있단 걸 증명도 않고 말이죠.]
콜로라도 주의 작은 마을에 사는 이 가족은 제이크와 루시라는 반려견 두 마리를 키우는데요, 어느 날 갑자기 집에 영장을 든 사람들이 들이닥치더니 강아지를 체포해갔습니다.
옆집 고양이가 뭔가에 물려 죽었는데 이 강아지들이 범인, 아니 범견인 것 같다고 고양이 주인이 경찰에 신고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런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던 매카덤 씨네 가족들은 졸지에 강아지들의 무죄를 입증할 재판을 준비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비용이었습니다.
그나마 변호사는 무료로 변론해줬으니 망정이지 이미 법정비 6천 달러에 구금비 2천500달러 여기에 고양이의 부검비 1천 달러까지 총 9천500달러가 소요됐습니다.
여유 있는 형편이 아니다 보니 지출을 감당할 자신이 없으면 유죄를 인정하면 되는 거였지만, 대신 두 마리 개는 고양이를 죽인 위험한 개가 되어 안락사에 처해진다고 하니 도저히 그렇게 내버려둘 순 없었습니다.
할 수 없이 차를 팔고, 세금 환급분까지 쏟아 붓고 온라인 모금운동을 벌인 끝에야 겨우 돈을 마련해 안락사를 면한 겁니다.
뭐 이런 황당한 일이 있나 싶겠지만, CNN이 미국 15개 도시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애완동물을 상대로 영장이 발부된 사례 중 아직 처리되지 않은 건만 수천 건에 달했습니다.
너무 짖어서, 또는 목줄 없이 다녀서 등등 혐의도 다양했습니다.
당연히 경제적으로 어려워서 안락사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케이스 수두룩했습니다.
다행히 매카덤 씨네는 안타까운 사연이 방송을 통해 알려지면서 일종의 바게닝 딜을 얻어낼 수 있었는데요, 한 번도 누군가를 해친 적이 없는 두 강아지를 되찾느라 쓴 1천만 원이라는 돈은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