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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두 뼘 창문에 갇힌 청춘…서울 청년 ⅓ 고시원 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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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수진/사회자:

보통 달팽이와는 달리 민달팽이는 등에 지고 다니는 집이 없습니다. 집 사는 건 꿈꾸기도 어렵고 주거환경도 열악한 요즘 청년세대들을 그래서 민달팽이 세대라고 부르곤 하는데요. SBS 보도국 경제부 하현종 기자와 함께 이 얘기 좀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하현종 기자 어서 오세요.

▶ 하현종 SBS 기자:

안녕하십니까.

▷ 한수진/사회자:

요즘 청년세대 주거 문제를 취재했던데요?

▶ 하현종 SBS 기자:

네.

▷ 한수진/사회자:

가보니까 실태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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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현종 SBS 기자:

저도 말로만 들었는데 직접 취재해보고 굉장히 놀랐습니다. 제가 취재했던 대학생이 사는 곳이 신촌에 있는 고시원인데 가보니까 크기가 가로 세로 2미터 정도도 안 돼요. 굉장히 좁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2미터도?

▶ 하현종 SBS 기자:

네. 발을 뻗기도 어려울 정도로 좁았고 벽을 툭툭 쳐보면 통통 소리가 납니다. 굉장히 얇아서 옆방에서 사람이 들어오는지 나가는지 이런 소리가 다 들릴 정도고요. 냉난방 시설은 당연히 없고. 두 뼘 정도 되는 창문이 바람 통하는 게 전부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열악하니까 월세가 싸냐? 그렇지도 않아요. 한 달에 25만 원 정도 되는 방이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25만 원 내고도?

▶ 하현종 SBS 기자:

그런데도 불구하고 청년들이 왜 오느냐? 고시원은 보증금이 없어요. 그러니까 월세가 25만 원 정도 돼도 일단 들어오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목돈 같은 게 필요 없으니까 말이죠.

▶ 하현종 SBS 기자:

그렇죠.

▷ 한수진/사회자:

2m 정도면 꼼짝 달싹 하기도 힘들겠어요. 이런 열악한 곳에 사는 젊은이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요?

▶ 하현종 SBS 기자:

저도 취재했던 학생이 특수한 사례가 아닌가 해서 물어봤어요. 그게 아니라 자기 친구 중의 절반 정도는 이런 고시원에 산다고 하더라고요. 실제로 수치가 나와 있는데 최저주거기준이라는 수치가 있습니다. 이게 14제곱미터 이하의 반지하나 옥탑 고시원 같이 집이 아닌 곳에 사는 사람들의 비율인데 서울 청년 세대를 조사해보니까 36%까지 나와요.

▷ 한수진/사회자: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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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현종 SBS 기자:

10명 중에 3명에서 4명 꼴이라는 건데 전국의 전체 가구의 주거 빈곤율이 14% 정도거든요. 그것보다 2배가 넘는다는 겁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네요. 그런데 대학생이면 기숙사에 들어갈 수도 있지 않을까요?

▶ 하현종 SBS 기자:

말씀하신 것처럼 기숙사가 지방 학생의 최후의 보루 아니었겠습니까?

▷ 한수진/사회자:

그렇죠.

▶ 하현종 SBS 기자:

기성세대 같은 경우는 거기에 추억이 있는 분들도 많이 있을 텐데 지금 기숙사는 예전 같지 않아요. 기본적으로 기숙사 규모가 너무 작습니다. 대학들의 기숙사 공급률이 10% 정도라고 얘기가 되는데 그러면 전체 재학생 10명 중에서 1명 정도만 기숙사에 겨우 들어갈 수 있다는 얘기예요. 그것도 예전처럼 싸지도 않습니다. 최근에는 민자 기숙사라고 하는데 외부에서 자본을 들여서 대학교에 기숙사를 짓습니다. 이러다보니까 민자 기숙사 한 달 비용이 40~50만 원까지 가요. 웬만한 대학가의 원룸하고 비슷한 가격입니다. 그리고 대학들이 직접 운영하는 직영 기숙사라고 하더라도 건축비 등을 기숙사비에 포함을 시킵니다. 그러니까 옛날에 비해서 기숙사비들이 굉장히 올라가고 있고 사실상 학생들한테 기숙사 건축비를 전가를 한 겁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 부담을 떠안게 되는 거군요.

▶ 하현종 SBS 기자:

그렇죠.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어떨까요? 어르신들이 이 얘기 들으면 고생은 젊어서 하는 거 아니냐, 이런 얘기도 하시잖아요?

▶ 하현종 SBS 기자:

실제로 기사가 나가고 나서 아래 댓글이 달렸는데 딱 그런 말씀들 하십니다. 젊었을 때 다 하숙도 하고 옥탑방에도 살고 고생하고 그러는 거 아니냐. 저도 취직하기 전에 집이 지방이다 보니까 하숙도 하고 또 옥탑방에서 자취도 하고 그랬습니다. 그래도 그때는 취직이 그렇게 어렵지 않았습니다, 지금처럼. 그러다 보니까 지금 내가 고생하지만 2~3년 뒤에 취직하면 이게 다 해결될 거야, 하고 버티는 측면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요즘은 아시다시피 취업난이 굉장히 극심합니다. 그리고 등록금도 엄청 비싸요. 그러다보니까 5포 세대니, 7포 세대니 이렇게까지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또 취직을 해도 양질의 일자리가 과거에 비해서 굉장히 줄어들었습니다. 취업을 한다고 해도 주거문제가 해결되느냐, 장담을 못하는 거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최근에는 대안적인 주거 실험도 이뤄지고 있다고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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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현종 SBS 기자:

이렇게 심각하다 보니까 청년들이 자기들의 주거문제를 직접 풀어보자 라는 차원에서 이런 민간 차원의 움직임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민달팽이 주거 협동조합이라는 곳이 있는데 여기는 조합원들을 모아요. 그래서 회비도 받고 후원금도 받아서 그걸로 다가구 주택을 통째로 임대를 합니다. 이걸 개보수를 해서 청년들한테 다시 재임대를 줘요. 보증금이 60만 원 정도에 월세가 23만 원 정도거든요. 주변 시세보다 훨씬 쌉니다. 제가 직접 가봤더니 창문도 크고 환경이 굉장히 쾌적해요.

▷ 한수진/사회자:

쾌적한 점이 좋네요.

▶ 하현종 SBS 기자:

깨끗합니다. 이런 민달팽이집이 1호 2호 문을 열었고 3호점까지 오픈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사회주택이라는 말도 있잖아요. 민달팽이 집도 거기에 해당하는 건가요?

▶ 하현종 SBS 기자:

민달팽이 집이 일종의 사회주택인 건데요. 이게 뭐냐 하면 완전 공공주택도 아니고 완전 민간주택도 아닌 중간 정도의 형태를 사회주택이라고 불러요. 정부나 지자체에서 건물 부지라든가 건물 세제혜택 같은 공적 지원을 받고 민간에서는 후원을 받아서 협동조합이 운영하는 형태의 주택을 사회주택이라고 하는데 한 마디로 공공과 민간의 장점을 합친 형태가 되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그렇죠. 유럽에 이런 사회주택 많다면서요?

▶ 하현종 SBS 기자:

네. 말씀하신 것처럼 이게 원래 유럽에서 시작이 된 겁니다. 1,2차 세계대전 이후에 주거 난민 쏟아져 나오니까 정부가 돈도 없고 난장판이니까 어떻게 할 수 없어요. 그러니까 민간차원에서 구호로 주거 공간을 제공하기 시작한 게 시초가 됐습니다. 유럽은 나라에 따라서 이런 사회주택을 포함한 공공주택 비율이 20~30%까지 달하는 곳이 있고요. OECD 평균은 10% 정도 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사회주택이 이제 막 시작인데다 LH에서 하는 공공임대주택이 전체 5.8% 정도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어느 한 가지 방법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을 것 같아요.

▶ 하현종 SBS 기자: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여러 가지 접근이 필요할 것 같은데 특히 어떤 대책이 필요해 보이세요?

▶ 하현종 SBS 기자:

일단 이런 대안적인 사회주택 지원을 늘릴 필요가 있습니다. 공공에서 다 못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거든요. 세제혜택이라든가 대출지원 같은 게 이뤄졌으면 좋겠고. 궁극적으로는 공공임대정책의 방향이 바뀌어야 되겠습니다. 이를 테면 공공기숙사라든가 행복주택처럼 청년세대의 특화된 공공주택 보급이 확대가 돼야 할 것 같고요. 무엇보다는 지금 공공임대 주택의 정책 대상이 저소득층에 국한돼 있는데 이게 청년 1인 가구까지 확장이 돼야 하는 거 아니냐 하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청년 주거문제 정말 심각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하현종 기자 이게 다 결국은 일자리가 중요한 문제 아니겠어요?

▶ 하현종 SBS 기자:

결국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렇죠. 민달팽이 세대들이 그나마 희망을 볼 수 있으려면 일자리 문제가 해결이 돼야 하고요. 그런 점에서 보면 요즘 우리 사회에서 일자리와 관련한 가장 뜨거운 이슈가 임금피크제 아니겠어요?

▶ 하현종 SBS 기자:

네. 어제 문제가 됐었죠.

▷ 한수진/사회자:

그렇죠. 공청회 있었는데 어떻게 됐죠?

▶ 하현종 SBS 기자:

어제 원래 여의도에서 1시 반에 정부하고 노동연구원에서 임금피크제 도입 관련 공청회를 열려고 했는데 한국노총하고 민노총이 저지해서 무산이 됐습니다. 정부도 알고 있었고 어떻게 보면 예상이 됐던 일이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예상된 문제다? 알고 있었다는 거예요?

▶ 하현종 SBS 기자:

그렇죠. 공청회를 하게 되면 보통 그날 자료를 넘기는데 정부가 공청회 전날 기자들을 불러서 굉장히 이례적으로 내일 이런 발표를 할 거야, 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기사가 쭉 나가요. 그러고 나서 그 다음날 공청회에서는 와서 공청회를 진짜로 하려고 시도를 안 하고 밖에서 구경만 하다가 정부 관계자들이 쓱 사라지더라고요. 애초에 무산될 걸 예상을 하고 형식만 갖춘 거였죠.

▷ 한수진/사회자:

참 이게 민감한 문제인데요. 원칙적으로는 노사정이 머리를 맞대고 풀어야 하는 거죠?

▶ 하현종 SBS 기자:

그렇죠. 올 초부터 계속 노사정 협상이 진행이 됐었지 않습니까. 의제에 포함이 됐었어요, 임금피크제라는 게. 노사정이 결국 4월 달에 결렬이 돼버립니다. 이후에 정부가 독자적으로라도 노동시장 구조개편을 진행을 하겠다, 공헌을 했고 한 마디로 협상 깨졌으니까 정부가 우리 마음대로 해볼게, 이런 상황인 거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여기서 핵심이 되는 게 노조 동의 없이도 임금피크제 도입할 수 있는가, 하는 거잖아요?

▶ 하현종 SBS 기자:

원래 이게 취업 규칙을 바꾼다는 건 노동자들의 동의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런데 정부는 노조가 동의를 안 해도 임금피크제 도입할 수 있겠다고 해서 문제가 되는 거거든요. 이게 근거가 뭐냐, 정부가 옛날 대법원 판례를 들고 나왔어요. 대법원 판례 중에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으면 노동자나 노조가 반대해도 취업 규칙을 바꿀 수 있다, 이런 건데 그런데 법률 전문가들한테 물어보니까 어이없어 해요. 과거 대법원 판례는 임금피크제와 관련된 소송이 아니었는데 이걸 무리하게 적용을 하고 있다, 하고 반박을 하고 있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정부가 추진하려고 하는 게 법률 개정이 아니라 취업 규칙 변경 가이드라인이라고 하던데요. 이건 강제성은 없는 거 아닌가요?

▶ 하현종 SBS 기자:

가이드라인은 한 마디로 지침 같은 건데요. 말씀하신 것처럼 법적인 강제성은 없어요. 그런데 왜 문제가 되느냐, 정부가 한 번 지침을 만들어서 내려 보내면 노조가 없는 90% 이상의 대다수 사업장에서는 사실상 법과 같은 효과를 내게 됩니다. 사업주가 이게 정부 지침이다, 이래서 규칙을 바꾸게 되면 노조가 없는 사업장은 협상력이 없지 않습니까. 그냥 그렇게 따를 수밖에 없는 거예요. 심지어 노조가 있는 사업장이라 하더라도 이 문제로 분쟁이 생겨서 법원이나 노동청에 가게 되면 법원이나 노동청이 정부 가이드라인대로 판단을 하게 됩니다. 상당히 불리해지는 거죠, 노동자들이.

▷ 한수진/사회자:

노동계로서는 반발할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인 거군요?

▶ 하현종 SBS 기자:

그렇죠. 내년에 예를 들어서 정년이 60세로 늘어나니까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늘릴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는 게 정부의 논리입니다. 하지만 사실 그렇게 늘린다고 해도 청년 채용을 할 것이냐 하는 것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고 현실적으로 60세까지 버틸 수 있는 회사가 많지 않아요. 노동자들 같은 경우는 임금만 깎이고 마는 거 아니냐, 하고 크게 걱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노동법이 엄연히 있는데 정부가 이렇게 추진을 하는 건 노동법을 무시하고 추진하겠다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총력 저지를 하겠다고 나서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SBS 보도국 하현종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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