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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김홍신 "사랑은 지향점…죽어서도 하고 싶은 것"

* 대담 : 소설가 김홍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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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젊은이들 절대 가볍게 사랑하는거 아냐,, 불안한 사랑을 할 뿐
-편지에서 문자 이모티콘까지.. 사랑은 현대적 시어다
-나 혼자 움직이는 건 생존의 문제, 남이 나를 흔들어주는 건 사랑
-30년 전 장총찬이 살았던 때보다 더 비겁하고 비열하게 세상이 나빠졌다

▷ 한수진/사회자: 

1980년대 ‘인간시장’이라는 단 한편의 소설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작가가 있었습니다. 당시 대중들은 사회악을 처단하는 소설 속의 장총찬이란 인물에 대해 큰 위로를 받았는데요. 그런데 30년이 지난 지금 생애 처음으로 연애소설을 펴냈습니다. ‘단 한 번의 사랑’ 제목만 봐도 사랑이 느껴지는데요, 소설가 김홍신 씨 모셔보도록 하겠습니다. 

김홍신 선생님 안녕하세요.

▶ 소설가 김홍신: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이른 아침 고맙습니다. 

▶ 소설가 김홍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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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

▷ 한수진/사회자: 

8년 만에 신작을 내놓으셨어요?

▶ 소설가 김홍신: 

네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제가 지금 그 책을 손에 들고 있는데요. 표지도 분홍색이고, 또 남자가 여자를 요즘말로 백허그까지 하고 있는데 앞서도 소개해드렸지만 정말 연애소설을 쓰신 거네요?

▶ 소설가 김홍신: 

네 그렇습니다. 제가 오랜만에 썼고요. 그런 생각을 했어요. 인생을 살면서 누구나 다 사랑의 전과자들인데도 나이는 먹어도  언젠가는 그 뜨겁고 불타고 온몸이 용광로에 빠진 듯 한 사랑을 하고 싶어 하는 것이 인간의 본능이 아닌가 싶고요. 그래서 그런 생각을 하며 썼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사랑의 전과자. (웃음) 사랑 안 해본 사람 어디 있느냐, 이런 의미인가요?

▶ 소설가 김홍신: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용광로에 빠진 것 같은 사랑을 누구나 다 다시 한 번 하길 원한다는 것이고요?

▶ 소설가 김홍신: 

그런 것이죠.

▷ 한수진/사회자: 

그래서 그런가요? 출판 한 달 정도 됐는데 벌써 4쇄 정도 됐다고요?

▶ 소설가 김홍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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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요즘 출판계가 특히 작년 세월호 이후로는 심각할 정도로 출판계 사정이 나쁘거든요. 그런데 어떻게 보통 2천부를 찍으면 95% 정도가 1년 내에 재판을 못 찍는다, 그러거든요, 전문가들은. 그런데 짧은 시간 안에 5천부씩 해서 2만부를 찍었으니까요 굉장히 속도라 빠르고 특이하다 이렇게들 보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네요. 많은 분들이 궁금하실 거예요. 지금 김홍신 선생님 실례 같지만 연세가 되셨잖아요.

▶ 소설가 김홍신: 

그럼요.

▷ 한수진/사회자: 

일흔 가까이 되셨는데 어떤 사랑을 얘기하고 싶으셨을까?

▶ 소설가 김홍신: 

그러니까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감성이 다른데 사랑에 관한 목표 지점은 같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젊은이들이 사랑하는 거하고 나이든 사람이 사랑하는 것이고 하는 것. 정말로 노인들이 홀로됐을 때 사랑하는 것. 그게 방법론은 다르지만 지향점. 자기가 위로받고 자기 영혼이 안정되고 어느 정도 숨 가쁨. 자기 모습을 연상해보고 미래에 예를 들어서 사후 세계가 있다면 사랑하는 사람들은 처음에는 거기를 함께 가서라도 다시 만나서라도 사랑하고 싶고 그런 거 아니겠습니까.

▷ 한수진/사회자: 

그렇게 다들 얘기하죠.

▶ 소설가 김홍신: 

현실에서는 잘 이뤄지지 않고 또 이뤄지더라도 사랑이라는 것은 갈등을 쌓이게 하는 게 있고 자기주장을 강화하는 도구로 사용하거나 이렇게 되는 것 같아서요. 그것보다는 본질에 충실하려고 하는 몸부림 같은 거. 그래서 일부러 소설 제목도 ‘단 한 번의 사랑’으로 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렇군요. 선생님도 그런 거 다 겪어보신 거죠? 

▶ 소설가 김홍신: 

그럼요. 사랑 안 해본 사람 어디 있겠습니까? (웃음)

▷ 한수진/사회자: 

(웃음) 그런 순도 100%의 지옥이라도 막말로 갈 수 있는 사랑 해보신 거죠?

▶ 소설가 김홍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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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것이죠. 그런데 사랑을 막 시작해서 얼마 안 됐을 때는 누구나 지옥뿐만 아니고 전생에도 만나고 현생에도 만나고 후생에도 만나고 이러고 싶지 않습니까. 그런데 살다보면 에이~ 왜 내가 현생에 만났나. 후생은 무슨 후생, 이렇게 얘기하는 경우가 꽤 많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그렇죠.

▶ 소설가 김홍신: 

그런데 사랑의 본질에 대해 얘기하고 싶었던 거죠.

▷ 한수진/사회자: 

요즘 젊은 층은 다른 얘길 할 수도 있을 것 같긴 해요. 요즘 인스턴트 사랑이네, 썸 이런 얘기도 나오고, 들어보셨잖아요. 선생님?

▶ 소설가 김홍신: 

그럼요. 

▷ 한수진/사회자: 

가벼운 사랑을 즐기는 분위기도 있는 것 같더라고요?

▶ 소설가 김홍신: 

그런데 그게 우리들 눈으로는 가벼운 사랑인 것처럼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저희들 어린 시절에 어른들이 봤을 때 저것들은 지치지 않고, 그윽하지 않고, 이랬다고 봤거든요. 실제로는 그게 아니었거든요. 속으로는. 겉으로 보여 지는 현상, 주어진 상황, 이런 걸로 보면 카톡으로 주거 받거나, 문자를 주거 받거나, 아니면 점심시간에 잠깐 만나서 짧은 시간이니까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모습을 우리 눈으로 보면 참 가벼워 보일 수 있는데 그들의 정신세계로 들어가 보면 그렇게 걱정할 만큼 가볍게 사랑하는 건 아니죠. 그러니까 상황이 좋아져서 자주 만나고 헤어지고 또 만나고 헤어지고 이런 모습을 보니까 불안해서 그렇게 느끼는 것 같기도 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리고 소설 중간 중간에 보면 시가 참 많이 나오거든요. 제목과 같은 ‘단 한 번의 사랑’이라는 시가 마지막 페이지에 나오고요. 그런 생각 들더라고요. 예전에 우리가 사랑 좀 한다고 하면 시 한 번 써보고, 밤에 연애편지 쓴다고 낑낑댔지만 요즘 사람은 그렇게 안 할 것 같더라고요. SNS 이모티콘 만으로 충분하다는 사람 많거든요?

▶ 소설가 김홍신: 

네 그렇습니다. 그게 세상이 변하면 사람도 변하고 물건도 변하고 모든 게 변하거든요. 그러니까 이렇게 변하는 것. 우리 때는 편지를 써서 우체통에 넣고 이러는 과정이 있었거든요.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이 손에 들고 있는 휴대폰으로 쉽게 전달하는데 그 안에 형식을 갖추지 않았더라도 그들의 언어 속에는 현대적 시어가 포함되어 있는 것, 이렇게 봐줄 수밖에 없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역시 선생님 품은 참 넓으시네요. 모든 걸 다 이해를 하시네요.

▶ 소설가 김홍신: 

(웃음) 

▷ 한수진/사회자: 

제가 오히려 옹졸해 보입니다. 그런데 선생님 저는 ‘단 한 번의 사랑’ 사실 저는 제목 보면서 사모님에 대한 연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 소설가 김홍신: 

일부 그렇게 이야기하는 분도 있는데요. 물론 그 안에 시나 이런 것들은 그 당시에 썼던 시들을 삽입한 건 맞습니다. 그런데 떠난 사람이 워낙 병상에서 오래 고생을 했기 때문에 애절하고 안타까웠던 건 있는데, 그리움이라고 하는 것은 어느 정도 시일이 지나면 묽어지는 것이지 그것이 더 애절하게 되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들도 옆에 있을 때 목소리 들릴 때 눈에 띄일 때가 중요하다. 요즘말로 있을 때 잘해 하는 얘기가 사실은 실감나는 이야기죠.

▷ 한수진/사회자: 

있을 때 잘해. 그런데 우리가 다 떠난 다음에 그 사람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는 것 같은데요.

▶ 소설가 김홍신: 

당연하죠. 왜냐하면 휴대폰이 주머니에 넣고 다니다가 잃어버리거나 저 같은 경우 쓰던 만년필을 잃어버리면 굉장히 속상하고 그게 너무나 소중했다는 것을 그때에야 알게 되는 거. 그것도 사람 관계에서는 더 심각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소설 읽다 보니까 이런 구절 있던데요. “그 사람은 지나간 세월 제가 살아갈 수 있게 흔들어준 바람입니다.” 이 한 줄에 사랑의 의미를 녹인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던데요. 맞습니까?

▶ 소설가 김홍신: 

맞습니다. 사람이 고체가 아니고 움직이는 존재거든요. 움직이는 게 나 혼자 움직이는 건 생존의 문제에 있지만 남이 나를 흔들어주는 건 사랑의 문제라고 생각해서 그런 표현을 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사랑을 한 줄로 한 마디로 딱 정의하시면 어떻게 표현하시겠어요?

▶ 소설가 김홍신: 

사랑은 향기죠. 

▷ 한수진/사회자: 

사랑은 향기다?

▶ 소설가 김홍신: 

네. 그런데 그게 어디서 오는 향기냐 하면 영혼의 상처로부터 오는 향기죠. 그러니까 사랑한다는 것은 서로 주고받는 아름다운 것만 있는 것이 아니고 그 안에 말하자면 상처가 

▷ 한수진/사회자: 

상처까지도 보듬어줄 수 있는?

▶ 소설가 김홍신: 

상처를 치유를 잘하면 향기가 되는 것이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그렇군요. 말씀을 더 나누고 싶은데 시간이 없어서 말이죠. 마지막으로 이 질문 하나 드릴게요. 지금 ‘인간시장’ 개정판도 내셨던데요. 사실 선생님하면 ‘인간시장’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거든요. 어떤 인터뷰 보니까 ‘인간시장’ 쓸 때보다 세상이 더 비뚤어졌다 이렇게 말씀하셨더라고요?

▶ 소설가 김홍신: 

그건 사실입니다. 왜냐하면 그때만 해도 사건이나 뭐나 노출이 잘 됐는데 요즘은 교묘하게 CCTV나, 휴대폰 촬영 기술이나, 아니면 SNS, 컴퓨터 이런 것들 때문에 이런 걸 노출되지 않게 아주 교묘하게 비리나, 나쁜 짓이 전파가 돼서 그 시절보다 더 비겁하고 비열하게 세상이 나빠진 게 맞습니다. 그래서 그런 것들을 비판해야만 세상이 좋아질 것 같아서 그런 표현을 썼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30년 전인데 그때보다도 더 비뚤어졌다, 정말 큰일이네요. 알겠습니다. 오늘 이른 아침에 말씀 정말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소설가 김홍신: 

감사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김홍신 선생님과 말씀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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