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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기부의 윤리학…美 하버드대 최고액 기부자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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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고 명문대로 꼽히는 하버드대학은 최근 대학 역사상 최고액의 기부금을 받았습니다. 기부금 액수는 무려 4억 달러, 우리 돈으로 4천 4백억 원이 넘습니다. 천문학적 액수에 흥분한 하버드는 즉각 성명을 내고 이 기부자가 기부하겠다는 하버드 내 단과대학의 이름을 기부자 이름으로 바꾸겠다고 선언했습니다.

하버드가 단과대학 이름을 당장 교체할 만큼 엄청난 액수를 기부한 이는 '헤지펀드의 제왕'이라 불리는 억만장자 존 폴슨입니다. 존 폴슨이 딱 지명해서 기부하겠다는 단과대학은 바로 공학응용과학대학입니다.

이전까지 하버드 최고액 기부자는 지난해 3억 5천만 달러를 기부한 홍콩 부동산 재벌 T.H 챈의 자선재단이었습니다. 이 돈은 하버드 보건대학원에 기부되면서 역시 보건대학원의 이름도 'T.H. 챈 대학원'으로 바뀝니다. 2013년까지 하버드에서 개인의 이름을 딴 대학은 공공정책대학원인 케네디스쿨이 유일했지만, 지난해와 올해 엄청난 돈의 힘으로 하버드의 단과대학 이름이 억만장자 이름으로 바뀌고 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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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폴슨_640

그러나 존 폴슨의 하버드 기부를 놓고 세계 경제학계의 석학인 제프리 삭스가 매우 강도 높은 비판을 내놓았습니다. 억만장자가 자신의 부를 사회적으로 환원하겠다는 것에 왜 세계적 경제학자가 쓴소리를 내놓는 것일까요?

제프리 삭스의 주장은 이렇습니다. 존 폴슨은 지난 2007년 전 세계 금융계를 뒤흔들었던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 때 비윤리적 행태로 막대한 부를 쌓은 '비윤리적 자산가'라는 겁니다. 존 폴슨은 금융회사인 골드만삭스와 손잡고 서브프라임모기지 금융상품을 설계한 장본인으로 자신이 설계해 놓고는 이 금융상품이 망하는 쪽에 투자해서 무려 10억 달러나 되는 돈을 벌었다고 지적합니다.

제프리 삭스는 하버드가 이렇게 비윤리적인 행태로 챙긴 막대한 부의 일부라는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기부금 액수가 엄청나다는 이유만으로 존 폴슨의 이름으로 대학명까지 바꾸는 것은  하버드의 '기부금 윤리'에도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는 겁니다.

또한 제프리 삭스는 실제로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 당시 존 폴슨을 믿었던 선량한 투자자들은 대거 파산했는데 그 가운데는 건실한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대출을 했던 독일의 IKB 은행도 있다고 말합니다. '착한 금융'을 했던 IKB은행은 존 폴슨같은 탐욕스런 금융가 때문에 1억 5천만 달러를 날리고 파산했다며, 하버드가 존 폴슨의 이름을붙이려는 '공학응용과학대학'의 이름을 자신은 '파산한 독일은행공대'라고 부르겠다고 비꼬기도 했습니다.

물론 제프리 삭스의 의견에 반대하는 이도 적지 않습니다. 대학에 기부를 하는 이들이 꼭 윤리적으로 올바르게 부를 축적한 사람일 필요는 없다는 의견과 함께 부의 불평등이 심각한 상태에서 이런 식이라도 부를 나누려는 행태는 칭찬해줘야 한다는 입장도 만만치 않습니다. 그럼에도 제프리 삭스의 주장은 우리에게 적지 않게 고민할 화두를 던져줍니다.

수많은 사람을 파산으로 몰고 간 비윤리적인 행태로 천문학적 부를 챙긴 자산가의 돈을 아무런 비판 의식 없이 받는 세계 최고의 대학. 또, 자신에게 쏟아지는 윤리적 비난을 하버드라는 지성의 전당에 기부해서 상쇄하려는 억만장자. 여러분은 이들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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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효안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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