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독재 시절 영장 없이 체포·구금돼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민족일보 편집국장 고 이종률 씨의 유족이 국가배상 판결을 받았습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26부는 이 씨의 자녀가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국가가 유족에게 위자료 5억 8천여만 원을 지급하라고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당시 국가가 헌법이 보장한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고 중대한 인권침해를 저질렀다며 "불법행위에 따른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1961년 2월 창간한 진보성향 민족일보의 간부들은 그해 5·16 군사 쿠데타 직후 '북한 활동에 동조하는 기사와 사설을 썼다'는 이유로 영장 없이 체포·구금됐습니다.
당시 군부 세력은 체포 이후인 6월 특수범죄 처벌에 관한 특별법을 만들고 소급적용해 이들을 기소했습니다.
이들은 군부가 신설한 혁명재판소에서 현역 장교에게 재판을 받았고 조용수 민족일보 사장은 사형을 선고받고 12월 형이 집행됐습니다.
함께 기소됐던 이 씨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재심에서 징역 10년형을 받았고, 4년 4개월 동안 복역하다가 1965년 사면됐습니다.
2006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민족일보 사건'에 대해 진실규명 결정을 내렸고, 2013년 10월 이 씨의 유족이 청구한 재심에서 무죄 판결이 확정됐습니다.
재판부는 이 씨가 영장 없이 불법 체포·구금돼 수형 생활을 한 점과 가족이 각종 불이익을 당한 점 등을 들어 억대 위자료 지급 판결을 내렸습니다.
대법원은 2011년 조용수 사장의 유족과 생존 피해자 등 10명이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정부가 위자료와 이자로 29억 7천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